EBS '수능 연계' 악용해 참고서 강매

[앵커]
한국교육방송공사, EBS가 수능 교재를 팔면서 관련이 없는 교재들까지 '끼워 팔기'해온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결국, 지역 서점에서는 EBS 외의 다른 출판사 참고서는 구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는데 피해는 고스란히 수험생들의 몫이었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는 2005년부터 EBS 교재와 수학능력 시험을 70%가량 연계해 출제하고 있습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EBS에 특별히 독점적인 권한을 준 겁니다.

그런데 EBS가 이를 악용해 수능과 관계없는 참고서들을 '끼워 팔기'해온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지역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총판들에 고3 수능 교재를 사고 싶으면, 초·중·고등학교 참고서까지 함께 사라고 강요한 겁니다.

총판이 수능과 무관한 교재를 잘 사가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도 협박했습니다.

EBS가 보낸 총판 평가서를 보면 수능과 무관한 교재의 매출 배점이 100점 가운데 70점으로 압도적입니다.

[EBS 교재 강매 피해자]
"나갈 수 있는 책이 아니에요. 작년 책 표지 갈이만 해서 올해 학생들에게 내보내고 그것을 가져다 목표를 책정해 놓고 목표 금액만큼 책을 내 버린다고요. 밀어내기를 한다고요."

결국, 총판들이 점수를 채우기 위해 다른 출판사 참고서 대신 EBS 것만 사서 팔다 보니 수험생들은 다양한 참고서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EBS는 또, 이미 2009년 시정 명령을 받았던 교재 판매 지역 제한 행위도 계속했습니다.

EBS가 각 총판이 교재를 팔 수 있는 지역을 직접 관장하며 경쟁을 차단해버린 겁니다.

[송상민, 공정거래위 시장감시국장]
"총판 간의 경쟁을 차단하는 행위로써, 서점들이 소비자에 대한 가격할인이나 원활한 교재 공급, 서비스 품질 제고 등 판촉 노력을 제공할 유인을 없애는 불공정 행위에 해당합니다."

공정위는 EBS에 과징금 3억 5천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YTN 김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