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파격 할인' 뒤 환불 위약금은 정상가

[앵커]
수개월 치 이용료를 한꺼번에 결제하면 대폭 할인해준다는 헬스장 광고, 많이 보셨을 텐데요.

값이 싸다고 섣불리 등록했다가 환불하고 싶을 때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하린 기자가 피해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1년간 헬스장에 다니기로 하고 수십만 원을 결제한 직장인 지이준 씨, 일주일도 안 돼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지이준 / 피해구제 신청자 : 한 번도 이용 안 했는데 환불이 안 된다고 얘기를 했고, 나중에 계속 얘기하니까 사물함 비용이랑 하루 이용금액을 15,000원씩 계산해서 빼고 드리겠다….]

이처럼 헬스장이나 요가시설에 관련된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관련 피해 구제 신청 건수는 2013년부터 매년 20%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1,300건이 넘었습니다.

계약 해지 관련 피해가 86%로 대다수를 차지했는데, 이중 위약금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할인된 금액으로 손님을 끌고, 환불을 요구하면 정상가를 적용해 위약금을 물리는 꼼수를 부리는 겁니다.

소비자의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할 때, 헬스장은 취소일까지 이용한 금액과 총 이용금액의 10%만 공제한 뒤 환급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용한 금액'은 계약서와 상관없이 실제 지불한 금액을 기준으로 환급액을 정산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서보원 / 한국소비자원 서비스팀 : 보통 계약서에 깨알 같은 글씨로 중도해지 시 환불 조건이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면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폐업이나 사업자 변경으로 한꺼번에 결제한 수 개월 치 이용료를 그대로 날리는 경우는 피해구제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장기계약을 할 경우 일시불 결제나 계좌이체보다는 할부 결제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헬스장 측이 환불을 거부하거나 시기를 미루는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뜻의 내용증명을 사업자에게 보내야만 더 큰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YTN 이하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