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금요일 4시퇴근,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불편

[생생경제] 금요일 4시퇴근,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불편

2017.04.03.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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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조성한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애청자 여러분, 혹시 톱니효과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도 처음 들어봤습니다. 경제에서 일종의 후진 방지 브레이크를 일컫는 효과라고 합니다. 톱니효과. 한 번 높아진 소비 수준이 후퇴하지 않는다. 조금 넓은 집으로 가면 다시는 좁은 집으로 오지 않는다는 말인데요. 이제는 주변 둘러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효과, 사라지고 있습니다. 재테크뿐만 아니라 짠테크까지 등장하며 돈을 아끼고 있고요. 통계치로도 드러났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일찌감치 이 문제를 위해 근로시간 단축, 제품 할인 등 여러 가지를 만들어 대책을 세우고 보완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일본 정부를 힐끗 보고 도입하는 것들이 있죠. 바로 이번 주부터 시행되는 금요일 네 시 퇴근입니다. 현재 일반 직장인들, 또 학생들에게 상관없는 이야기이고요. 공무원들, 특히 기재부를 비롯한 중앙 부처 한두 개 공무원들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2월 23일 소비 민생 개선 대책의 후속으로 나왔다고 하는데요. 과연 기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인지, 또 민간 부문에는 다양한 문제점이 얽혀 있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조성한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성한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이하 조성한)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라고 해서 가족과 함께하는 날인데요, 기본 취지에 대해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정부가 소비 개선책을 펼치는 건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노동 시간 줄여서 소비 촉진하는 것들 정책적으로 효율성이 있을까요?

◆ 조성한> 지금 정부가 많이 급했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일단 일본에서도 제도가 한 번 정도 시작됐고 이번에 두 번째 시작이 됐는데요. 그 효과가 일본에서도 조사해보니 그다지 소비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지금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아베 총리도 이번에 시행할 때는 본인이 직접 가족들과 여행도 하면서 보여주기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일본이 이러한 정책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큰 효과가 났다는 것을 보여준 다음에 우리가 천천히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는데요. 아직 일본도 시행 초기인 상황에서 무조건 이 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은 일단 지금 대선 앞두고 정부가 지금 이 상황에서 이 정부가 아무것도 안 했다, 이러한 것을 피해보기 위한 졸속 정책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조금 조급한 마음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적당한지에 대한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서 도입한 제도라고 보이기도 하는데요. 제목부터 가족과 함께하는 날,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알고 있기에 일본에서 시행된 제도를 검증 없이 빨리 들여온 느낌이 있는데요. 문제는 지금 공무원 분들에게만 적용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공공 부문에서 시작하면 민간 부문으로도 유인 효과가 있을 거다, 이러한 취지일 것 같은데요. 여론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그것이 가능한가, 지금 공무원들 일찍 퇴근하는 것만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보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조성한> 일단 중앙부처에서도 기재부, 인사부, 기상청 등 한 네 개 정도만, 어떤 근거로 네 부처만 선택했는지 모르겠는데, 전 부처가 공공기관 다 한다고 하더라도 민간 부분에 바로 유인되기 쉽지 않을 텐데, 일단 네 개 부처만 해서는 큰 유인 효과가 없을 거로 생각하고요. 네 개 부처만 생각한 이유가 있다면 글쎄요, 이 네 부처에 대해서 좀 더 내부에서 교육을 시켜서 첫 번째 시행될 때 나가서 소비를 많이 하고 가족과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라, 이러한 교육을 해서 내보내서, 그러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그러한 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해요. 이러한 부분이 민간 부문에 유인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인센티브를 준다, 이러한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현재 시중에 보면 경기가 안 좋아 공장을 못 돌리고 있는 기업도 꽤 있습니다. 그 기업들은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지 않아도 일주일에 3일만 근무하거나 4일만 근무하는, 이러한 기업이 많이 있거든요. 그러한 기업의 경우 쉽게 마치 제도를 도입한 것처럼, 친화적 복지를 하는 것처럼 포장해서 정부로부터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있겠죠. 그럴 경우 인센티브가 기업주에게 가지 근로자에게 가서 소비로 이어지지 않거든요. 잘못 쉽사리 인센티브를 줘서 유인한다고 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악용될 수 있는 그러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가 듭니다.

◇ 김우성> 사실 약간 전시행정 같은 느낌이며 과연 실제 내수, 소비 진작으로 갈지, 의문이라는 지적을 해주셨지만, 여론도 오늘 뜨거운 상황이긴 한데요. 효과를 기대하고 긍정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5일제 기억해봐라, 잘 안착되지 않았나. 격주 휴무제부터 시작해 단계를 거치면서 안착되었다. 결국 민간 부문도 이렇게 안착될 것이다. 이러한 논리인데요. 경험상 이렇다는 논리입니다. 어떻게 보세요?

◆ 조성한> 주5일제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다른데요. 주5일제 도입할 때는 경제 상황도 지금과 같이 나쁘지 않았고요. 그다음 주5일제 근무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선진국에 안착된 나라들은 다 도입하고 있는 제도이거든요. 우리나라 기업들도 세계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윤리적으로 이러한 주5일제 도입하는 부분에 대해서 마냥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제도가 우선 외국에서 다 하는 제도도 아니기에 기업들이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윤리적으로 비난을 받거나 이럴 상황도 아니고요. 국민들 입장에서도 지금 어떻게든 고용이 되거나 현재 고용되는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로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 가족 친화적 복지나 이런 것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그러한 상황이 아니거든요.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라든지 기업들이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윤리적이나 제도적으로 비난을 받거나 이런 부분이 있어야지 자연스럽게 흘러나갈 수 있는데, 그러한 경제도 안 좋고 기업도 받아들일 윤리적 책임이 있지도 않고 국민들이 이에 대한 지지도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이기에 아마 주5일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실 때마다 많은 분들이 정말로 이 해법과 원인을 잘못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사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여론이 뜨겁거든요. 금요일 조기 퇴근 자체를 싫어하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그게 무조건 경제 내수에 효과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몇몇 공무원들만 가능한 것 아니냐, 이렇게 해서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높은데, 그 이유가 정부가 가장 착한 고용주라서 그렇다는 말을 한 적도 있거든요. 결국 공공부문을 통해 이렇게 정책을 구현하고 빨리 선보이는 것이 상대적으로 민간 부문은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이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조성한> 우리나라에서 많은 복지 제도를 도입할 때, 일단 민간 부문에 강요하기 어려우니 항상 정부, 공공기관에 우선적으로 도입했거든요. 그다음 민간 부문에 대해서는 법을 만들어 놨는데, 그건 선택할 수 있게 하든지, 아니면 선택을 강제로 하더라도 민간 기업이 빠져나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뒀어요. 그러다 보니 특히 여성 정책이나 여성 복지 정책, 아동 복지 정책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더 그러한 부분이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이, 큰 공공기관들이 우리나라에서의 복지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들입니다. 지금까지도. 공무원이나 이쪽에 보면 누릴 수 있는 모든 복지를 누리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에서는 법이 있어도 누리지 못하는 제도들을. 거기에다가 지금 새롭게 금요일 네 시 퇴근까지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고요. 사실 금요일 네 시 퇴근에 있어선 공무원들도 크게 인센티브로 느끼진 않을 것 같아요. 왜냐면 벌써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으로 있는 제자들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제게 문자도 날라 오기도 하는데요. 공무원들도 일이 있거든요. 기재부의 경우 공무원 중 제일 바쁜 부처예요. 다른 부처에 불이 다 꺼져도 기재부 부처 불은 꺼지지 않는다고 알려질 정도로 늦게까지 일하는 부처인데, 네 시에 강제로 퇴근시키면 그 일을 다음 주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거든요. 더군다나 금요일 네 시에 퇴근하기 위해서 매일 30분씩 더 일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다음 본인이 쉬고 싶은 것이 월요일일 수 있고 수요일일 수도 있고, 다 다른데요. 금요일로 고정되어 있거든요. 공무원 입장에서는 자기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제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에게는 공무원들만 다 해먹는다, 이러한 욕을 먹는 거죠.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크게 혜택을 받진 않는데 비난만 받게 되니까 오히려 공무원 사기 진작보다는 공무원들로 하여금 민망하게 되는 제도에 지나지 않게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공공부문부터 시작되는 정책의 수혜 부분이 있는데,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지 이견이 있다는 점에서 논란거리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교수님께서 공공정책이나 정책학 분야 전문가이신데요. 이 경우에는 전시행정이며 보여주기 위해 정부가 성급했다고 미리 총평하셨지만, 앞으로도 많은 정책이 등장할 거거든요.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보여주기 식으로 급하게 하는 건지, 국민들이 판단해야 할 텐데요. 원칙 같은 것들이 있을까요?

◆ 조성한> 그러한 원칙이라고 하기보다 일단 정책을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지금 상황이 그 정책을 도입하는데 맞느냐. 이런 부분을 항상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데요. 외국에서 정책을 만들 때는 그 상황을 맞추기 위해 꽤 시간이 몇 년씩 걸려서 정책을 만듭니다. 3년이 걸리든 5년이 걸리든 10년이 걸리든. 그게 꼭 좋은 건 아니지만 그만큼 깊이 고려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안이 몇 주 만에 나옵니다. 상황에 대한 고려를 안 하고 나오는 거죠. 그래서 정책이 문제가 생기면 항상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어보면, 하다 보면 고치면 될 것 아닙니까, 이러한 대답이에요. 그래서 정책을 만들 때 정말 그 상황을 제대로 고려한 것인지, 오랫동안 논의가 있었는지, 이번 일본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만 하더라도 일본은 기업들과 상당히 협의를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어디와도 협의한 적 없는 그런 정책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소통도 없고, 이런 예가 나오는 거죠. 과연 상황을 고려했는지, 소통은 제대로 있었는지, 많은 사람들과 의견 조율이 있었는지, 이런 부분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이번주 금요일, 네 시에 퇴근하는 분들도, 네 시에 퇴근 못 하는 분들도 다 불편한 금요일이 된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조성한>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조성한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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