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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 단장
[생생경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람이 먼저라는 현 정부 MB 정부보다 더한 토건정부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어떤 지역에서 세금을 들여 어떤 사업을 하려면,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걸 받아야 합니다. 경제성은 있는지, 지역균형발전에 적합한지, 정책성은 있는지를 판단하는 건데요. 정부가 오늘 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후폭풍이 대단합니다. 일찍부터 이 부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던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신영철 단장 연결해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단장님?
◆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 단장(이하 신영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 오전에 발표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이 발표를 저도 들었는데요. 면제의 필요성을 상생 발전을 위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떻게 지켜보셨어요?
◆ 신영철> 이것을 뒤집어서 보면, 현재 여당 정부가 그렇게 극렬하게 반대했던 4대강 살리기도 그 당시에는 국가 발전에 대한 큰 틀의 목적이라고 그렇게 말씀을 한 것이거든요. 명분을 거꾸로 맞춘 거죠. 필요한 사업인 것처럼 포장하기 위해서. 저희가 볼 때는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심하게 말씀드리면, 현 정부가 사람을 먼저라고 말씀해놓고, 실제로는 오히려 MB 정부를 능가하는 새로운 토건 정부임을 선언한 게 아닐까. 참 답답한 상황이죠.
◇ 김혜민> 4대강 살리기와 다름없다. 사람이 먼저라는 정부가 MB 정부를 능가하는 토건 정부가 됐다. 상생 발전을 위함이라는 건 명분을 맞춘 것이라고 아주 비판해주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인 질문을 뒤에 드리기로 하고요. 먼저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게 어떤 것이고, 왜 하고, 어떤 근거로 수행하는지 단장님께서 정리해주시겠어요?
◆ 신영철>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말은 타당성 조사에서 예비를 붙인 겁니다. 그것은 뭐냐면, 사업부서가 자체적으로 한 타당성 조사가 워낙 부실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되기 때문에 500억 이상, 적은 돈도 아닙니다. 500억 이상 재정이 들어가는 사업에 대해서는 중앙 정부가 국책 연구기관을 통해서 직접 타당성 조사를 미리 하겠다는 겁니다. 이것은 뭐냐면, 99년도에 DJ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효율, 고비용 구조를 혁파하기 위해서 당시 공공사업 효율화 종합 대책에서 나왔던 첫 번째 개선 방안이었어요.
◇ 김혜민> 그러니까 공공기금을 들여서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었다는 거죠?
◆ 신영철> 그렇죠. 왜냐하면, 그게 세금을 피같이 써야 하는 정부의 의무죠. 그것을 하기 위해서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사업부서에 맡겨 놓으면 안 된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직접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서 타당성이 있는지를 미리 알아보는 게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가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런데 면제를 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무슨 기준에 따라서요. 그 기준은 무엇입니까?
◆ 신영철> 기준이라기보다는 면제할 수 있는 조항을 열거해놨습니다. 원래 4대강 사업하기 전에는 다섯 가지였어요. 다섯 가지를 보면, 대부분 수긍 가는 내용입니다. 공공청사라든지, 문화재라든지, 긴급한 수혜, 복구, 예방이 아닌. 복구 같은 부분에 대해서 다섯 가지로 되어 있어서 당시에 노무현 정부 때는 한 3년 동안 2조 원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현 정부가 적폐로 몰았던 MB 정부에서 2009년에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10개로 대폭 늘립니다. 그래서 그게 문제죠.
◇ 김혜민> 규모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 신영철> 그때 5년간 했던 게 60조가량으로, 이것은 비교할 수도 없는 정도로 늘어나 버렸던 거죠.
◇ 김혜민> 공공성과 공익성이 증명되는 사업에 있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될 수 있지만, 이 목적 자체가 피 같은 세금을 잘 쓰기 위한 하나의 브레이크를 거는 것 아닙니까?
◆ 신영철> 공공성과 공익성은 당연히 있는데요. 세금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제성이 있어야 하는 부분이고요. 그런데 경제성이 있더라도 지역 같은 경우에는 주민 때문에 경제성만 가지고는 통과가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01년부터 계층적 분석화법이라고 해서요. 경제성 외에 정책적인 판단이라든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항목을 넣어서 그것은 한 50% 넘습니다. 그 항목을 넣어서 전체 평가에서 0.5를 넘어서면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도록 했고, 현재 정부가 말하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항목들이 꾸준하게 증가했습니다. 비율 자체가요. 지금 한 1/3 정도로 늘어났기 때문에 정책적인 것만 조금 포함하면, 0.5 넘기는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 김혜민> 지금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24조 1,000억 원 규모, 23개 사업을 선정했습니다. 정부가 작년에, 그러니까 대규모 공공투자 프로젝트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17개 시도로부터 32개의 사업, 68조 7,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신청을 받았단 말이에요. 여기에서 지금 23개가 면제된 건데, 이 규모가 상당히 큰 겁니까?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십니까?
◆ 신영철> 평균으로 해보면, 23개가 24조니까 1건당 1조가 넘거든요. 예타 적용되는 500억 규모의 평균 20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그중에서 이게 지역마다 편차는 조금 있는데, 경남 같은 경우가 내륙 철도 사업에 5조 3,000억이거든요? 전체 24조 중 22%를 차지해요. 화끈하게 하나 갖다 준 거죠, 뭐. 이것을 봤을 때는 건수로 보면, 지역을, 수도권 빼놓고는, 골고루 한 개 내지 두 개, 또는 세 개가량 분배해주어서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주 축하할 일일 수는 있겠지만, 국가 전체의 상황으로 봤을 때는 이것은 독이 아닐까,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혜민> 국가 전체로 봤을 때 독이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금이 적절한 데 쓰이지 않는다는 것 때문인가요?
◆ 신영철> 그렇죠. 그 부분이 뭐냐면, 우리 국민들께서 사업 통과만 되면, 뭔가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사업은 활용을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활용하려면, 적어도 5년, 많으면 10년이나 2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아무런 근거 없이 무조건 사업 추진을 하게 되면, 사업 과정 속에서 잘못 준비된 내용 때문에 사업비가 급격하게 증가될 가능성이 있고요. 특히 문제는 뭐냐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게 시설물을 다 만들어놓고,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요. 이용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그것을 경제학자들인지를 몰라도 그분들이 하는 말씀들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흰 코끼리, 그런 말까지 하면서 비아냥하고 있거든요. 이것을 우리는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거예요.
◇ 김혜민> 단장님께서 국가적 관점에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정부에서는 국가적 관점에서 상생 발전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번 예타 조사 면제 사업은 국가적 관점에서 괜찮은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거잖아요?
◆ 신영철> 그렇게 하고 있죠. 그런데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큰 착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을 풀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한다면, 저는 그것은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제도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돈을 풀어서 한다고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 김혜민>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역 불균형이 너무 심각하고,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가장 기초가 되는 자원이 돈이기 때문에요.
◆ 신영철> 그것을 토건 SOC 사업으로 한다면, 그런 나라를 저희가 토건 국가라고 비아냥대며 부르는 것 아닙니까? 어떤 대규모 SOC 사업으로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제가 볼 때는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것이고요. 오히려 대규모 SOC 사업 같은 경우 주변 대도시로의 집중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지방에 있는 것을 서울로 집중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KTX 사례이고요. 지역에서도 대도시와 소규모 지역이 있으면, 예를 들면, 부산이요. 부산으로의 쏠림이 더 가중되거든요. 그래서 지역 경제가 더 파탄 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맞지만, 아주 단순하게 토건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신 거고요.
◆ 신영철> 그렇죠. 토건 사업으로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 김혜민>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지금 단장님의 표현을 빌리면, 아무런 근거 없이 이렇게 큰 사업을 하면, 나중에 이게 화가 돼서 돌아온다는 주장이신 거잖아요.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신영철> 예라는 부분이 저도 만만치 않은 부분인데요. 일단 최근에 언론에서 예타 문제와 관련해서 화두로 나오는 것이 영암에 있는 F1 자동차 경주장을 이야기하는 부분이고요. 저희 수도권에서 가깝게는 경인 운하 같은 것도 있는데, 경인 운하는 원래 경제성 조사에 안 나왔던 것을 억지로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속여서 추진한 사업이고요. 지금 두고두고 애물단지가 되고, 오히려 환경 파괴에 대한 문제가 가중될 수 있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거죠.
◇ 김혜민> 어쨌건 정부는 이번에 발표하면서 나름 선정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R&D 투자 등을 통한 지역 전략 사업 육성, 또 지역 산업을 뒷받침할 도로와 철도, 인프라 확충, 전국을 연결하는 광역교통과 물류망 구축,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환경과 의료, 교통시설. 네 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사업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단장님, 사업 살펴보셨죠?
◆ 신영철>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저도 소제목 정도만 봤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단장님이 보시기에 이 정도 사업은 면제할 만하다고 평가할 만한 것이 있었나요?
◆ 신영철> 안타깝게도 저희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솔직히 안 됩니다. 안 된다는 것은 말씀드려야 하는 부분이고, 왜 그러냐면요. 이 부분은 전문가의 영역이거든요. 전문가가 경제성과 지역 균형발전 여부를 판단해서 하는 부분이라서 그렇게 해야 할 부분인데, 이것을 비전문가인 선출직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데에서 진행되고 있어서요. 그게 가장 큰 문제죠. 사회자님께서 말씀하셨던 R&D라든지, 지역 주민 삶의 개선? 이런 것도 실질적으로는 R&D 용역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요. R&D 센터 건물을 짓는 것이라든지, 진입 도로를 만드는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다 건설 사업이에요. 포장만 다르게 했을 뿐이라는 거죠.
◇ 김혜민>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신 거예요. 비전문가인 행정관료들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러니까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주장을 하신 거고요. 사업이 저도 조금 하나하나 따져보고 싶은데, 사업이 너무 방대하고 커서 저도 지금 어떤 것을 먼저 여쭤봐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예를 들면, 제2 경춘국도 건설 사업도 이번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는데, 이것을 통해서 제2 경춘국도의 교통망 분산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은 조금 긍정적인 것 아닐까요?
◆ 신영철> 당연히 분산되죠. 옆에 도로가 있는데요. 또 강릉까지 가는 KTX가 있고, 남양주에서 춘천 정도에도 국도를 놓으면, 당연히 교통이 분산되죠. 그것은 당연한 거죠. 그런데 분산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요. 서울-춘천이 민자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원래 영릉 고속도로의 교통량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요. 그런데 서울-춘천의 교통량이 줄어들게 되면, 민자 도로라서 운영수익 보장을 해주어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수백억 지금도 그냥 갖다 주고 있는데, 이게 더 증가될 게 뻔하고요. 또 옆에 강원도 쪽에 가면 미시령 터널이라고 있습니다. 미시령 터널이 제2 영릉 고속도로 개통되고 난 다음에 차가 안 다녀요. 이때 강원도에서는 얼마 되지도 않는, 짧은 몇 km짜리 터널에 대해서 매년 수십억, 100억 정도의 세금을 그냥 갖다 주고 있거든요. 이런 것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죠. 도로가 생기면 무조건 쓰기는 쓰죠. 저희의 세금이 무한정 많다면, 가구당 10억씩 나눠줘도 되는 부분인 거죠. 그런데 정책이라든지, 정부에서 사업을 할 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말씀드린 거죠.
◇ 김혜민> 네, 또 하나는 대구 산업선 철도 건설을 통해서 철강 콘테이너, 화물 운송을 효율화하고, 물류 부담을 덜어줘서 지역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겠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신영철> 그런 부분들도 말은 다 포장을 할 수 있다고 보고요. 그런 부분들이 전문가 그룹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인 것이지, 그것을 감시하는 일개의 시민단체에서 이것이 어떻다, 이렇게 판단하기에는 솔직히 그것은 과한 것이죠. 또 해서는 안 되는 부분인 것이죠. 그런데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 이해는 됩니다.
◇ 김혜민> 단장님, 굉장히 신중하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요. 지역주민들의 기대와 요구도 있고, 말씀하신 대로 전문가들이 판단해야 할 영역이기 때문에 우리가 감시하는 시민단체라고 해도 함부로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론적인 문제들을 계속 제기하시는 거고요.
◆ 신영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죠. 현재 원론, 원칙을 안 지키고 있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 저희가 지적하는 거죠.
◇ 김혜민> 피 같은 세금이라고 서두에 단장님과 말씀드렸습니다. 정말 피 같은 세금입니다. 저도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세금내고 있거든요. 정부가 이렇게 많은 예산을 집행할 때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것을 해야 하는데, 생략했다면, 그만한 기준과 무엇보다 책임이 따를 겁니다.
◆ 신영철> 말씀하셨는데, 여러 가지 포장해서 잘될 거라고 했으면, 이게 잘못됐을 때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요. 거기에 대해서 누군가가 이야기를 했어야죠.
◇ 김혜민> 그런데 단장님, 현실적으로 공사가 짧은 기간에 끝나는 공사들이 아니잖아요. 규모가 큰 금액이 들어가니까요. 정권이 바뀌고, 또 대통령이 바뀌면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 신영철> 이런 책임 규정 없이 그냥 하도록 남겨두면 국민들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이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책임을 질 수 있게끔 만들 수 있습니까?
◆ 신영철> 그것은 법 제도로 보완을 해야 하는 부분이죠. 그런데 그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 사업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짧아야 10년이 걸릴 텐데, 과연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 그것은 외국 선진국들도 그런 사례들이 있을 것이니까 그 사례들을 보고, 벤치마킹해서 우리의 법 제도를 어떻게 바꾸면 되는 것인지. 그 기준 안에서는 이게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지만, 비전문가 출신인 선출직들에 의해서 대규모 SOC 사업이 추진되는, 이 부분은 절대 안 되도록 금지를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 김혜민> 그게 가장 현실적이겠네요.
◆ 신영철> 그런데 되겠습니까?
◇ 김혜민> 전문가들이 조사할 수 있게끔은 만들 수 있죠. 물론 나라 살림과 돈을 좌지우지하고 싶어 하는 분들은 그 선출직 분들이겠지만요. 그래도 전문가의 영역이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니까요. 현실 가능한 대안들을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신영철> 이번 경우에도 그런 내용까지도 포함되었다면, 이렇게 실망만 주지 않을 수 있을 텐데, 그런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오늘 솔직한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신영철 단장이었습니다.
◆ 신영철>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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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 단장
[생생경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람이 먼저라는 현 정부 MB 정부보다 더한 토건정부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어떤 지역에서 세금을 들여 어떤 사업을 하려면,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걸 받아야 합니다. 경제성은 있는지, 지역균형발전에 적합한지, 정책성은 있는지를 판단하는 건데요. 정부가 오늘 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후폭풍이 대단합니다. 일찍부터 이 부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던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신영철 단장 연결해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단장님?
◆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 단장(이하 신영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 오전에 발표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이 발표를 저도 들었는데요. 면제의 필요성을 상생 발전을 위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떻게 지켜보셨어요?
◆ 신영철> 이것을 뒤집어서 보면, 현재 여당 정부가 그렇게 극렬하게 반대했던 4대강 살리기도 그 당시에는 국가 발전에 대한 큰 틀의 목적이라고 그렇게 말씀을 한 것이거든요. 명분을 거꾸로 맞춘 거죠. 필요한 사업인 것처럼 포장하기 위해서. 저희가 볼 때는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심하게 말씀드리면, 현 정부가 사람을 먼저라고 말씀해놓고, 실제로는 오히려 MB 정부를 능가하는 새로운 토건 정부임을 선언한 게 아닐까. 참 답답한 상황이죠.
◇ 김혜민> 4대강 살리기와 다름없다. 사람이 먼저라는 정부가 MB 정부를 능가하는 토건 정부가 됐다. 상생 발전을 위함이라는 건 명분을 맞춘 것이라고 아주 비판해주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인 질문을 뒤에 드리기로 하고요. 먼저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게 어떤 것이고, 왜 하고, 어떤 근거로 수행하는지 단장님께서 정리해주시겠어요?
◆ 신영철>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말은 타당성 조사에서 예비를 붙인 겁니다. 그것은 뭐냐면, 사업부서가 자체적으로 한 타당성 조사가 워낙 부실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되기 때문에 500억 이상, 적은 돈도 아닙니다. 500억 이상 재정이 들어가는 사업에 대해서는 중앙 정부가 국책 연구기관을 통해서 직접 타당성 조사를 미리 하겠다는 겁니다. 이것은 뭐냐면, 99년도에 DJ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효율, 고비용 구조를 혁파하기 위해서 당시 공공사업 효율화 종합 대책에서 나왔던 첫 번째 개선 방안이었어요.
◇ 김혜민> 그러니까 공공기금을 들여서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었다는 거죠?
◆ 신영철> 그렇죠. 왜냐하면, 그게 세금을 피같이 써야 하는 정부의 의무죠. 그것을 하기 위해서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사업부서에 맡겨 놓으면 안 된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직접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서 타당성이 있는지를 미리 알아보는 게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가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런데 면제를 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무슨 기준에 따라서요. 그 기준은 무엇입니까?
◆ 신영철> 기준이라기보다는 면제할 수 있는 조항을 열거해놨습니다. 원래 4대강 사업하기 전에는 다섯 가지였어요. 다섯 가지를 보면, 대부분 수긍 가는 내용입니다. 공공청사라든지, 문화재라든지, 긴급한 수혜, 복구, 예방이 아닌. 복구 같은 부분에 대해서 다섯 가지로 되어 있어서 당시에 노무현 정부 때는 한 3년 동안 2조 원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현 정부가 적폐로 몰았던 MB 정부에서 2009년에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10개로 대폭 늘립니다. 그래서 그게 문제죠.
◇ 김혜민> 규모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 신영철> 그때 5년간 했던 게 60조가량으로, 이것은 비교할 수도 없는 정도로 늘어나 버렸던 거죠.
◇ 김혜민> 공공성과 공익성이 증명되는 사업에 있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될 수 있지만, 이 목적 자체가 피 같은 세금을 잘 쓰기 위한 하나의 브레이크를 거는 것 아닙니까?
◆ 신영철> 공공성과 공익성은 당연히 있는데요. 세금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제성이 있어야 하는 부분이고요. 그런데 경제성이 있더라도 지역 같은 경우에는 주민 때문에 경제성만 가지고는 통과가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01년부터 계층적 분석화법이라고 해서요. 경제성 외에 정책적인 판단이라든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항목을 넣어서 그것은 한 50% 넘습니다. 그 항목을 넣어서 전체 평가에서 0.5를 넘어서면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도록 했고, 현재 정부가 말하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항목들이 꾸준하게 증가했습니다. 비율 자체가요. 지금 한 1/3 정도로 늘어났기 때문에 정책적인 것만 조금 포함하면, 0.5 넘기는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 김혜민> 지금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24조 1,000억 원 규모, 23개 사업을 선정했습니다. 정부가 작년에, 그러니까 대규모 공공투자 프로젝트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17개 시도로부터 32개의 사업, 68조 7,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신청을 받았단 말이에요. 여기에서 지금 23개가 면제된 건데, 이 규모가 상당히 큰 겁니까?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십니까?
◆ 신영철> 평균으로 해보면, 23개가 24조니까 1건당 1조가 넘거든요. 예타 적용되는 500억 규모의 평균 20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그중에서 이게 지역마다 편차는 조금 있는데, 경남 같은 경우가 내륙 철도 사업에 5조 3,000억이거든요? 전체 24조 중 22%를 차지해요. 화끈하게 하나 갖다 준 거죠, 뭐. 이것을 봤을 때는 건수로 보면, 지역을, 수도권 빼놓고는, 골고루 한 개 내지 두 개, 또는 세 개가량 분배해주어서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주 축하할 일일 수는 있겠지만, 국가 전체의 상황으로 봤을 때는 이것은 독이 아닐까,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혜민> 국가 전체로 봤을 때 독이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금이 적절한 데 쓰이지 않는다는 것 때문인가요?
◆ 신영철> 그렇죠. 그 부분이 뭐냐면, 우리 국민들께서 사업 통과만 되면, 뭔가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사업은 활용을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활용하려면, 적어도 5년, 많으면 10년이나 2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아무런 근거 없이 무조건 사업 추진을 하게 되면, 사업 과정 속에서 잘못 준비된 내용 때문에 사업비가 급격하게 증가될 가능성이 있고요. 특히 문제는 뭐냐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게 시설물을 다 만들어놓고,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요. 이용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그것을 경제학자들인지를 몰라도 그분들이 하는 말씀들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흰 코끼리, 그런 말까지 하면서 비아냥하고 있거든요. 이것을 우리는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거예요.
◇ 김혜민> 단장님께서 국가적 관점에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정부에서는 국가적 관점에서 상생 발전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번 예타 조사 면제 사업은 국가적 관점에서 괜찮은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거잖아요?
◆ 신영철> 그렇게 하고 있죠. 그런데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큰 착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을 풀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한다면, 저는 그것은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제도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돈을 풀어서 한다고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 김혜민>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역 불균형이 너무 심각하고,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가장 기초가 되는 자원이 돈이기 때문에요.
◆ 신영철> 그것을 토건 SOC 사업으로 한다면, 그런 나라를 저희가 토건 국가라고 비아냥대며 부르는 것 아닙니까? 어떤 대규모 SOC 사업으로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제가 볼 때는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것이고요. 오히려 대규모 SOC 사업 같은 경우 주변 대도시로의 집중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지방에 있는 것을 서울로 집중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KTX 사례이고요. 지역에서도 대도시와 소규모 지역이 있으면, 예를 들면, 부산이요. 부산으로의 쏠림이 더 가중되거든요. 그래서 지역 경제가 더 파탄 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맞지만, 아주 단순하게 토건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신 거고요.
◆ 신영철> 그렇죠. 토건 사업으로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 김혜민>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지금 단장님의 표현을 빌리면, 아무런 근거 없이 이렇게 큰 사업을 하면, 나중에 이게 화가 돼서 돌아온다는 주장이신 거잖아요.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신영철> 예라는 부분이 저도 만만치 않은 부분인데요. 일단 최근에 언론에서 예타 문제와 관련해서 화두로 나오는 것이 영암에 있는 F1 자동차 경주장을 이야기하는 부분이고요. 저희 수도권에서 가깝게는 경인 운하 같은 것도 있는데, 경인 운하는 원래 경제성 조사에 안 나왔던 것을 억지로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속여서 추진한 사업이고요. 지금 두고두고 애물단지가 되고, 오히려 환경 파괴에 대한 문제가 가중될 수 있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거죠.
◇ 김혜민> 어쨌건 정부는 이번에 발표하면서 나름 선정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R&D 투자 등을 통한 지역 전략 사업 육성, 또 지역 산업을 뒷받침할 도로와 철도, 인프라 확충, 전국을 연결하는 광역교통과 물류망 구축,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환경과 의료, 교통시설. 네 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사업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단장님, 사업 살펴보셨죠?
◆ 신영철>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저도 소제목 정도만 봤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단장님이 보시기에 이 정도 사업은 면제할 만하다고 평가할 만한 것이 있었나요?
◆ 신영철> 안타깝게도 저희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솔직히 안 됩니다. 안 된다는 것은 말씀드려야 하는 부분이고, 왜 그러냐면요. 이 부분은 전문가의 영역이거든요. 전문가가 경제성과 지역 균형발전 여부를 판단해서 하는 부분이라서 그렇게 해야 할 부분인데, 이것을 비전문가인 선출직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데에서 진행되고 있어서요. 그게 가장 큰 문제죠. 사회자님께서 말씀하셨던 R&D라든지, 지역 주민 삶의 개선? 이런 것도 실질적으로는 R&D 용역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요. R&D 센터 건물을 짓는 것이라든지, 진입 도로를 만드는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다 건설 사업이에요. 포장만 다르게 했을 뿐이라는 거죠.
◇ 김혜민>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신 거예요. 비전문가인 행정관료들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러니까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주장을 하신 거고요. 사업이 저도 조금 하나하나 따져보고 싶은데, 사업이 너무 방대하고 커서 저도 지금 어떤 것을 먼저 여쭤봐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예를 들면, 제2 경춘국도 건설 사업도 이번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는데, 이것을 통해서 제2 경춘국도의 교통망 분산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은 조금 긍정적인 것 아닐까요?
◆ 신영철> 당연히 분산되죠. 옆에 도로가 있는데요. 또 강릉까지 가는 KTX가 있고, 남양주에서 춘천 정도에도 국도를 놓으면, 당연히 교통이 분산되죠. 그것은 당연한 거죠. 그런데 분산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요. 서울-춘천이 민자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원래 영릉 고속도로의 교통량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요. 그런데 서울-춘천의 교통량이 줄어들게 되면, 민자 도로라서 운영수익 보장을 해주어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수백억 지금도 그냥 갖다 주고 있는데, 이게 더 증가될 게 뻔하고요. 또 옆에 강원도 쪽에 가면 미시령 터널이라고 있습니다. 미시령 터널이 제2 영릉 고속도로 개통되고 난 다음에 차가 안 다녀요. 이때 강원도에서는 얼마 되지도 않는, 짧은 몇 km짜리 터널에 대해서 매년 수십억, 100억 정도의 세금을 그냥 갖다 주고 있거든요. 이런 것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죠. 도로가 생기면 무조건 쓰기는 쓰죠. 저희의 세금이 무한정 많다면, 가구당 10억씩 나눠줘도 되는 부분인 거죠. 그런데 정책이라든지, 정부에서 사업을 할 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말씀드린 거죠.
◇ 김혜민> 네, 또 하나는 대구 산업선 철도 건설을 통해서 철강 콘테이너, 화물 운송을 효율화하고, 물류 부담을 덜어줘서 지역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겠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신영철> 그런 부분들도 말은 다 포장을 할 수 있다고 보고요. 그런 부분들이 전문가 그룹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인 것이지, 그것을 감시하는 일개의 시민단체에서 이것이 어떻다, 이렇게 판단하기에는 솔직히 그것은 과한 것이죠. 또 해서는 안 되는 부분인 것이죠. 그런데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 이해는 됩니다.
◇ 김혜민> 단장님, 굉장히 신중하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요. 지역주민들의 기대와 요구도 있고, 말씀하신 대로 전문가들이 판단해야 할 영역이기 때문에 우리가 감시하는 시민단체라고 해도 함부로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론적인 문제들을 계속 제기하시는 거고요.
◆ 신영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죠. 현재 원론, 원칙을 안 지키고 있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 저희가 지적하는 거죠.
◇ 김혜민> 피 같은 세금이라고 서두에 단장님과 말씀드렸습니다. 정말 피 같은 세금입니다. 저도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세금내고 있거든요. 정부가 이렇게 많은 예산을 집행할 때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것을 해야 하는데, 생략했다면, 그만한 기준과 무엇보다 책임이 따를 겁니다.
◆ 신영철> 말씀하셨는데, 여러 가지 포장해서 잘될 거라고 했으면, 이게 잘못됐을 때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요. 거기에 대해서 누군가가 이야기를 했어야죠.
◇ 김혜민> 그런데 단장님, 현실적으로 공사가 짧은 기간에 끝나는 공사들이 아니잖아요. 규모가 큰 금액이 들어가니까요. 정권이 바뀌고, 또 대통령이 바뀌면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 신영철> 이런 책임 규정 없이 그냥 하도록 남겨두면 국민들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이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책임을 질 수 있게끔 만들 수 있습니까?
◆ 신영철> 그것은 법 제도로 보완을 해야 하는 부분이죠. 그런데 그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 사업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짧아야 10년이 걸릴 텐데, 과연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 그것은 외국 선진국들도 그런 사례들이 있을 것이니까 그 사례들을 보고, 벤치마킹해서 우리의 법 제도를 어떻게 바꾸면 되는 것인지. 그 기준 안에서는 이게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지만, 비전문가 출신인 선출직들에 의해서 대규모 SOC 사업이 추진되는, 이 부분은 절대 안 되도록 금지를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 김혜민> 그게 가장 현실적이겠네요.
◆ 신영철> 그런데 되겠습니까?
◇ 김혜민> 전문가들이 조사할 수 있게끔은 만들 수 있죠. 물론 나라 살림과 돈을 좌지우지하고 싶어 하는 분들은 그 선출직 분들이겠지만요. 그래도 전문가의 영역이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니까요. 현실 가능한 대안들을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신영철> 이번 경우에도 그런 내용까지도 포함되었다면, 이렇게 실망만 주지 않을 수 있을 텐데, 그런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오늘 솔직한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신영철 단장이었습니다.
◆ 신영철>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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