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계약 2년→4년..."주거 안정" vs "임대료 인상"

전·월세 계약 2년→4년..."주거 안정" vs "임대료 인상"

2019.09.22. 오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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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와 여당이 임차인의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위해 현재 2년인 전·월세 계약 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월세 임차인이 재계약을 요구하면 집주인이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수용해야 하는 '계약갱신청구권'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인데,

임대료 인상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재 전세나 월세 계약, 즉 '주택 임대차 기간'은 2년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이 기간을 최대 4년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임차인이 원할 경우 계약 기간 연장을 보장하도록 한 '계약갱신청구권'을 주택에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김현정 / 강원도 강릉시 입암동 : (전·월세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세입자 입장에서는 좋지 않을까요? 잦은 이사가 이사 비용이나 비용이 발생하니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사실상 비용 절감에 있어서 좋은 일이죠.]

계약 기간이 늘면서 집주인이 임대료를 미리 올려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박선규 /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 : 집주인 입장에서는 2년이 아니라 4년을 생각하고 세를 줘야 하기 때문에 전셋값이 많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되고, 또 4년 뒤에 재계약할 때도 처음 전세금보다 훨씬 더 많이 올라간 금액으로 계약해야 해서….]

임대차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지난 1989년과 다음 해에 전셋값이 폭등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전·월세 계약 기간마저 늘면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도 있습니다.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는 이른바 '로또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 수요가 늘어 전셋값이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런 시장의 분위기에 편승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2주 연속 상승했고, 경기도는 3년 만에 가장 많이 뛰었습니다.

[함영진 / 직방 빅데이터 랩장 :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자율성과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임대주택 공급을 많이 하지 않게 된다면 도심과 같이 임대 대기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임대료가 불안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정부는 무리한 임대료 인상을 막기 위해 전·월세 인상률을 5% 내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임대료 상승이라는 우려가 맞물리면서 전·월세 계약 기간 확대에 대한 논의가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또 관련 부처 사이의 조율도 주목됩니다.

YTN 김현우[hmwy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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