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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사우디 팬들 위해 정국 복근 감춰...” BTS가 사우디 개혁탄 쐈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1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디오니소스’가 울려 퍼졌습니다. 3만 여 관객이 일제히 환호했는데요. 방탄소년단에게 이 같은 환호를 보내는 건 사실 어제오늘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환호가 사우디에서 있었다는 게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센터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하 장지향)>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꼭 물어봐야 할 질문, 센터장님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십니까?
◆ 장지향> 제가 유엔 연설이나 몇몇 곡들은 들어봤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사우디에서 아바야를 입고 열광하는 3만 여 명의 사우디 여성 팬들의 호감도에 비하면 저는 좋아한다고 감히 말을 못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멋있는 사람들인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이 사실은 저는 유엔 연설보다 더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왜냐하면 여기가 사우디란 말이에요.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셨어요?
◆ 장지향> 정말 대단하죠. 우선은 사우디에게도 대단하고, 그다음에 BTS에게도 대단한데요. 지금 전 세계의 여러 나라가 정말 빠른 속도의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그 파격도. 그 내용이나 속도 면에서 사우디를 능가할 나라는 없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 방탄소년단이 사우디 내 최초로 해외 가수가 스타디움 공연을 했다는 역사를 지난 금요일에 썼습니다.
◇ 김혜민> 세계 최초입니까?
◆ 장지향> 네, 사우디 내 최초입니다.
◇ 김혜민> 대단한 거군요. 이게 세계 최초란 얘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만큼 굉장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것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데요. 전문가께서 조금 더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나라의 특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면 이 인터튜가 더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 장지향> 네,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나라였습니다. 작년 중반까지.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이고,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 메디나 수호국이고요. 저도 회의 참석차 몇 번 방문을 했는데, 저 같은 외국인 여성도 반드시 아바야라고 하는 팔목, 발목 위까지 가리는 검은 가운을 입어야 하고요. 히잡은 외국 여성에게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공기관을 방문할 때 저는 되도록 썼거든요. 제가 호텔에 머물 때도 여성을 위한 짐(Gym), 그러니까 체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호텔에서 운동을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더니, 너무 미안하지만 우리 전통상 여성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원하면 너의 호텔방으로 러닝머신을 가져다주겠다고 할 정도로 글로벌 스탠다드와 많이 떨어진 나라였죠.
◇ 김혜민> 개인 운동 얘기를 하셨는데요. 지금 BTS가 공연한 국제경기장이 2017년까지만 해도 여성의 입장이 제한됐다면서요? 축구 경기도 못 봤고요?
◆ 장지향> 맞습니다. 작년이죠. 2018년 1월부터 여성의 축구장 입장, 여성 운전, 여성 창업, 콘서트에서 남녀가 같이 앉는 것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허용됐고요. 영화관도 작년에 35년 만에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 김혜민> 사우디아라비아 팬들 중 여성 관객이 70% 이상 얼굴에 니캅, 히잡, 차도로를 쓰고 아까 말씀하신 검은색 아바야 차림으로 왔다고 하는데요. 방탄소년단도 사우디아라비아 맞춤형 공연을 선보여서 더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해요.
◆ 장지향> 말씀하신 것처럼 아바야를 입고, 니캅. 니캅이라는 건 정말 두 눈만 빼놓고 머리부터 얼굴 전체를 가리는 거거든요. 그렇게 입고 그래도 응원봉을 들고 환호하는 팬들을 위해서 어떻게 맞춰야 될지 BTS가 고민을 한 것 같아요. 공연 시작도, 무슬림들은 하루 다섯 번 기도를 하는데, 기도 직후에. 즉, 공연 중간에 기도 시간이 중간에 끼지 않도록 노력을 했고요. 그리고 이슬람에서는 남녀 모두 옷을 웬만하면 다 가려주는 것. 그런 것을 고려해서 노출도 덜 하도록 신경을 썼다고 들었습니다.
◇ 김혜민> 7명 멤버들이 노출이 거의 없는 의상을 선택했고, 그리고 페이크 러브(Fake Love)의 후렴 군무 때 멤버 정국이 복근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원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우디에서는 안 했다고 합니다. 그게 현지 문화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요. 말씀하신 것처럼 공연장에 기도의 공간도 마련했고, 또 여성 스태프들도 의무가 아닌데 아바야를 입어서 굉장히 팬들로 하여금 BTS가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구나, 이런 느낌을 갖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굉장히 방탄소년단의 격이 느껴지는 사우디 공연이었는데요. 센터장님이 계속해서 이런 급격한 변화는 전 세계에서 사우디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그 계기가 된 게 경제 사회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인데,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 장지향> 비전 2030 이야기를 하려면,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왕세자. 무하마드 빈 살만, MBS라고 줄여서 말을 많이 하는데요. MBS 왕세자가 2017년도에 서열 2위 왕세자가 됐죠. 그러면서 그야말로 파격적인 개혁·개방의 전력질주를 선언합니다. 사우디 2030의 가장 대표적인 얘기는 세계 최대 국영회사인 사우디 아랑코, 사우디의 석유 회사죠. 아랑코를 해외 상장을 하겠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여성의 사회 진출과 개방을 적극 지지하겠다. 대규모로 미래·오락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겉으로 보이는 것도 굉장히 파격적이지만, 실질적으로 봤을 때도 군사·안보나 외교, 산업, 사회 개방에 있어서도 그야말로 대대적인 국가 체질 개선이 있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군사·안보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외교도 이제 비밀 외교가 아니라 투명하게 다 드러내고 하고요. 산업도 다변화를 하고, 여성 사회진출을 굉장히 강조하면서 그야말로 제가 봤을 때는 전력질주에 가까운 속도로 파격적인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수니파의 성지이고, 정말로 아주 폐쇄적인 국가라고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가 한 사람의 리더의 변화로 인해서 군사, 안보, 외교, 문화, 여러 분야에서 엄청난 개혁을 시작했고, 나아가고 있고, 그 가운데 지금 BTS가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와의 교역 양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현재 우리나라와 사우디의 교역량은 어떻습니까?
◆ 장지향> 교역량은 사실 전체적인 수치로 보면 우리가 약간 적자에요. 하지만 사우디에서 우리가 수입하는 것이 대부분 원유이기 때문에 구조면으로 살펴보면 건전하다고 판단이 되고요. 사우디는 우리나라 최대 원유 수입국이에요. 사우디 뒤로 많이 듣는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이란 등으로부터 우리가 에너지를 수입하고요. 전체적으로 우리에게는 8위에 해당하는 교역 대상국인 반면, 사우디에게 우리는 일본, 중국에 이어서 3위 수출국이고, 대부분 원유를 우리에게 수출하죠. 수입은 우리에게서 여덟 번째로 많은 양을 수입하는데, 대부분 자동차입니다.
◇ 김혜민> 우리의 최대 원유 수입국이고, 우리는 전체 8위. 그리고 우리가 사우디에서는 전체 3위라고 하셨어요. 지금도 밀접한데, 아마 사우디가 개혁·개방을 더 활발하게 한다면 우리나라와의 교류는 당연히 활발해질 테고, 어느 분야에서 조금 더 기대가 되세요?
◆ 장지향> 말씀드렸다시피 MBS 왕세자가 2030을 내세우면서 무조건 다변화하겠다고 했거든요? 이제 더 이상 사우디와 우리의 관계도 원유와 자동차는 아니라는 얘기에요. 정말 벌써부터 사우디의 미국, 유럽 출신 IT 스타트업 회사들이 활발히 진출을 하고 있고요. 또 교육·연구 분야에도 진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사우디 왕세자가 비전이 대단하든, 아니면 사우디가 처한 위기가 심각하든 간에, 해외 국가들의 진출이 얼마나 상당하냐면 국교 수립이 되지 않는 이스라엘 회사들마저 공식적으로는 안 되니까 아랍에미리트와 요르단을 통해서 이스라엘 출신 자문단들이 사우디의 비전 2030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거든요. 정말 파격적인 스토리인 것 같고요. 이제 우리도 이에 맞추어 다양한 여러 분야를 진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 김혜민> 예전에 ‘대장금’도 이슬람 국가.
◆ 장지향> 이란이었죠. 이란에서 참 인기가 많았었죠.
◇ 김혜민> 그게 참 저는 신기했거든요. 어떻게 다른 드라마도 아니고 대장금이 이럴 수 있을까 했는데, 이슬람 국가의 사람들과 우리나라가 정서적으로 공통되거나 통하는 게 있습니까?
◆ 장지향> 있다고들 많이 이야기를 많이 하죠. 가족관계를 굉장히 중요시하고, 어른을 존중해야 하고, 전통, 예절, 이런 것을 강조하고요. 특히 사극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우리나라도 사극에서 대부분 몸을 많이 가리잖아요. 노출을 안 하니까 그래서 인기가 많습니다.
◇ 김혜민> 그런 부분도 있군요.
◆ 장지향> 사극은 어쨌든 키스신도 덜하고 그러다 보니까 인기가 많습니다.
◇ 김혜민> 제가 드라마 이야기를 꺼낸 것도 BTS가 물꼬를 텄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굉장히 활발한 교역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이 보여서 제가 여쭤봤고요. 기사에는 블록체인 기술 같은 경우도 할랄 인증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런 기사들도 있어요.
◆ 장지향> 다양하게 할랄 농산물 수출, 전통적으로 해왔던 건축·건설 인프라, 5G 통신 산업, 의료 산업, 지금 그들의 올해 사우디아 우리를 그들의 비전 2030 프로젝트 전략적 파트너 국 다섯 개 국 중 하나로 선정을 했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KDI가 사우디 전략개발센터 자문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혜민> 정말 기대됩니다. 역으로 간단히 여쭤보면 우리나라도 사실 폐쇄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단일민족이라는 얘기도 있고요. 이슬람의 문화나 이슬람의 물건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폐쇄적으로 반응하는 주요한 분위기가 있어서요. 이 산업이 들어오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지향> 지금 올해 여러 경쟁국들이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그런 거부감을 없앤 지가 굉장히 오래 됐거든요. 그다음에 이슬람 국부 펀드 같은 경우도 우리 내 개신교 분들께서 많이 반대를 하는데요. 사실 국부 펀드라는 게 그렇게 종교성을 띠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유럽, 특히 런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활발하게 은행에서 운용을 하고 있어요. 경제적인 국익을 생각하면 종교성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그렇게 반대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 김혜민> 너무 과도하게 이슬람 문화에 대해 종교성으로만 바라보지 말아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실 이번에 일본 무역제재 상황도 그렇고요. 그리고 미중 무역 갈등 때문에 우리의 과제도 그렇고, 여러 시장을 다각화해야 하는 게 과제거든요. 이슬람 시장이 우리에게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장지향>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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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사우디 팬들 위해 정국 복근 감춰...” BTS가 사우디 개혁탄 쐈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1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디오니소스’가 울려 퍼졌습니다. 3만 여 관객이 일제히 환호했는데요. 방탄소년단에게 이 같은 환호를 보내는 건 사실 어제오늘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환호가 사우디에서 있었다는 게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센터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하 장지향)>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꼭 물어봐야 할 질문, 센터장님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십니까?
◆ 장지향> 제가 유엔 연설이나 몇몇 곡들은 들어봤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사우디에서 아바야를 입고 열광하는 3만 여 명의 사우디 여성 팬들의 호감도에 비하면 저는 좋아한다고 감히 말을 못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멋있는 사람들인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이 사실은 저는 유엔 연설보다 더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왜냐하면 여기가 사우디란 말이에요.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셨어요?
◆ 장지향> 정말 대단하죠. 우선은 사우디에게도 대단하고, 그다음에 BTS에게도 대단한데요. 지금 전 세계의 여러 나라가 정말 빠른 속도의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그 파격도. 그 내용이나 속도 면에서 사우디를 능가할 나라는 없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 방탄소년단이 사우디 내 최초로 해외 가수가 스타디움 공연을 했다는 역사를 지난 금요일에 썼습니다.
◇ 김혜민> 세계 최초입니까?
◆ 장지향> 네, 사우디 내 최초입니다.
◇ 김혜민> 대단한 거군요. 이게 세계 최초란 얘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만큼 굉장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것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데요. 전문가께서 조금 더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나라의 특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면 이 인터튜가 더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 장지향> 네,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나라였습니다. 작년 중반까지.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이고,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 메디나 수호국이고요. 저도 회의 참석차 몇 번 방문을 했는데, 저 같은 외국인 여성도 반드시 아바야라고 하는 팔목, 발목 위까지 가리는 검은 가운을 입어야 하고요. 히잡은 외국 여성에게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공기관을 방문할 때 저는 되도록 썼거든요. 제가 호텔에 머물 때도 여성을 위한 짐(Gym), 그러니까 체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호텔에서 운동을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더니, 너무 미안하지만 우리 전통상 여성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원하면 너의 호텔방으로 러닝머신을 가져다주겠다고 할 정도로 글로벌 스탠다드와 많이 떨어진 나라였죠.
◇ 김혜민> 개인 운동 얘기를 하셨는데요. 지금 BTS가 공연한 국제경기장이 2017년까지만 해도 여성의 입장이 제한됐다면서요? 축구 경기도 못 봤고요?
◆ 장지향> 맞습니다. 작년이죠. 2018년 1월부터 여성의 축구장 입장, 여성 운전, 여성 창업, 콘서트에서 남녀가 같이 앉는 것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허용됐고요. 영화관도 작년에 35년 만에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 김혜민> 사우디아라비아 팬들 중 여성 관객이 70% 이상 얼굴에 니캅, 히잡, 차도로를 쓰고 아까 말씀하신 검은색 아바야 차림으로 왔다고 하는데요. 방탄소년단도 사우디아라비아 맞춤형 공연을 선보여서 더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해요.
◆ 장지향> 말씀하신 것처럼 아바야를 입고, 니캅. 니캅이라는 건 정말 두 눈만 빼놓고 머리부터 얼굴 전체를 가리는 거거든요. 그렇게 입고 그래도 응원봉을 들고 환호하는 팬들을 위해서 어떻게 맞춰야 될지 BTS가 고민을 한 것 같아요. 공연 시작도, 무슬림들은 하루 다섯 번 기도를 하는데, 기도 직후에. 즉, 공연 중간에 기도 시간이 중간에 끼지 않도록 노력을 했고요. 그리고 이슬람에서는 남녀 모두 옷을 웬만하면 다 가려주는 것. 그런 것을 고려해서 노출도 덜 하도록 신경을 썼다고 들었습니다.
◇ 김혜민> 7명 멤버들이 노출이 거의 없는 의상을 선택했고, 그리고 페이크 러브(Fake Love)의 후렴 군무 때 멤버 정국이 복근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원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우디에서는 안 했다고 합니다. 그게 현지 문화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요. 말씀하신 것처럼 공연장에 기도의 공간도 마련했고, 또 여성 스태프들도 의무가 아닌데 아바야를 입어서 굉장히 팬들로 하여금 BTS가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구나, 이런 느낌을 갖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굉장히 방탄소년단의 격이 느껴지는 사우디 공연이었는데요. 센터장님이 계속해서 이런 급격한 변화는 전 세계에서 사우디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그 계기가 된 게 경제 사회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인데,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 장지향> 비전 2030 이야기를 하려면,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왕세자. 무하마드 빈 살만, MBS라고 줄여서 말을 많이 하는데요. MBS 왕세자가 2017년도에 서열 2위 왕세자가 됐죠. 그러면서 그야말로 파격적인 개혁·개방의 전력질주를 선언합니다. 사우디 2030의 가장 대표적인 얘기는 세계 최대 국영회사인 사우디 아랑코, 사우디의 석유 회사죠. 아랑코를 해외 상장을 하겠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여성의 사회 진출과 개방을 적극 지지하겠다. 대규모로 미래·오락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겉으로 보이는 것도 굉장히 파격적이지만, 실질적으로 봤을 때도 군사·안보나 외교, 산업, 사회 개방에 있어서도 그야말로 대대적인 국가 체질 개선이 있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군사·안보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외교도 이제 비밀 외교가 아니라 투명하게 다 드러내고 하고요. 산업도 다변화를 하고, 여성 사회진출을 굉장히 강조하면서 그야말로 제가 봤을 때는 전력질주에 가까운 속도로 파격적인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수니파의 성지이고, 정말로 아주 폐쇄적인 국가라고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가 한 사람의 리더의 변화로 인해서 군사, 안보, 외교, 문화, 여러 분야에서 엄청난 개혁을 시작했고, 나아가고 있고, 그 가운데 지금 BTS가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와의 교역 양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현재 우리나라와 사우디의 교역량은 어떻습니까?
◆ 장지향> 교역량은 사실 전체적인 수치로 보면 우리가 약간 적자에요. 하지만 사우디에서 우리가 수입하는 것이 대부분 원유이기 때문에 구조면으로 살펴보면 건전하다고 판단이 되고요. 사우디는 우리나라 최대 원유 수입국이에요. 사우디 뒤로 많이 듣는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이란 등으로부터 우리가 에너지를 수입하고요. 전체적으로 우리에게는 8위에 해당하는 교역 대상국인 반면, 사우디에게 우리는 일본, 중국에 이어서 3위 수출국이고, 대부분 원유를 우리에게 수출하죠. 수입은 우리에게서 여덟 번째로 많은 양을 수입하는데, 대부분 자동차입니다.
◇ 김혜민> 우리의 최대 원유 수입국이고, 우리는 전체 8위. 그리고 우리가 사우디에서는 전체 3위라고 하셨어요. 지금도 밀접한데, 아마 사우디가 개혁·개방을 더 활발하게 한다면 우리나라와의 교류는 당연히 활발해질 테고, 어느 분야에서 조금 더 기대가 되세요?
◆ 장지향> 말씀드렸다시피 MBS 왕세자가 2030을 내세우면서 무조건 다변화하겠다고 했거든요? 이제 더 이상 사우디와 우리의 관계도 원유와 자동차는 아니라는 얘기에요. 정말 벌써부터 사우디의 미국, 유럽 출신 IT 스타트업 회사들이 활발히 진출을 하고 있고요. 또 교육·연구 분야에도 진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사우디 왕세자가 비전이 대단하든, 아니면 사우디가 처한 위기가 심각하든 간에, 해외 국가들의 진출이 얼마나 상당하냐면 국교 수립이 되지 않는 이스라엘 회사들마저 공식적으로는 안 되니까 아랍에미리트와 요르단을 통해서 이스라엘 출신 자문단들이 사우디의 비전 2030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거든요. 정말 파격적인 스토리인 것 같고요. 이제 우리도 이에 맞추어 다양한 여러 분야를 진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 김혜민> 예전에 ‘대장금’도 이슬람 국가.
◆ 장지향> 이란이었죠. 이란에서 참 인기가 많았었죠.
◇ 김혜민> 그게 참 저는 신기했거든요. 어떻게 다른 드라마도 아니고 대장금이 이럴 수 있을까 했는데, 이슬람 국가의 사람들과 우리나라가 정서적으로 공통되거나 통하는 게 있습니까?
◆ 장지향> 있다고들 많이 이야기를 많이 하죠. 가족관계를 굉장히 중요시하고, 어른을 존중해야 하고, 전통, 예절, 이런 것을 강조하고요. 특히 사극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우리나라도 사극에서 대부분 몸을 많이 가리잖아요. 노출을 안 하니까 그래서 인기가 많습니다.
◇ 김혜민> 그런 부분도 있군요.
◆ 장지향> 사극은 어쨌든 키스신도 덜하고 그러다 보니까 인기가 많습니다.
◇ 김혜민> 제가 드라마 이야기를 꺼낸 것도 BTS가 물꼬를 텄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굉장히 활발한 교역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이 보여서 제가 여쭤봤고요. 기사에는 블록체인 기술 같은 경우도 할랄 인증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런 기사들도 있어요.
◆ 장지향> 다양하게 할랄 농산물 수출, 전통적으로 해왔던 건축·건설 인프라, 5G 통신 산업, 의료 산업, 지금 그들의 올해 사우디아 우리를 그들의 비전 2030 프로젝트 전략적 파트너 국 다섯 개 국 중 하나로 선정을 했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KDI가 사우디 전략개발센터 자문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혜민> 정말 기대됩니다. 역으로 간단히 여쭤보면 우리나라도 사실 폐쇄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단일민족이라는 얘기도 있고요. 이슬람의 문화나 이슬람의 물건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폐쇄적으로 반응하는 주요한 분위기가 있어서요. 이 산업이 들어오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지향> 지금 올해 여러 경쟁국들이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그런 거부감을 없앤 지가 굉장히 오래 됐거든요. 그다음에 이슬람 국부 펀드 같은 경우도 우리 내 개신교 분들께서 많이 반대를 하는데요. 사실 국부 펀드라는 게 그렇게 종교성을 띠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유럽, 특히 런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활발하게 은행에서 운용을 하고 있어요. 경제적인 국익을 생각하면 종교성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그렇게 반대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 김혜민> 너무 과도하게 이슬람 문화에 대해 종교성으로만 바라보지 말아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실 이번에 일본 무역제재 상황도 그렇고요. 그리고 미중 무역 갈등 때문에 우리의 과제도 그렇고, 여러 시장을 다각화해야 하는 게 과제거든요. 이슬람 시장이 우리에게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장지향>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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