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미국 화웨이 제재... ‘새우등’한국 반도체 괜찮나

[생생경제] 미국 화웨이 제재... ‘새우등’한국 반도체 괜찮나

2020.05.18.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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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미국 화웨이 재제... ‘새우등’한국 반도체 괜찮나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미국은 해외기업이 제조한 반도체라도 미국기술을 활용한 제품은 중국 화웨이에 팔지 못하게 하는 제재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의 정식 허가 없이 중국 화웨이에 메모리 반도체를 팔 수 없게 되는 거거든요. 우리에게 피해가 오는 거죠.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정인교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이하 정인교)>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먼저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초강도 제재 정책을 발표하게 된 배경 좀 짚어주시죠.

◆ 정인교> 네. 정치·경제적으로 여러 가지 사안이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코로나 피해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470만 명, 사망자가 31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게, 미국인이 확진자, 사망자 모두 해서 1/3입니다. 지금 미국에서 아시다시피 봉쇄 기간이 오래되면서 정치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어쨌든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이고 해서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 책임론을 중국에게 전가하는 거로 방향을 잡은 거 같고요. 며칠 전에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탄선언을 했죠.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했단 말이죠. 사실 이것과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차단하겠다는 것과 연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 김혜민> 첫 번째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의 책임을 중국에게 물게 하기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제재 강화 발표를 한 거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화웨이 관련한 논쟁이 하루 이틀은 아니잖아요. 교수님.

◆ 정인교> 그렇습니다. 재작년에 화웨이에 대해서 대대적인 제재를 했는데요. 이제 중국 내에서 소위 애국 마케팅 붐이 일어나면서 작년에 화웨이 매출이 19% 증가하면서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선전을 한 상황인데, 그래서 아마 미국이 고삐를 조인다는 생각이 들고, 화웨이는 단순히 화웨이 한 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이 5G를 포함한 소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심이 되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 회사가 예정대로 기술을 개발하고 미국의 기술을 넘보는 이런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하지 못하겠다는 차원에서 화웨이에 대한 부품을 팔지 못하도록 미국이 조취를 취한다는 생각입니다.

◇ 김혜민> 기술 패권을 잡기 위해 양국이 굉장히 노력을 했었고, 그 가운데 사실 화웨이가 있었던 거죠. 그런 데다가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금 미국이 중국 화웨이 제품에 굉장히 강력한 제재를 내리겠다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 정인교> 기본적으로 중국산 반도체는 많이 있지만 중국이 자력으로 자기 기술을 온전히 투입해서 만든 반도체는 없단 말이죠. 그리고 화웨이에서 나오는 제품 중 제일 중요한 부품이 반도체이죠. 그리고 그 외 여러 가지 부품들이 있지만 핵심 부품들의 공급처를 차단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화웨이는 경영상 애로를 심각하게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화웨이와 거래할 때는 특히 거래하는 제품이 미국의 기술이나 부품이 포함된 경우 미국의 승인을 받으라는 거니까. 결과적으로는 화웨이와 거래하지 말라는 얘기죠.

◇ 김혜민> 그러니까 화웨이가 물건을 만들 때 반도체가 필요한데, 이 핵심 부품의 공급선을 차단해서, 화웨이 물건 만들지 마, 우리가 방해할 거야. 이거잖아요? 그러면 지금 여기에서 굉장히 주요 기업으로 나오는 게 대만 TSMC더라고요. 이거는 어떤 기업이고 여기 물건을 어떻게 하겠다는, 무슨 의미입니까?

◆ 정인교> 대만 TSMC에서도 반도체가 나오고요. 대만 관련해서는 팹리스라고 해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입니다. 지금 현재 생산되는 거 말고 다음 단계의. 지금 미국에서도 물론 반도체가 생산되고 있지만, 한국이 세계 1, 2위 반도체 생산 지역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D램이나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차세대 반도체만큼은 미국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거고, 그 기술뿐만 아니라 자본력을 동원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기업이 대만의 TSMC가 되는 거죠. TSMC가 만약에 화웨이와 어떤 전략적 제휴를 유지해나간다면 미국은 화웨이가 크는 것도 방치한 셈이고, TSMC와의 전략적 제휴도 물 건너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TSMC가 계속 거론되는 겁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대만과 중국의 또 예민한 관계를 이용한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 미국이 자국 기업인 퀄컴 같은 경우는 반도체 공급을 끊어도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계속 출시할 수 있었던 게, TSMC 때문이라고 미국이 판단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TSMC 관련된 고리를 끊기 위해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 정인교> 사실 어제 중국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죠. 말 그대로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거고, 애플이라든가 퀄컴이라든가 어쨌든 미국의 ICT 분야의 가장 선도 기업들은 중국과 거래를 많이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기업들에 대해서 어떤 행태든 불이익을 주겠다는 거고,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많은 예상들이 미국으로부터 보잉사 항공기를 대거 구매하는 게 미중 간의 1차 합의 내용에도 들어가 있던 내용인데, 이 비행기는 사실 금액이 높지 않습니까? 그리고 관련된 연관 산업도 많고, 그래서 수입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에도 차질이 생기겠죠. 중국도 분명히 미국의 정치 일정을 봐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쪽으로 대처를 내놓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혜민> 그렇죠. 중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황들이 미국이 단순한 중국 길들이기를 넘어서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을 완전히 빼버리려는 첫 단추라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이게 가능합니까?

◆ 정인교> 현재 국제적인 무역 거래나 생산 네트워크로 본다면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원래 크기 때문에 중국과 거래를 하지 않으면 그 비용은 결국 중국도 물론 큰 손해를 보겠지만 그런 조치를 발동한 미국 기업들도 상당히 피해가 클 겁니다. 그래도 미국은 어쨌든 세계의 패권을 항상 생각하는 국가이고 단기적 이익뿐만 아니라 장기적 이익도 고려하기 때문에 우리는 당장의 무역 이익이 중요합니다만 미국도 전략가들의 생각은 달라질 수도 있겠죠.

◇ 김혜민> 그렇군요. 앞으로 중국에서 또 양회도 있고, 여기서 미국과 관련한 여러 가지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는데 사실 교수님 현재 미국과 중국이 1차 무역 합의를 지키고 있는 중이죠. 그 과정 가운데 있는 거 아닙니까?

◆ 정인교>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이 미·중 무역 합의의 틀마저 깨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예상하세요?

◆ 정인교>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해서 완전히 바꾼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1월 15일에 1차 합의가 됐고, 4달밖에 안 됐는데 올해 이행해야 할 약속을 지금 와서 챙긴다는 게 사실은 너무 이른 거고, 중국으로서도 황당하기 짝이 없는 거겠죠. 그렇지만 이게 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이 국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선거 전략과 연계시킬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이것을 단순히 경제 문제만으로 보면 답이 안 나올 것 같고요. 미국 내 정치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판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은 트럼프가 대선이라는 개인적인 이슈, 국내적 이슈가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계산보다는 재선에 맞춰서 여러 가지를 판단할 것이다. 그러니까 경제적 관점으로만 이 문제를 보면 안 될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맞나요?

◆ 정인교>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우리 이야기 한 번 해보죠. 문제는 만년 새우등인 우리가 문제인 거잖아요. 이게 지금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도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할 수 없게 되는 겁니까?

◆ 정인교> 현재는 미국 기업들한테 앞으로 화웨이와 거래하지 말라고 한 것 같지만 사실은 미국 기술이라는 말이 들어가면서 미국 기술을 어느 정도까지 쓰면 되는지 이런 라인도 없고 다만 승인을 받으라고 하니까 미국에서 우리가 아무리 미국 기술을 쓰는 게 얼마 안 된다고 치더라도 승인을 해줄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요. 결국은 한국도 거래하지 말라는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 반도체 업체에 요구한 건 없지만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말이 그 말이니, 우리 기업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러면 정말 유치한 질문인데, 이럴 때 우리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누구 편을 들어야 합니까? 어떤 제스처를 해야 할까요?

◆ 정인교> 그러니까요. 우리나라 입장이 제일 어렵습니다. 워낙 우리 기업들이 역량에서 중국에 투자해놓은 것이 너무나 많고요.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가 그래서 미국 시장이 막히면 중국에서 아무리 부품을 파는 업체라고 하더라도 거기서 경영을 제대로 할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게 사실 현재는 글로벌 환경이 어떻게 되는가를 보고 결정해야지. 한쪽으로 기울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은 확실한데 제일 걱정스러운 게 어쨌든 이런 상황이 계속 가다 보면 언젠가는 한쪽으로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기업들이 더 걱정하겠지만 그러나 현재는 저희 학자들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라고 답변을 드리기가 참 어렵겠네요.

◇ 김혜민> 그래서 유치한 질문이라고 말씀드렸어요. 유치하면서도 어려운 질문인 거죠. 이게 지금 누구 편을 든다고 말할 수 없는 게, SK하이닉스 같은 경우 지난해 매출 가운데 50%가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잖아요. 그렇다고 미국 눈치를 안 볼 수도 없고. 이럴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또 뜬금없이 강달러 선호 발언을 했단 말이에요. 이게 달러가 강해지면 우리 경제에 영향이 직격탄으로 올 텐데, 어떻게 보세요?

◆ 정인교> 환율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끔은 언급합니다만 실제로 그 이후에 직접적인 조치를 취한 경우는 현재까지는 눈에 띄는 경우가 없고요. 환율과 관련해서는 미국 내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언급했을 수 있는 거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 선호를 한다고 해서 그대로 가는 것은 아니고요. 제가 봤을 때는 지금 다른 이슈가 큰 것들이 워낙 많아서 이것까지는 중요하긴 하지만 조금은 후순위가 아닌가 싶고요. 그리고 코로나 관련해서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가 제일 걱정이었는데 여기에 미중에 협력은 못 할지언정, 서로가 완전히 배척하는 분위기로 갔을 때, 말씀하신 것처럼 SK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과 상당한 거래를 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이 정말 힘들 것이라는 걱정이 너무나 큰 거죠.

◇ 김혜민> 사실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먹거리이고 앞으로 미래 먹거리로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개인 기업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더 걱정하는 거고요. 오늘 화웨이 공급 관련해서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정인교 교수와 함께 인터뷰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정인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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