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무려 19% 상승...다주택자 세금 부담 현실화

공시가 무려 19% 상승...다주택자 세금 부담 현실화

2021.03.16.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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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올해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안을 공개했는데요,

지난해보다 무려 19%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책정되는 올해 재산세 등 각종 세금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시가격이 얼마나 올랐고, 집 가진 사람들이 낼 세금은 얼마나 늘어날지 알아보겠습니다. 신윤정 기자!

올해 공시가격이 19% 넘게 급등했는데, 왜 이렇게 많이 오른 건가요?

[기자]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른 게 그대로 반영됐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무려 3배 넘게 높고, 지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로 뛰어올랐습니다.

전국 평균 상승률이 다른 해와 달리 두드러지게 높은 건데, 이유는 서울뿐 아니라 지방이 하락한 곳 없이 모두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종시는 무려 70% 급등했고 경기와 대전, 부산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공시가격은 작년 말 시세에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기준을 적용해 산정했는데요,

지난해 수도권은 물론 세종과 지방 광역시에서 집값이 급등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신광호 /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장 : 변동률이 예년보다 좀 높은 경향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현실화보다는 작년에 시세 변동이 많았던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앵커]
공시가격이 올라가면서 공시가격 9억 원 이상이 내는 종합부동산세 대상도 확 늘어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가구 1주택 기준 종부세 부과 대상 주택은 작년보다 21만5천 가구 이상 늘어나게 됐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어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공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은 전국에 모두 52만4천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21만5천여 가구, 70%가 늘어났습니다.

전체 공동주택에서 공시가격 9억 원 초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국에선 3.7%, 서울은 16%입니다.

즉 전국에서는 100집 가운데 서너 집, 서울은 6집 가운데 한집 꼴로 종부세를 내야 하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종부세를 포함한 세금이 얼마나 더 나올지가 관심인데요, 대부분의 1주택 세대는 올해 재산세가 더 내려간다고요?

[기자]
세금이 얼마나 나올지는 보유한 집의 공시가격이 어느 구간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공시가격 6억 원 이하인지, 6억 초과 9억 원 이하인지, 9억 원을 넘는지, 3가지 기준이 있는데요

먼저 전체 공동주택의 대부분인 92%는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시세로는 9억 원 이하입니다.

1주택자고 보유한 집이 공시가격 6억 원 이하라면 올해 재산세는 작년보다 오히려 줄어들 전망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최장 10년에 걸쳐 9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면서 저가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재산세율을 낮춰주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부산에 있는 아파트를 보면 공시가격은 지난해 2억 7천여만 원에서 올해 3억천만 원으로 올랐지만,

재산세 산정에 적용되는 표준세율이 0.25%에서 0.2%로 낮아지면서 재산세는 48만 원에서 41만 원으로 오히려 줄어듭니다.

공시가격이 6억 원이 넘더라도 9억 원을 초과하지 않으면 세금은 늘어나지만 큰 폭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세 부담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1주택자의 공시가격 6억 원 초과에 대해서는 올해 재산세 납부액이 작년의 30% 넘게 늘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9억 원이 넘는 고가 주택이나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입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전용면적 112㎡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다면 지난해 보유세가 2,700만 원 수준에서 올해는 4천4백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전용 84㎡ 아파트의 보유세는 올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두 채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세금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는데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와 도곡동 도곡렉슬 114㎡를 보유한 2주택자의 경우 지난해 4천997만 원에서 올해 1억2천89만 원으로 2.4배나 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정부가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기 때문에 지금은 시세의 70% 수준인 만큼 앞으로도 공시가격은 계속 오를 텐데요,

그렇다면 세금 역시 더 오를 가능성이 큰데 세금이 부담돼 집을 팔려는 사람이 많이 나올까요?

[기자]
최근 정부의 2·4 공급 대책으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올지 주목되는데요,

전문가들은 재산세와 종부세 부과 기준인 6월 1일을 앞두고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증여나 매매로 집을 정리한 경우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보여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정도의 물량은 아닐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원갑 /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저는 시기적으로는 3월 말, 그러니까 이달 말부터 4월 말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일부 급매 성격의 절세 매물이 될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시장을 보면 이미 다주택자들이 매매나 증여를 통해서 증여한 사람들도 제법 있습니다. 그래서 매물이 나오더라도 시장이 경색되거나 이렇게 될 정도는 아니고요."

이와 함께 6월이 지나면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이 더욱 무거워지면서 매물 잠김 효과가 나타나 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기에 일부 다주택자는 높아진 보유세를 세입자들에게 전가하며 버티기에 나서서 전·월세 가격이 더욱 상승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신윤정[yjshin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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