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장사 망쳤는데 8,000원?"...개인 보상은 1,000원

"점심 장사 망쳤는데 8,000원?"...개인 보상은 1,000원

2021.11.02.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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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25일 전국에 큰 혼란을 가져왔던 KT 인터넷 먹통 사태, 꼬박 1주일 만인 어제 보상안이 나왔습니다.

전체 규모로 보면 400억 원에 달하지만, 개별 고객들이 받는 돈은 몇천 원에 불과해 오히려 불만을 키우는 모양새인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정규 기자!

먼저 어제 KT가 발표한 보상안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기본적으로 인터넷 장애로 불편을 겪은 89분의 10배인 900분 요금을 깎아주겠다는 겁니다.

개인 고객과 기업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통상 휴대전화 가입자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점심 장사를 망친 식당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추가 보상도 이루어집니다.

한 달 요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열흘 치 요금을 빼줄 계획입니다.

전체 보상 대상은 3,500만 회선, 보상금 총액은 400억 원 규모입니다.

KT는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2주 동안 전담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별도의 신청 없이도 일괄 감면해 주기로 했습니다.

어제 발표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박현진 전무 / KT 네트워크 혁신 TF : 별도의 접수 절차 없이, 12월 청구되는 11월 이용 요금 분에서 보상금액을 일괄 감면하여 보상하겠습니다.]

[앵커]
강정규 기자, 이렇게 보상안은 나왔는데 그 이후에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전체 액수는 400억 원 규모지만 개별 고객이 받는 돈은 몇천 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휴대전화 가입자의 경우 월 요금 5만 원 기준 1,000원 남짓이고요.

추가 보상을 받는 소상공인들도 인터넷 요금 2만 5,000원 기준 보상금은 8,000원에 불과합니다.

거리에서 KT 가입자들을 만나봤는데 반응은 냉소적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하영 /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 : 큰 체감은 안 되는 게, 저는 그날 당시에 재택 근무를 하고 있었거든요. 한 1시간 동안 아예 업무조차 할 수 없었고… 그거 대비해서 천원은 조금 적은 액수가 아닌가...]

[앵커]
시민 목소리 들어봤는데 특히 점심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들의 경우에는 소송도 불사하겠다,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25일 인터넷 먹통 사태. 하필 점심시간과 겹쳤죠.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카드 결제가 안 돼서 밥값을 제대로 못 받거나 밀려오는 손님들,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이 마비되면서 배달 앱 주문도 끊겼습니다.

소상공인 연합회도 오늘 논평을 냈습니다.

KT가 말한 보상금 8,000원은 보상액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KT가 영업손실까지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저희가 만나본 식당 사장님도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채기운 / 식당 운영 : 우리는 그 돈 안 받아도 돼요. 그럴 바엔 소송을 준비하던지 소상공인들이 단체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더라도 그게 낫잖아요. 7~8천 원 받는다고 밥 한 끼 값밖에 안 되는데?]

[앵커]
강정규 기자, 과거에도 소송전으로 번진 사례가 있었습니까?

[기자]
3년 전 서울 아현동 통신구 화재가 많이 언급이 되는데요.

실제 집단소송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게 KT의 설명입니다.

소송에 따른 배상이 아니라 소상공인 1만 2,000여 명에게 지원금 명목으로 70억 원을 줬다고 합니다.

당시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 넘게 통신망 복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지금보다 피해는 더 심각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전국 단위로 피해 범위가 넓어서 이전과는 경우가 좀 다르다는 점도 유념을 해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KT는 어제 보상안과 함께 사고 원인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도 발표했는데 여기에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죠?

[기자]
KT 임원이 이번 사고의 원인을 협력사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 때문입니다.

부산 국사라는 곳에서 야간에 이뤄져야 할 네트워크 경로 설정 작업을 협력사가 KT 승인과 감독 없이 낮 시간대에 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건데요.

어제 발표 내용, 한번 들어보실까요.

[서창석 전무 / KT 네트워크 혁신 TF장 : 일차적인 잘못은 협력사한테 있는 겁니다. 이차적인 잘못은 KT가 그런 잘못된 것을 검증해야 될 그런 잘못은 저희가 한 거고요.]

[기자]
향후 협력사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법정 다툼을 염두에 둔 발언 같기는 한데요.

전국을 혼란에 빠뜨린 중대한 사고를 두고 KT가 끝까지 남 탓만 했다는 인상을 주는 발언이라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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