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환경호르몬 600배 '아기 욕조' 집단 분쟁, 피해 소비자 위자료 결정“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전진영 PD
■ 방송일 : 2022년 01월 28일 (금요일)
■ 대담 : 이선주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사무국 분쟁조정총괄팀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환경호르몬 600배 '아기 욕조' 집단 분쟁, 피해 소비자 위자료 결정“

-물빠짐 아기욕조로 불린 제품, ‘가소제’ 성분 나와
-정신적 손해에 위자료로 가구당 5만원 배상액
-ESG 경영 시대에 기업 사회적 책임 인정한 판결


◇ 전진영 PD(이하 전진영)>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똑똑한 소비생활> 오늘은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사무국 분쟁조정총괄팀 이선주 변호사 전화 연결합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이선주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사무국 분쟁조정총괄팀 변호사(이하 이선주)>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기준치의 612배가 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던 아기욕조 집단분쟁 사건과 관련해서 조정이 일부 성립됐다는 소식이 나왔는데요, 먼저 이 사건 내용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이선주> 네, 이 사건 욕조는 코스마 아기욕조, 물빠짐 아기욕조로 불린 제품으로, 욕조의 배수구 마개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의 일종인 DINP가 기준치의 612배 이상 검출됨에 따라 2020년 12월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리콜명령을 시행하면서 분쟁의 계기가 되었고, 욕조를 사용한 부모와 영유아 3,916명이 피부발진, 요로 감염 등 신체 이상 증상을 주장하였던 사안입니다. 이 사건 욕조의 배수구 마개에는 ‘가소제’라는 물질이 사용되었는데요,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보통 호스나 수영장 바닥 타일, 방수포 제작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DINP 등 6종이 포함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에 의하면 ‘허용치 총 합 0.1% 이하’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욕조에서는 61.252%가 검출되었던 것입니다. 제조자인 대현화학공업에 의하면, 이 사건 욕조는 총 9만6천여 개가 시중에 납품되었고, 다이소에서만 약 8만여 개가 판매되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 전진영> 그래서 소비자들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건데요, 집단분쟁조정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 이선주> 네, 집단분쟁조정은, 물품 등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가 50명 이상의 소비자에게 같거나 비슷한 유형으로 발생하는 경우, 소비자, 사업자,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단체가 일괄적으로 분쟁조정을 신청하여 조정결정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집단분쟁조정을 의뢰 또는 신청 받으면, 위원회는 요건 미비 등 사건을 제외하고 60일 이내에 조정 절차의 개시를 결정하여야 하고, 개시 공고 종료 다음날부터 30일 이내에 분쟁조정을 마쳐야 합니다.
다수 소비자의 동일 피해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일괄적인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래서 지난 12월 13일에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에서 소비자들에게 가구당 5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죠?

◆ 이선주> 네, 이 사건 욕조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상 공급자적합성확인 대상 제품에 해당하는데요, 이 경우 법 상 시험성적서의 유효기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정기검사를 받거나 시험성적서를 갱신할 의무가 없습니다. 욕조를 제조한 대현화학공업도 최초 제조 당시에는 시험검사를 통해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에 따른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에 적합함을 확인하였으나, 이후 배수구 마개의 제조 원료인 PVC가 최초 제조 당시와 달리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시험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결국 기준에 맞지 않는 제품을 제조하여 납품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위원회는 추가 시험검사 미실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조정결정 당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욕조의 위해성이나 욕조 사용으로 인한 질병 발생 등 피해를 인정하기는 어렵고, 기준치를 초과한 DINP가 검출된 욕조를 사용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여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서 가구당 5만원의 배상액을 결정하였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이 결정은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수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건데, 그럼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이 조정결정을 수락한 건가요?

◆ 이선주> 네, 위원회 조정결정은 법원의 판결과 달리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수락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당사자들이 조정결정을 수락하거나, 수락 여부 통지 기간 내에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어 수락한 것으로 보는 때에는 조정이 성립되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사업자는 조정결정을 수락하였으나, 소비자 모두가 조정결정을 수락한 것은 아닙니다.

◇ 전진영> 그럼 수락하지 않은 소비자도 있나요?

◆ 이선주> 네,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추후 소송 진행 등 사유로 수락을 거부하였습니다.

◇ 전진영>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동일 피해 소비자들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 건가요?

◆ 이선주> 위원회 조정결정은 당사자가 된 소비자와 사업자에게만 그 효력이 미치기 때문에, 당해 분쟁조정절차를 통해서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배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소비자들을 위해 위원회는 사업자 측에 보상계획서 제출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이번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이 가지는 의의를 끝으로 말씀해주신다면 뭘까요.

◆ 이선주> 이번 위원회의 결정은 ESG 경영을 중요시하는 시대에 소비자의 생활환경과 밀접한 영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의 위해성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기준치를 초과한 DINP가 검출된 욕조를 사용한 소비자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 전진영>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선주>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사무국 분쟁조정총괄팀 이선주 변호사였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