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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전진영 PD
■ 방송일 :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대담 :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메타버스 유행에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 뜨거워“
-비트코인, 지난 11월 이후 하락세 이어오다 반토막
-직접 채굴해 장기 보유하려는 투자자는 늘어
-인도 코인정책, '금지' 대신 '양성화'로 방향 전환
-가상 부동산 투자 활발하나 무리해서 사면 안돼
◇ 전진영 PD(이하 전진영)> 암호화폐 이슈들을 정리하고 분석해보는 시간이죠. 암호 푸는 남자, 한국경제신문 임현우 기자 전화 연결하겠습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이하 임현우)>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암호화폐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거래소 예치금이 작년 말 기준으로 9월 말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얼마나 줄었고, 어떤 심리에서 기인한 건가요?
◆ 임현우> 비트코인은 신고가를 기록한 지난해 11월 9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다른 알트코인들 중에는 고점 대비 80% 이상 떨어진 종목도 있습니다. 시장이 좋지 않으니 발을 빼거나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었습니다. 원화로 코인 거래가 가능한 4대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예치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631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유예기간이 끝난 지난해 9월 24일(9조2000억원)보다 17.1%(1조5690억원) 줄어들었습니다. 거래소별 예치금은 업비트가 5조9120억원(77.47%)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빗썸 1조4536억원(19.04%) △코인원 2963억원(3.88%) △코빗 691억원(0.91%) 등 순이었습니다. Fed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부터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모습입니다. 암호화폐는 Fed의 통화 긴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나스닥을 비롯한 주가 지수와 동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매매가 줄었을 뿐이지, 장기적으로 보유하려는 시도들은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채굴기 구입 건수는 증가했다면서요??
◆ 임현우>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채굴 원가보다는 한참 높은 상태이고요. 지난해 비트코인이 워낙 급등장을 맞았던 영향으로, 직접 채굴해 장기 보유하려는 투자자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채굴기 수입 건수는 2020년 28건(2000만원)에서 지난해 453건(2억1000만원)으로 16.2배 증가했습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수입된 채굴기만 605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비트코인 생산 원가는 작년 말 기준 2만6228달러로 추산됩니다. 암호화폐 채굴기당 전기료가 일반 가정 전기료의 3~4배에 달합니다.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채굴 때문에 전력 수급 차질 빚는 사례도 있는 만큼 대책 마련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전진영> 거래가 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래 3년간 얼마나 늘어난 건가요?
◆ 임현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4대 암호화폐거래소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은 총 28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재작년에 30건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32건을 기록해 전년 대비 7.7배 상승했는데요. 거래소별로는 코인원이 1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업비트 74건, 빗썸 17건, 코빗 11건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상화폐 관련 소비자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이용자에 대한 보호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 전진영> 다른 나라 얘기 좀 해볼까요? 인도가 중앙은행에서 디지털화폐(CBDC)를 도입하고
디지털자산 소득에 30% 세금을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30%면 무거운 세율인데, 업계 반응은 나쁘지 않습니다. 어떤 장단점이 있길래 그런가요?
◆ 임현우> 지난해 하반기에 인도 정부는 코인이 돈세탁, 범죄 등에 악용될 수 있다며 민간 암호화폐 금지 법안을 준비하기도 했는데, '금지' 대신 '양성화'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암호화폐와 NFT 같은 디지털자산 소득에 30% 세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은 인도의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이 현지시간 화요일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인데요. 이들 자산 매각에 따른 손실을 다른 수익에 상계할 수 없도록 한 점 등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하진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래도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는 "인도는 30% 세금을 통해 암호화폐를 법적으로 인정했다"고 평가하는 등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하는 분위기입니다. 인도의 코인 투자자는 1500만~2000만 명, 보유액은 4000억루피(약 6조5000억 원)로 추산됩니다.
◇ 전진영> 인도는 이런데, 미국의 사정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옛 페이스북이죠, <메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암호화폐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급히 철수하게 된 배경은 뭔가요?
◆ 임현우> 미국을 비롯한 각국 규제당국의 비판과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메타는 디엠어소시에이션의 기술을 미국의 블록체인업체 실버게이트캐피털에 2억달러(약 24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디엠어소시에이션은 디엠이라는 이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던, 일종의 합작법인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메타는 디엠 지분을 약 30% 소유하고 있고 우버와 쇼피파이 같은 여러 기업들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메타는 2019년 미래형 결제망 구축을 위해 리브라라는 이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출범했습니다. SNS 사용자가 쉽게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 SNS 기업이 코인을 찍어낸다고 하니 각국 정부가 '집중 견제'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리브라가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고, 돈세탁과 같은 불법 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서, 당국의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출시를 미루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리브라는 디엠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다시 출시를 타진했지만 진척 없이 답보상태가 이어졌고, 결국 매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야심찬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뼈아픈 일일 듯합니다.
◇ 전진영> 메타버스가 유행하면서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도 달아오른다. 가상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부동산을 사들여 주택과 리조트를 짓고, 쇼핑몰을 세워 분양하기도 합니다. 거래는 얼마나 늘고 있고, 어떤 사례들이 있나요?
◆ 임현우> 더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크립토복셀 솜니움스페이스 등 4대 메타버스 플랫폼의 지난해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5억1000만달러(약 6200억 원)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판매액은 8500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 속도라면 올해 전체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작년의 두 배 수준인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상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께부터. 페이스북이 미래 먹거리를 메타버스로 정하고 사명을 메타로 바꾼 시기이기도 하죠. 그 다음달인 작년 11월 4대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1억33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9배로 급증했습니다. 올해 1월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배로 늘었습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어스2’에서 100만원을 내고 대구 칠성동에 있는 제2본점 건물 부지를 사들였습니다. 어스2는 가상의 지구를 10㎡ 단위의 타일로 나눠 땅을 사고파는 곳인데요. 현실 세계와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꾸민 플랫폼도 많습니다. 가상 부동산 개발업체 리퍼블릭렐름은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에 사상 최대인 430만 달러를 투자해 별장과 보트, 제트스키 등으로 구성된 ‘판타지 아일랜드’ 100개를 개발했습니다. 이 중 90개의 섬은 첫날 각각 1만5000달러에 팔렸습니다.
◇ 전진영>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희소성 때문에 가상 부동산 판매량을 한정하고 있긴 한데, 현실 공간과 다르게 투자 방식이 손쉬운가요? 어떤가요?
◆ 임현우> 개인도 손쉽게 플랫폼 업체가 분양하는 땅을 매입하거나 이미 땅을 보유한 사람에게 직접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가상 부동산은 여러 개로 쪼개져 구획(parcel) 단위로 거래됩니다. 결제는 현금이나 암호화폐를 사용합니다. 거래 과정에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가상 부동산 판매량을 한정하고 있습니다. 땅에 희소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12개 이상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가상 부동산을 판매 중입니다. 4대 메타버스 플랫폼에는 26만8645개의 부동산이 등록돼 있습니다. 현실과 달리 가상 부동산 투자에선 입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재닌 요리오 리퍼블릭렐름 공동설립자는 “가상 부동산의 가치는 누가 소유했는지,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용자들은 언제든 순간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입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더샌드박스에선 미국 래퍼 스눕독이 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에 웃돈이 붙어 거래됩니다.
◇ 전진영> 그런데 가상 세계에서의 부동산 투자를 이른바 '폰지 사기', 다단계 금융사기에 비유하고 경고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건 또 왜 그런가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
◆ 임현우> 말씀대로 가상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얼마든지 컴퓨터 코딩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가상 부동산은 희소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엔 매주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치가 없는 것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더 비싼 가격에 파는 사기와 같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에드워드 카스트로노바 인디애나대 언론학 교수는 “가상 부동산 판매는 폰지 사기와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스타트업에 메타버스는 황금 도시인 엘도라도”라며 “엘도라도를 찾아 나선 이들이 그랬듯 이들 역시 밀림 속을 헤매다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스2의 경우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실제 거래는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현금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리하게 샀다가 오랫동안 물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에서 메타버스 테마가 엄청난 주목을 받았지만, 거품이 걷히고 옥석이 가려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전진영> 네, 오늘 암호푸는 남자, 한국경제신문 임현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진행 : 전진영 PD
■ 방송일 : 2022년 2월 4일 (금요일)
■ 대담 :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메타버스 유행에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 뜨거워“
-비트코인, 지난 11월 이후 하락세 이어오다 반토막
-직접 채굴해 장기 보유하려는 투자자는 늘어
-인도 코인정책, '금지' 대신 '양성화'로 방향 전환
-가상 부동산 투자 활발하나 무리해서 사면 안돼
◇ 전진영 PD(이하 전진영)> 암호화폐 이슈들을 정리하고 분석해보는 시간이죠. 암호 푸는 남자, 한국경제신문 임현우 기자 전화 연결하겠습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이하 임현우)>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암호화폐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거래소 예치금이 작년 말 기준으로 9월 말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얼마나 줄었고, 어떤 심리에서 기인한 건가요?
◆ 임현우> 비트코인은 신고가를 기록한 지난해 11월 9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다른 알트코인들 중에는 고점 대비 80% 이상 떨어진 종목도 있습니다. 시장이 좋지 않으니 발을 빼거나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었습니다. 원화로 코인 거래가 가능한 4대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예치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631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유예기간이 끝난 지난해 9월 24일(9조2000억원)보다 17.1%(1조5690억원) 줄어들었습니다. 거래소별 예치금은 업비트가 5조9120억원(77.47%)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빗썸 1조4536억원(19.04%) △코인원 2963억원(3.88%) △코빗 691억원(0.91%) 등 순이었습니다. Fed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부터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모습입니다. 암호화폐는 Fed의 통화 긴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나스닥을 비롯한 주가 지수와 동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매매가 줄었을 뿐이지, 장기적으로 보유하려는 시도들은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채굴기 구입 건수는 증가했다면서요??
◆ 임현우>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채굴 원가보다는 한참 높은 상태이고요. 지난해 비트코인이 워낙 급등장을 맞았던 영향으로, 직접 채굴해 장기 보유하려는 투자자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채굴기 수입 건수는 2020년 28건(2000만원)에서 지난해 453건(2억1000만원)으로 16.2배 증가했습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수입된 채굴기만 605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비트코인 생산 원가는 작년 말 기준 2만6228달러로 추산됩니다. 암호화폐 채굴기당 전기료가 일반 가정 전기료의 3~4배에 달합니다.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채굴 때문에 전력 수급 차질 빚는 사례도 있는 만큼 대책 마련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전진영> 거래가 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래 3년간 얼마나 늘어난 건가요?
◆ 임현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4대 암호화폐거래소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은 총 28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재작년에 30건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32건을 기록해 전년 대비 7.7배 상승했는데요. 거래소별로는 코인원이 1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업비트 74건, 빗썸 17건, 코빗 11건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상화폐 관련 소비자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이용자에 대한 보호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 전진영> 다른 나라 얘기 좀 해볼까요? 인도가 중앙은행에서 디지털화폐(CBDC)를 도입하고
디지털자산 소득에 30% 세금을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30%면 무거운 세율인데, 업계 반응은 나쁘지 않습니다. 어떤 장단점이 있길래 그런가요?
◆ 임현우> 지난해 하반기에 인도 정부는 코인이 돈세탁, 범죄 등에 악용될 수 있다며 민간 암호화폐 금지 법안을 준비하기도 했는데, '금지' 대신 '양성화'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암호화폐와 NFT 같은 디지털자산 소득에 30% 세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은 인도의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이 현지시간 화요일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인데요. 이들 자산 매각에 따른 손실을 다른 수익에 상계할 수 없도록 한 점 등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하진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래도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는 "인도는 30% 세금을 통해 암호화폐를 법적으로 인정했다"고 평가하는 등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하는 분위기입니다. 인도의 코인 투자자는 1500만~2000만 명, 보유액은 4000억루피(약 6조5000억 원)로 추산됩니다.
◇ 전진영> 인도는 이런데, 미국의 사정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옛 페이스북이죠, <메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암호화폐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급히 철수하게 된 배경은 뭔가요?
◆ 임현우> 미국을 비롯한 각국 규제당국의 비판과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메타는 디엠어소시에이션의 기술을 미국의 블록체인업체 실버게이트캐피털에 2억달러(약 24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디엠어소시에이션은 디엠이라는 이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던, 일종의 합작법인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메타는 디엠 지분을 약 30% 소유하고 있고 우버와 쇼피파이 같은 여러 기업들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메타는 2019년 미래형 결제망 구축을 위해 리브라라는 이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출범했습니다. SNS 사용자가 쉽게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 SNS 기업이 코인을 찍어낸다고 하니 각국 정부가 '집중 견제'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리브라가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고, 돈세탁과 같은 불법 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서, 당국의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출시를 미루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리브라는 디엠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다시 출시를 타진했지만 진척 없이 답보상태가 이어졌고, 결국 매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야심찬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뼈아픈 일일 듯합니다.
◇ 전진영> 메타버스가 유행하면서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도 달아오른다. 가상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부동산을 사들여 주택과 리조트를 짓고, 쇼핑몰을 세워 분양하기도 합니다. 거래는 얼마나 늘고 있고, 어떤 사례들이 있나요?
◆ 임현우> 더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크립토복셀 솜니움스페이스 등 4대 메타버스 플랫폼의 지난해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5억1000만달러(약 6200억 원)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판매액은 8500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 속도라면 올해 전체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작년의 두 배 수준인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상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께부터. 페이스북이 미래 먹거리를 메타버스로 정하고 사명을 메타로 바꾼 시기이기도 하죠. 그 다음달인 작년 11월 4대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1억33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9배로 급증했습니다. 올해 1월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배로 늘었습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어스2’에서 100만원을 내고 대구 칠성동에 있는 제2본점 건물 부지를 사들였습니다. 어스2는 가상의 지구를 10㎡ 단위의 타일로 나눠 땅을 사고파는 곳인데요. 현실 세계와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꾸민 플랫폼도 많습니다. 가상 부동산 개발업체 리퍼블릭렐름은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에 사상 최대인 430만 달러를 투자해 별장과 보트, 제트스키 등으로 구성된 ‘판타지 아일랜드’ 100개를 개발했습니다. 이 중 90개의 섬은 첫날 각각 1만5000달러에 팔렸습니다.
◇ 전진영>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희소성 때문에 가상 부동산 판매량을 한정하고 있긴 한데, 현실 공간과 다르게 투자 방식이 손쉬운가요? 어떤가요?
◆ 임현우> 개인도 손쉽게 플랫폼 업체가 분양하는 땅을 매입하거나 이미 땅을 보유한 사람에게 직접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가상 부동산은 여러 개로 쪼개져 구획(parcel) 단위로 거래됩니다. 결제는 현금이나 암호화폐를 사용합니다. 거래 과정에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가상 부동산 판매량을 한정하고 있습니다. 땅에 희소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12개 이상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가상 부동산을 판매 중입니다. 4대 메타버스 플랫폼에는 26만8645개의 부동산이 등록돼 있습니다. 현실과 달리 가상 부동산 투자에선 입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재닌 요리오 리퍼블릭렐름 공동설립자는 “가상 부동산의 가치는 누가 소유했는지,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용자들은 언제든 순간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입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더샌드박스에선 미국 래퍼 스눕독이 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에 웃돈이 붙어 거래됩니다.
◇ 전진영> 그런데 가상 세계에서의 부동산 투자를 이른바 '폰지 사기', 다단계 금융사기에 비유하고 경고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건 또 왜 그런가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
◆ 임현우> 말씀대로 가상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얼마든지 컴퓨터 코딩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가상 부동산은 희소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엔 매주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치가 없는 것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더 비싼 가격에 파는 사기와 같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에드워드 카스트로노바 인디애나대 언론학 교수는 “가상 부동산 판매는 폰지 사기와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스타트업에 메타버스는 황금 도시인 엘도라도”라며 “엘도라도를 찾아 나선 이들이 그랬듯 이들 역시 밀림 속을 헤매다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스2의 경우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실제 거래는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현금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리하게 샀다가 오랫동안 물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에서 메타버스 테마가 엄청난 주목을 받았지만, 거품이 걷히고 옥석이 가려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전진영> 네, 오늘 암호푸는 남자, 한국경제신문 임현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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