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민간 시세 맞먹는 '청년주택'..."공공임대 늘려야 해결"

[뉴있저] 민간 시세 맞먹는 '청년주택'..."공공임대 늘려야 해결"

2022.07.08. 오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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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김자양 / 시사 PD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이슈를 전하는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7월에는 청년을 주제로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은 청년 주택 가운데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문제점을 살펴봅니다.

김자양 피디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역세권 청년 주택 하면 언뜻 듣기에는 편리하고 좋을 것 같은데 어떤 게 문제입니까?

[기자]
청년 주택은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목돈 마련이 어려운 청년 계층을 위해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로 주거를 제공하는 정책입니다. 정책 유형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거주 기간도 6년 이상이라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역세권 청년주택은 주거 수요가 많은 지하철역 근처에 공공 임대 주택을 제공하거나 입주자와 사업자를 연결해 민간 임대를 주기도 하는데요.

역세권인 만큼 교통이 좋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이 됐는데도 입주를 스스로 포기하는 청년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리포트 먼저 보시겠습니다.

[PD리포트]
2년 전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온 이지원 씨는 거주할 집을 구하다 역세권 청년 주택 정책을 접했습니다.

[이지원 / 서울 강서구 : 역세권이다 보니까 교통이 편리한 게 제일 장점이 있었고요. 그리고 건물이 신축이다 보니까 환경도 좋다고 생각을 해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예비입주자로 당첨된 지 10여 일, 이 씨는 기다리던 연락을 받았습니다.

앞선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입주 기회가 넘어온 겁니다.

하지만 이 씨도 결국 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5평 남짓 원룸 오피스텔에 6천만 원이 넘는 보증금과 월 40만 원정도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지원 / 서울 강서구 : 아무래도 이 제곱미터에 비해서 임대료랑 보증금이 너무 높다는 게 제일 걸림돌이 됐습니다.]

문제는 최근 이 씨와 같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시에서 공급한 역세권 청년 주택은 32곳, 1만2천 실.

이 가운데 공공임대 물량은 경쟁률이 60대 1에 육박했지만 당첨자 10명 가운데 3명은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민간 임대 가격이 더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 포기 비율은 훨씬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지수 /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청년들이) 그중에 뭐는 특별이고 뭐는 일반이고 그래서 각각의 임대료가 다 다르고 이런 것까지 알기 쉽지 않거든요. 막상 들어갔을 때 보면 임대료 비싸지 관리비는 더 비싸지….]

역세권 청년 주택의 임대 보증금은 적게는 3천만 원 정도지만, 마포와 강남 등 인기 있는 지역은 1억 원이 넘는 곳도 많습니다.

많게는 6~70만 원의 월 임대료까지 더하면 역세권 프리미엄이 붙은 일반 원룸 시세와도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마포구 공인중개사 : 제 생각에는 좀 비싸요. 들어올 수 있는 사람도 제한돼 있잖아요. 몇 세 이하, 어떤 조건들이 있는데 그러기에는 1억이 넘으면 조금 비싸요.]

원인은 정책 설계에 있습니다.

청년 주택 가운데 20% 정도에 불과한 공공 임대 물량만, 시세의 50% 수준으로 책정되도록 했을 뿐 나머지 80%의 물량은 최대 95%의 임대료와보 증금을 받을 수 있도록 책정한 겁니다.

여기에 민간 사업자는 청년 주택을 짓는 대가로 용적률 완화와 용도지역 상향,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또 10년이 지나면 청년 주택이 아닌 일반 주택으로 분양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청년 주택이 사실상 청년이 아닌, 오히려 민간 사업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서진형 /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 (경인여대 교수) : 민간 사업자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각종 혜택을 주기 때문에 사업성이 높다고 보시면 돼요.]

서울시는 이에 대해 공공 임대 비율을 최대 50%까지 점차 늘릴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보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최대 5천만 원까지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는 등 금융 지원책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는 2026년까지 총 8만 호 공급을 목표로 하는 역세권 청년 주택.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청년 주거 취약 계층을 지원한다는 애초의 취지에 걸맞은 정책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YTN 김자양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청년들은 사회 초년생인 만큼 목돈 마련이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이런 청년들에게 주거 혜택을 주자는 게 청년주택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치기에는 시세 95%까지는 너무 비싼데요.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지만 전문가들도 그 지점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용을 생각하면 사실상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인데요.

리포트에서는 역세권 청년주택에 국한해서 전해 드렸지만 제가 확인해 보니까 다른 청년주택들, 이를테면 행복주택이나 매입임대주택 같은 정책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보증금·임대료가 목돈 마련이 어려운 청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는데요.

최근 행복주택 모집 공고가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 2022년도 1차 입주자 모집을 마감했는데요.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위한행복주택 보증금이 5천만 원에서 비싼 곳은 2억이 넘고 그렇다고 월세가 싼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행복주택도 계약 포기율이 만만치 않은데요. 지난해 2차 서울 지역 행복주택 예비 모집에서 계약률은 40%를 간신히 넘겼습니다.

물론 계약을 포기한 사유가 비싼 보증금과 임대료 때문이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한목소리로 시중 가격과 별반 다르지 않은 임대 비용이 청년 주택 입주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큰 장벽이라고 지적합니다.

[앵커]
얘기를 들어보니까 전반적으로 청년주택과 관련해서 정책 설계가 애초에 잘못된 거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어떤 대안을 찾아볼 수 있을까요?

[기자]
시민단체는 민간 임대보다는 공공 임대 물량을 늘리는 게우선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현재 역세권 청년주택은 공공 임대 물량이 20%, 민간임대 물량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공공임대 비율을 늘리는 게 첫 번째 방법이라는 겁니다.


또 취업하거나 어느 정도 소득이 있는 청년층에게 민간 임대 자격을 주는 등 정책을 구분해서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입니다.

이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준환 / 서울디지털대 교수 : 젊은 층 중에서 소득이 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 청년층에게는 도움이 되잖아요. 역세권 청년주택도 마찬가지로 공공임대주택을 제외하고는 조금 소득이 어느 정도 되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이라고 명시해서 그렇게 목표를 잡아서 가는 건 바람직한데, 청년주택도 이렇게 명확히 구분을 해서, 나눠서 청년들한테 정확한 메시지를 줘야 할 필요가 있어요.]

[앵커]
정부와 지자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김 피디가 제시한 방법으로 정책 방향을 잡은 것 같은데요. 이걸 얼마큼 앞당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월간 뉴있저, 다음 주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다음 주 월간 뉴있저는 시골로 간 청년들에 대한 소식입니다.

최근 통계 자료를 보면 청년들의 귀촌·귀농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서울에 거주하다 지역으로 내려가 최연소 이장이 된 청년 이야기,또 지역의 청년 마을에서 커뮤니티를 꾸려 함께 생활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연속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청년들의 귀촌, 귀농 얘기 또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얘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YTN 김자양 (kimjy02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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