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실망 안 시켜"에 뒤통수 맞았다?...정부 부랴부랴 대응

바이든 "실망 안 시켜"에 뒤통수 맞았다?...정부 부랴부랴 대응

2022.08.25. 오후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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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한국산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10만 대씩 수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를 실망시키지 않겠다던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때 다짐과 다른 정책인데, 정부는 산업부 장관의 방미를 추진하고 WTO 제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습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 (현대차그룹이) 100억 달러(13조 원) 이상을 미국 제조업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발표할 수 있어 기쁩니다. 다시 한 번 미국을 선택해주신 정의선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미국은 현대차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다짐은 단 석 달 만에 뒤집혔습니다.

미국에서 만든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는 '인플레 감축법'에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겁니다.

이에 따라 전량 국내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현대 아이오닉 5나 기아 EV6는 대당 1천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테슬라나 포드 같은 미국산 전기차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판매량 급감은 불가피합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도 없어서 당장 해결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일단 급히 미국에 간 정의선 회장이 다음 주까지 머물며 설득 작업을 벌이기로 했고 조지아주에 세울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의 완공 시점도 오는 2025년에서 반년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어도 중국산 배터리나 핵심 광물을 쓰면 안 되는 탓에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항구 /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 내년에 일단은 전기차는 거의 못 파는 거죠. 현대차에서 (현지 공장 가동을) 2024년으로 당기더라도 배터리 쪽이 안 되면 세액공제(보조금)를 다 못 받을 수 있어요.]

정부는 산업부 장관의 방미를 추진하는 등 일단 한미 협상을 최대한 진행하면서 독일을 비롯한 다른 국가와 공동 대응 방안도 찾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올해 안에 발표할 인플레 감축법 하위 규정에 한국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넣겠단 겁니다.

마지막 카드로는 세계무역기구, WTO 제소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창양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WTO 규정 위반, 그다음에 한미 FTA 규정 위반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를 전달했고요. WTO 제소 여부도 저희가 아주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을 볼 때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고 분쟁 해결도 최소 수년이 걸린단 점에서 한국 기업의 피해는 불가피할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YTN 권남기입니다.



YTN 권남기 (kwonnk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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