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인데 '배당금 파티?'...가스공사의 수상한 계산법

적자인데 '배당금 파티?'...가스공사의 수상한 계산법

2023.02.10.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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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아마도 이번 겨울에 가장 큰 화두는 난방비 폭탄, 이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가스공사의 천문학적인 적자가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스공사가 영업이익을 냈대요. 그 금액이 무려 2조 원에 가까운 금액인데 이거 맞는 전망입니까?

◆홍기빈> 회계상으로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앵커> 회계상으로는 확실히 2조원...

◆홍기빈>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수금 말씀을 하셨는데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나는 이유가 미수금은 엄청나게 늘었어요. 그러니까 2020년에, 그러니까 지금부터 3년 전이죠. 그때 미수금이 2000억이 안 되는 정도의 액수였는데 2023년 1분기에 지금 예측입니다마는 아마 미수금이 12조로 늘어날 것이다. 그러니까 3년 동안 미수금이 60배로 늘어나는 셈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일반 기업으로 보면 이건 굉장한 위기 상황이 되는데 지금 회계상으로 보면 분명히 지금 1조가 넘는 돈이 수익으로 났고 그다음에 조금 이따가 말씀을 드리겠지만 쭉 그동안 배당을 해 왔기 때문에 이익이 나면 몇천 억이 되는 돈이 지금 가스공사의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돌아갈 전망입니다.

◇앵커> 화가 나면서도 이해가 안 돼서 계속 좀 여쭙자면 적자라더니 웬 이익이 이렇게 큰가 싶어서 저도 찾아봤더니 이게 가스공사의 특이한 회계처리 방식이라고 하더라고요. 소장님께서는 회계상의 이익이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회계를 처리하길래 그런가요?

◆홍기빈> 알겠습니다. 방금 적자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적자가 아니에요, 지금.

◇앵커> 그러니까 회계 장부상의 적자는 아니고.

◆홍기빈> 미수금이라는 걸 말씀드릴게요. 미수금, 아직 들어오지 않은 돈이에요. 받아야 할 돈인데 그러니까 일반 기업에서는 손실로 처리를 해야 될 부분인데 가스공사 회계에서는 이게 미수금, 언젠가는 들어올 돈으로 되기 때문에 자산으로 평가가 돼요. 그래서 아주 쉬운 예를 들어서 지금 작년에 가스 값이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우선 가스값 전체가 올랐을 뿐만 아니라 환율이 굉장히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가스를 수입하는 비용은, 다시 말해서 원가는 굉장히 올라갔잖아요. 그런데 가스를 올리는 가스 가격 자체는 그걸 따라가지 못하니까 손실이 중간에 발생했는데 일반 기업은 이걸 손실로 잡아야 되는데 가스공사 회계에서는 이건 언젠가 들어올 돈, 그래서 이 부분을 그냥 이익이 난 걸로 잡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쉽게 제 말로 풀어보자면 받아야 할 돈이 약 9조 원인데 못 받았지만 받았다 치고 이걸 언젠가 들어올 돈이니까 미수금. 언젠가 들어올 돈니까 들어왔다 치고 이익이 나서 그래서 배당금도 주고 했다. 구멍가게도 아니고, 다른 기업들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회계 처리 방식이 맞는 겁니까?

◆홍기빈> 이것도 사연이 있고요. 또 나름의 정당한 논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먼저 이 제도가 생겨난 게 언제냐면 2008년 경제위기 당시예요, 세계 경제 위기 당시예요. 그때도 가스값이 굉장히 올라서 가스공사의 적자가 커질 상황이었는데 이걸 메꾸기 위해서 가스값을 확 올리게 되면 일반 사람들이 많은 충격을 받게 되잖아요. 그때 이 제도가 생긴 겁니다. 그러니까 수입원가와 판매가격이라 차이가 나서손실이 발생하지만 이걸 가격으로 전가시키지 말고 언젠가 들어올 돈으로 잡아서 나중에 국제 가스값이 안정이 되고 어느 정도 가격을 올리면 이게 한 5년, 6년 이렇게 해서 수금이 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이걸 가지고 미수금으로 잡자 하는 제도가 그때 생겼다고 해요. 그러니까 여기에 나름의 합리성이 없지는 않은데 만약에 이렇게 하지 않고 이걸 그대로 손실로 하게 되면 국제적인 가스 가격이 발현할 때마다 그 충격이 바로바로 국내 가스 가격으로 충격이 전달되잖아요. 그러니까 이걸 장기간 시간을 두고 어느 정도 충격을 완화하면서 부드럽게 끌고 나간다, 이런 정당화의 논리가 없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런 회계제도가 생긴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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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영상] '난방비 폭탄' 부른 가스공사...적자에도 배당금은 지급? (클릭하시면 해당 기사로 이동합니다)
https://www.ytn.co.kr/_ln/0102_202302100913507183


대담 발췌 : 류청희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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