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직격탄' 적자 수렁...이번 주 기준금리 발표

'반도체 직격탄' 적자 수렁...이번 주 기준금리 발표

2023.04.09. 오후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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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희 앵커
■ 출연 :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조태현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기준금리를 발표합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함께 다양한 경제 이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먼저 교수님께 여쭐게요. 바로 내일모레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다시 결정하는데 현재 3.5%죠. 안 2월에 이어 이번에 연속으로 동결을 할지, 두 번 연속. 아니면 올릴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석병훈]
저는 동결할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는데요. 한국은행의 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입니다. 그런데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2%로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인 2%의 2배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이게 작년 7월에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6.3% 정점을 찍은 이후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이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수준인 3.5%는 한국은행에서 밝힌 중립금리 수준인 2~3%. 중립금리보다 금리가 높게 되면 한국의 제품과 서비스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서 물가가 서서히 하락하게 돼 있거든요. 이미 금리 3.5%만 유지를 해도 시간을 두고 서서히 물가는 떨어지게 되어 있는데 그게 지금 데이터에서 확인이 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물가 안정 측면보다는 정책의 포커스를 다시 정책 목표인 금융 안정 측면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고요.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지금 여러 가지 불안 요인들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그 대표적인 게 바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 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작년에 연체율이 원래 재작년에는 0.4%였는데요.

1.2%로 0.8%포인트나 무려 증가를 했고, 연체율이 높은 데가 특히 제2금융권이라는 여신 전문사, 그다음에 저축은행, 이런 데라서 금리를 더 올리기에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로 인한 금융불안 우려가 커져서 너무 부담이 될 것이다. 이래서 동결을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소비자물가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단 금융 안정을 위해서는 이번에 연속해서 동결을 할 것이다, 이렇게 전망을 하고 계십니다. 문제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를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십니다.

1.5%포인트, 지금 현재 역대 최대치인데 만에 하나 우리는 동결을 했는데 다음 달 미국이 추가로 만약에 기준금리를 올린다 그러면 격차가 더 벌어지는 거잖아요. 그렇게 됐을 경우 자본 유출, 환율 상승, 이런 잇따르는 부작용이 또 생겨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석병훈]
그렇죠. 저도 그런 우려에 동의를 하고요. 그다음에 다음 달 같은 경우에는 현재 미국 연준 같은 경우는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상당히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 경우 한미 금리 차는 1.75%포인트로 앵커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사상 최대치로 벌어지는데요. 문제는 그러면 단기간으로는 한미 금리 차이에 의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을 할 수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그런데요. 장기적으로는 결국 원달러 환율이라는 것은 한국과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인 펀더멘털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펀더멘털을 우리 경제학자들이 보는 것은 물가상승률, 양국의. 그다음에 경제성장률 이런 것을 보는데요.

예를 들면 물가상승률만 보더라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최근에 4.2%인 반면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로 6%, 이제 5% 초반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이 한국보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높다는 것만 봐도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는 안정이 될 수가 있다, 금리 차가 벌어진다 할지라도.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다음에 지금 현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3월, 4월에 다 유출이 있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오히려 더 큰 자금들이 유입을 했습니다. 그래서 주식시장, 채권시장 합쳐서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유입을 했기 때문에 당장 금리 차가 벌어진다고 해도, 특히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장기 투자 자금이거든요. 그래서 순식간에 채권시장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고 봅니다.

[앵커]
단기적으로는 환율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을 찾을 수 있다라는 전망 또 주식시장에서는 돈이 좀 빠져나갔지만 채권시장 때문에 결국은 자본시장이 플러스된 상황이 유지될 수 있는 기초적인 펀더멘털이 있다고 보시는 거잖아요. 그러면 미국 연준의 판단,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이런 것들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을 텐데 시장 예상대로 물가상승,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석병훈]
저도 시장 예상대로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가장 큰 근거는 최근에 발표된 고용시장지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수차례 밝혔듯이 미국의 물가가 잡히려면 서비스물가가 잡혀야 된다고 중요성을 강조했고요. 서비스물가가 잡히려면 서비스 산업이라는 것은 결국은 인건비가 서비스 산업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큽니다.

그런데 그 인건비의 기준이 되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그것이 원래는 4.6%였는데요, 전년 동월 대비. 그런데 최근에 발표한 자료는 4.2%로 0.4%포인트나 낮아졌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결국은 서비스물가에 영향을 줘서 순차적으로 서비스물가지수 상승이 잡힐 가능성이 커졌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것이 반영이 돼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지금 시장에서 예측하기로는 5.2%로 예측을 하는데 거기에 근접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그다음에 가장 중요한 소식은 뭐냐 하면 미 연준에서 누차 발표했지만 2%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5% 정도가 되어야지만 된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2% 물가 안정 목표 더하기 미국의 평균 노동 생산성 증가율이 1.5%거든요. 그 두 개를 합친 숫자인데 4.2%라고 하는 것은 결국 3% 후반대로 진입하기에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거의 목전에 다다랐다,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서 뭔가 미국 소비자물가를 하락시키는 것은 상당히 희소식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자리가 늘었는데도 임금 상승 속도가 둔화됐다는 것은 미 연준의 통화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라는 그런 반증이라고 해석을 하시면서 일자리 증가 속도, 금리 인상 결정 주요 잣대로 삼는 연준으로서는 어느 정도 정책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틈이 생겼다고 보시는 거죠?

[석병훈]
특히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이요. 임금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에 3월 FOMC 의사록도 발표를 합니다. 연준은 계속해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 없을 거다라는 얘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시장은 여전히 금리인하 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신호 이런 걸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연준의 말을 믿지 않으려는 이유가 뭘까요?

[석병훈]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제가 대기실에서도 조 기자님하고도 계속 말씀 나눴는데요. 미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여러 차례 말을 했다가 데이터가 나오니까 바로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게 입증이 되는 이런 실수를 수차례 한 것이 결국 미 연준의 신뢰도를 깎아먹었다. 가장 최근에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에 0.25%포인트의 빅스텝을 단행할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고 나서 바로 며칠 사이에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을 하면서 그냥 없던 일이 되어 버리고 지금 0.25%포인트 인상으로 시장에서 분위기가 굳어져 가고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수차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실수를 하면서 미 연준의 신뢰도가 깎여서 지금 최근에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미 연준 고위 관계자들, FOMC 회의에서 금리 결정에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미 연준의 고위 관계자들이 나와서 여러 매파적인 발언을 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것을 볼 수가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가 뭔가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게 뭐냐 하면 은행들 입장에서는 디지털 뱅크런이 언제든지 우리 은행에도 닥칠 수가 있다라고 하니까 뭔가 대출을 너무 많이 늘리기가, 기업들에게 대출을 늘리기가 저어되는 상황이고요.

그러면 기존에 있는 대출을 받은 기업들 중에서도 뭔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업들부터 대출을 연장 안 해 주고 회수를 해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러면 이게 경기침체 우려를 더 키울 가능성이 더졌으니까 이런 것이 시장의 기대에 반영이 돼서 지금 페드에서 발언하는 것과 시장의 기대가 점점 괴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저도 조금만 첨언을 하자면 사실 연준이 가진 장점이라고 하면 다양한 데이터들, 중장기적인 관측을 장점이라고 봐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연준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이번 달에 소비자물가가 이렇게 나왔으니까 기준금리를 이만큼 올린다. 이렇게 계속 즉각적인 반응들을 보여줬거든요. 이런 측면들이 신뢰를 많이 잃게 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고요.

그렇기 때문에 연준이 지금까지 올해 한 번 정도 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라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고,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는 뜻을 계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 말을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말쯤에는 기준금리를 한 4.5% 정도로 보는 시선이 가장 많은 상태거든요. 이 말은 5월에 한 번 더 기준금리를 높인다면 연내 세 차례 더 인하를 할 수 있다라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봐야 되기 때문에 연준이 보는 세상과 시장이 바라보는 통화 정책의 괴리가 굉장히 커졌다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는 다시 말하자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 되는데요. 다시 말해서 시장의 기대와 조금 다른 스텝을 연준이 밟게 된다. 이때마다 금융시장이 굉장히 흔들릴 수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연준의 수장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시장의 불안성을 높이는 그런 가장 강력한 측면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만약 이번 주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 한편으로는 경기 하강 신호가 오는 것 아니냐라는 해석도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지난 2월 경상수지가 앞서 리포트에서도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거든요. 경상수지 적자가 뭘 의미하는 걸까요?

[기자]
경상수지라는 것은 세부 항목이 네 개 정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상품수지, 그다음에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인데요. 이 네 가지가 다 합쳐져서 우리나라 교역의 최대 성적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상수지가 너무 많이 흑자가 나는 것도 안 좋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교역의 규모가 크고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나라에서는 경상수지가 어느 정도 흑자 기조를 계속 유지해 주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최근에 반도체 시장도 안 좋다, 이런 것들이 지금 경상수지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면서 국내 경제의 위기감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셨습니다마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침 오늘 KDI 자료가 나왔는데 내수 부진 일부 완화가 됐다. 하지만 수출 감소폭이 워낙 커서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도체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기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래도 최근에 삼성전자가 감산을 언급하면서 지금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문제라면 IT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필수재라는 게 있어요. 경기가 나빠지고 소득이 줄어도 반드시 써야 되는 제품들. 그런데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들은 대부분 그렇지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전반적인 IT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이게 우리나라 반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중국도 문제가 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인데, 삼성전자가 최근에 감산을 공식화했습니다. 이게 1998년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많은 재고들이 점점 소진되기 시작할 거고, 그렇다면 가격을 결정하는 수요와 공급 중에서 공급 측면의 문제가 조금씩 해결될 거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아마 반도체 업황의 바닥이고, 하반기로 갈수록 조금씩 나아지지 않겠냐,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과연 그 반등이 힘차게 반등을 할 것이냐, 아니면 수요 회복이 더딜 것이냐, 이것은 상황을 조금 더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삼성전자 감산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마는 안 그래도 지난 금요일이죠.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입니다. 구체적인 것은 월말에 나오겠지만 잠정 실적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1조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시장이 상당히 놀랐고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보다도 더 낮았어요.

어떻게 보면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이끄는 SK하이닉스도 이번 달에 실적 발표하는데 역시나 2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지금이 반도체 산업이 안 좋은, 가장 바닥일까요, 아니면 이것보다 더 내려갈 수 있는 걸까요?

[기자]
일단은 1분기에 삼성전자 실적을 보면 추정밖에 할 수 없지만 아마 휴대전화에서는 그래도 꽤 괜찮은 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반도체에서 한 4조 정도 적자가 난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이냐. 지금까지는 반도체 수요 둔화가 있었고 그게 예상보다 더 컸기 때문에 가격도 하락하면서 판매량도 줄었다고 볼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말씀을 드렸다시피 일단은 지금은 바닥에 근접했거나 바닥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앞으로 공급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앞서도 지금까지 연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요. 연준이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기준금리 인상 조정의 효과는 실물 경제와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거든요.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정말로 경기가 충격을 받는 시기가 될 텐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수요가 힘 있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이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완만한 반등 정도는 할 수 있어도 극적인 반등, 이런 걸 기대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어쨌든 1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아래로 떨어지니까 그동안 25년 동안 유지해왔던 무감산 기조를 바꿨습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경우는 이미 진작에 감산에 들어갔는데 인위적인 감산은 그동안 없다라고 했던 삼성전자가 왜 이렇게 입장이 바뀐 걸까요?

[석병훈]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지금 반도체 시장 상황이 조 기자님께서도 지적해 주셨다시피 삼성전자에서 예측한 것보다도 더 안 좋고 회복이 오래 걸릴 것이다라는 것 때문에 지금 적자만 4조 원으로 추정될 정도로 적자 폭이 끝도 없이 커진 것이고요. 그래서 그동안에는 원래 삼성전자의 전략은 반도체 시장이 안 좋아서 주요 경쟁 상대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감산을 함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은 감산을 하지 않아도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키워서 경쟁자들을 점점 몰아내는 이런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이 됐었는데요.

이번에는 오히려 아무리 삼성전자는 유지하고 마이크론하고 하이닉스만 감산을 해도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의 약 절반입니다. 그런데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 수요가 지금 생각보다 많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니까 삼성전자의 손실이 커져서 이 전략이 먹히지 않는 측면이 있고요. 또 이 전략의 바탕에는 삼성전자와 경쟁 기업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의 기술 격차가 충분히 컸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는 전략인데요. 이제는 기술 격차가 예전처럼 크지 않게 많이 좁혀졌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고 전략을 조정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14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날, 공교롭게 삼성전자 주가는 4% 넘게 올랐어요. 기업이 상황이 안 좋다. 지금 상황이 안 좋아서 우리 감산할 거야, 그랬는데 오히려 시장이 볼 때는 투자자들이 오히려 상황이 나아졌다고 본 건가요?

[기자]
사실 기업의 실적이 나쁘다는 것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죠. 주가라는 것은 앞으로 기업이 영원히 존재를 하면서 앞으로 실적을 내서 배당을 하는 것들을 현재의 가격으로 다 더한 값입니다. 그러니까 기업의 실적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게 주가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실적보다는 감산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요일 장 전에 감산 발표가 나왔는데요. 그러고 나서 장이 시작하고 나서 삼성전자가 3%대 정도 올랐고요. 그리고 SK하이닉스가 최종적으로 6%대 오름세를 보이면서 장을 마감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지금 수요는 적은데 공급이 계속 유지가 되면서 반도체 업황이 안 좋아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까 석 교수님이 말씀하셨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40~50% 정도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오거든요.

이런 삼성전자가 공급을 줄이기 시작한다면 반도체 시장의 업황 반전이 조금 더 빨리 일어날 것이다라는 기대감이 굉장히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반도체 때문에 반도체에 따라서 우리 경상수지, 무역수지도 영향이 큰 만큼 앞으로가 더 문제일 거란 말이죠. 13개월 연속 무역적자, 두 달 연속 경상수지 적자. 이런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계속 빠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한쪽에서는 많은데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교수님?

[석병훈]
일단 상반기에는 경기 침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거시경제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잠재성장률보다 실제 경제성장률이 낮으면 경기침체라고 정의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그러니까 물가상승이나 물가하락을 유발하지 않고 한국에 존재하는 노동이나 자본 같은 모든 생산 요소를 다 투입해서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데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로 한국은행에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반기에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성장률이 될 것이라고 한국은행뿐만 아니라 기재부, KDI 같은 국내외 외국 기관까지 다 전망을 했고요. 심지어 하반기에는 2% 보다 넘어갈 것이라고 해서 상저하고라는 전망이 기존에는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조차 오히려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경기침체 내지 둔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들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나온 수정경제전망에서는 최초로 하반기에도 2%의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성장률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을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경기침체이고 정부도 이것을 예측을 해서 정책의 기조를 기존의 기재부 같은 경우도 물가 안정에서 경기침체 대응으로 전환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최근 일련의 수출 증진 방안 대책, 그다음에 첨단 산업 육성 방안, 이것은 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이거든요. 그다음에 최근에 내수진작 대책까지 연이어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하는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바로 여행에서 해법을 찾는 것 같아요.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돈을 많이 쓰면 여러 가지 아까 경상수지에서 종목별로 있을 때 다른 것들이 같이 올라가지 않을까,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것 같아요.

거기다가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내수 활성화 대책까지 내놓았는데 이런 정책이 여행수지를 개선하고 경상수지를 바꿔 놓을 수 있을까요?

[기자]
석 교수님이랑 대기실에서 이 이야기로 꽃을 피웠는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정부에서는 조금 너무 장밋빛 전망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일단 내수활성화 대책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저는 방향성 자체는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이에요? 고물가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내수나 소비를 활성화하려면 어느 정도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써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재정 정책을 쓴다면 물건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수요가 늘어나게 되니까 물가가 다시 오르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단 말이죠. 그래서 재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쓰기가 힘든 상황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600억 원 정도 투입하는 데 그친다, 이렇게 하는데 이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겠고요.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 외에 서비스수지가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여기에 여행수지가 들어갑니다. 우리나라는 여행수지 적자가 항상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을 받는데요.

지금은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들어오면 3월 이후, 4월 이후부터는 조금 개선될 거라고 보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수지에서는 운송수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운송수지, 운송료가 2020년 이후 공급망 붕괴 이후로 가격이 굉장히 많이 올랐거든요. 이게 지금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내려오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 수지가 그렇게까지 빠르게 개선될지, 그리고 수요가 그렇게 회복이 빨리 돼서 상품수지가 개선이 될지 아직까지는 불확실한 면이 많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반도체 산업 같은 경우 이제는 단순한 산업을 넘어서 국제 안보, 정치로 접근을 해야 돼요. 미국이 지금 반도체 보조금 준다는 명목으로 우리 반도체 생산 능력, 수율, 자세한 자료 기업들한테 다 내놓으라고 하고 있거든요. 이거 엄청난 영업기밀인데 이런 무리한 요구를 어떻게 지금 막을 방법이 없는 건가요? 울며 겨자 먹기로 줘야 하는 건가요?

[석병훈]
제가 보기에 미국의 이러한 정책은 경제학자 입장에서 제가 미국 정부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되게 현명한 정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성공 방식이 입증이 된 그런 정책을 사용하는 건데요. 미국이 그동안에는 저부가가치, 박리다매 상품이라고 해서 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초기에 엄청나게 시설 투자를 해서 큰 설비의 공장을 짓고 거기서 박리다매식으로 제품을 생산해낸 게 메모리반도체였는데요.

이것을 전략적으로 한국에 내주고 자기네들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비메모리반도체 설계 위주로 집중을 했던 전략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AI 챗GPT 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AI 산업이 발달을 하면서 AI 산업에 사용이 되는 고성능 컴퓨터라고 하는 서버. 서버의 중앙처리장치에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들이 앞으로 대거 들어갈 것이다. 그다음에 이 AI는 방위 산업에도 또 응용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 메모리반도체 산업이 더 이상은 저부가가치 산업이 아니고 고부가가치 사업이고 방위산업이랑 AI에도 연관이 되니까 이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한국과 미국 간의 기술 격차를 빠른 시일 내에 좁히고자 하는 정책으로 들고 나온 것이 바로 이건데요. 이게 경제학에서 이미 입증된 성공적인 정책입니다. 그래서 SK하이닉스나 삼성 같은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가진 기업에 공장을 미국에 짓게 하고요.

거기에 자국의 노동자랑 엔지니어들을 취직시켜서 일을 하면서 그들의 기술을 배우고 거기에 더해서 영업기밀까지 미국 정부에 내놓으라고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의 기술을 따라잡겠다고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뭔가 한국에서 외교적으로 풀어야 되는데요, 결국은.

기업들 입장에서 예를 들면 몇 가지 레버리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최근처럼 북한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협상력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런데 반면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바이든의 재선을 위해서도 이번에 성공적으로 이 반도체 지원법을 밀어붙여서 뭔가 삼성과 SK하이닉스로부터 영업기밀도 빼내고 고용도 늘리고 투자도 늘리는 게 중요한 성과인데요.

만약에 이 보조금 때문에 삼성과 SK의 투자금을 줄이겠다, 이런 식으로 협상을 하게 되면 바이든 입장에서도 재선가도에 타격을 입을 수가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협상을 임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하나만. 이 문제를 풀 과제 중의 하나가 또 중국 비중을 줄일 것이냐예요. 10월까지는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 허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다 중국에 공장이 있단 말이죠.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지금 당장은 우리가 요구를 하는데 가능성이 있을까요? 짧게 답변 부탁드립니다.

[기자]
사실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상하기가 어렵고요. 지금 배경을 이해를 하셔야 되는데 2020년 이후로 공급망이 붕괴가 되면서 이게 중국 위주냐, 미국 위주냐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공급망이 들어오면 그 나라들은 혜택을 주고 다른 나라들은 배제를 하는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가 굉장히 어려운데 일단은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게 첫 번째 방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양쪽 모두에서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게 우선이고요. 거기에 따라서는 외교적인 노력도 계속 따라야 된다고 보는데, 일단은 반도체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중국에 재투자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까 출구 전략도 고민을 해봐야 된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반도체든 전기차든 우리로서는 참 억울하고 불리한 지점이 있는 게 확실한데, 그래서 이달 말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도 어떤 해법이 나올 수 있기를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함께 다양한 경제 이슈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석병훈/조태현 (wlgmldnj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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