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도발..."돌봄노동, 외국인 늘리고 임금 낮추자"

한은의 도발..."돌봄노동, 외국인 늘리고 임금 낮추자"

2024.03.05. 오후 11:2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급속한 고령화에 저출산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돌봄서비스 인력난과 비용 부담은 우리 사회가 피할 수 없는 난제가 되고 있습니다.

돌봄업종에 외국인 고용을 늘리고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방법을 찾자는 과감한 주장이 한국은행에서 나왔습니다.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와 15년 동안 아버지를 돌봐왔던 50대 아들이 같은 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프신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는 취지의 유서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간병비는 10조 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간병과 아이 돌봄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20년 뒤 노동 공급은 수요의 30%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비용은 이미 감당 불가 수준입니다.

지난해 개인 간병인 한 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월 370만 원.

부모 가구 중위소득의 1.7배, 자녀 가구 중위소득의 60%에 해당합니다.

육아도우미 고용 비용은 월 264만 원으로, 30대 가구 중위소득의 절반을 넘어섭니다.

어쩔 수 없이 아픈 노부모는 요양원에 보내고, 아이를 낳지 않거나 아이를 키우려고 일을 포기합니다.

노동 인구가 일손을 놓고 가족 간병에 매달리면서 발생하는 국가 경제 손실은 20년 뒤 GDP의 최대 3.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국내 노동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게 한국은행 조사팀의 결론입니다.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 외국인 노동자의 도입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돌봄서비스 부문의 낮은 생산성을 고려할 때 이 부문에 최저임금 차등 적용한다면 경제 전체적으로는 효율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개별 가구가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 최저임금 적용을 비껴가는 방식과,

외국인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에 돌봄서비스업을 포함하고 이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을 낮추는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지금 모든 사람을 다 행복하게 하고,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인데… 논쟁을 제기했다는 측면에서 파악해주시면 좋겠고요.]

현행법과 국제협약을 우회한 현실적 대안이지만, 결국, 외국인에게 더 낮은 임금을 주고 돌봄 노동을 맡기자는 뜻이어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내국인 돌봄 노동자들의 생계와 서비스의 질에도 영향이 있는 만큼,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을 앞두고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나연수입니다.



YTN 나연수 (ysna@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2024 YTN 서울투어마라톤 (2024년 10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