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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운지]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주요 경제 이슈,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짚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라가서 대규모 자금 투입을 정부가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사과나 배 같은 과일값은 조금씩 떨어지는가 했는데 양배추 같은 채소 가격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고요. 그래서 이걸 가리켜서 두더지 잡기 게임 같다, 그런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상황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성한경]
일단 물가를 말씀드리면 1980년대 이후로 이만큼 큰 고물가를 겪은 적이 전세계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고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더 큰 물가 상승률을 높였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서는 거기보다는 좀 낮은 편이고 OECD 평균에 비해서 낮은 편이지만 지금 말씀드린 것같이 농수산품, 특정 품목에 대해서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그런 품목을 타깃으로 해서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그래서 정부에서 긴급 가격안정자금들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는데 그게 완벽하지는 않고 빈 곳이 생기는 것이죠. 그 하나의 예가 지금 말씀하신 양배추 같은 가격으로 볼 수 있고요. 이걸 당장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 지원 외에는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당장 공장에서 양배추를 만들어낼 수도 없고요. 농산물이라는 것은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기 때문에. 어쨌든 작황이 다시 개선되거나 아니면 새로운 농작물이 나올 때까지 정부의 재정을 통해서 가격 안정화를 유지하다가 새로운 농산물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그때는 자연스럽게 시장 기능에 의해서 조정하려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채소류가 줄줄이 올라가는 것 같다.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에서는 할인율 적용하고 재정 투입하고 이게 대증요법일 수는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카드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죠? [성한경] 우리나라 농산물 시장이 개방이 많이 돼서 외국에서 수입을 빨리 해 올 수 있으면 괜찮습니다마는 그렇지 않은 품목도 많고요.
사과 같은 경우는 OECD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들이 개방을 했는데 우리는 개방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니까 그런 것을 조절할 수 있는 공급의 탄력성이 없는 것이죠. 그래서 대증요법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런데 농산물도 그렇게 아주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니라서 몇 달 정도 지나면 차츰차츰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사과, 배 같은 과일들도 소매가는 내렸나 했는데 도매가격은 올랐다고 합니다. 이게 할인율 지원 자체가 소매가를 겨냥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는 건가요?
[성한경]
아무래도 말씀하신 부분도 맞는 것 같고요. 또 가격이 정부에서 지원을 한다고 하면 납품하는 쪽에서도 봤을 때 가격을 의도적으로 높여서 할 수도 있겠죠. 공급업자들 입장에서 어느 정도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가격을 높이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할인쿠폰이 적용돼서 싸게 나오니까 계속 가격을 높이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해서 정부가 원하는 만큼 가격이 확 낮아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대증적인 요법이고 한시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고요. 그래서 어쨌든 지금 현재는 이런 방법을 끌고 가다가 나중에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공급이 늘어나는 것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은 없고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근본적으로 그럼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일단 공급량이 부족했다. 작년 작황이라든가 기후변화 문제도 있었고. 그렇다 보니까 공급량이 적었고 비축량도 적어지고요. 어차피 겨울에서 봄 가면서 점점 비축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런데 할인쿠폰도 지원하고 그러면 수요는 좀 더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래저래 가격 문제는 계속 안고 갈 것 같은데. 햇과일이 나올 때까지는 어느 정도 견뎌야 되는 겁니까?
[성한경]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작년에 사과를 예를 들자면 재작년에 비해서 작년 작황이 20% 정도 줄어들었고 비축량은 31% 정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가격이 올라가는 부분이고요. 당장 어떻게든 참아야 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마는 좀 더 구조적으로 따지면 사실은 작황이 안 좋은 일은 늘 생기는 일이거든요. 요즘 기후변화라는 것이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고 늘 생기는 문제인데 제가 판단하기는 이런 문제보다는 공급선이 탄력적으로 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국내 농산물 시장이 국내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아직까지 크고요. 그래서 그걸 해외 공급선을 충분히 도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만들어놓는다고 하면 지금 같은 경우에 조절할 수 있을 것 같고. 물론 말씀드린 부분이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농산물이 갑자기 들어오면 국내 농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안 할 수 있도록 예를 들자면 계절관세를 매긴다든지 하는 행태로 충분히 탄력적으로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기후변화 문제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공급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들은 진지하게 해 봐야 되는 시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런데 수입선을 더 늘리거나 다변화하는 문제도 이를테면 과일 같은 경우에 그럼 당장 사과도 수입할 것인가. 이런 문제도 있고요. 여러 가지 논쟁적인 사안이 되겠습니다마는. 그리고 관세율을 조정해서 수입과일을 늘린다든가 이런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수입이 많이 되는 수입과일이 사과나 배를 대체할 것인가, 이런 부분도 사실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없어서 여러 가지로 정부도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금 CJ제일제당에 이어서 대한제분, 삼양사도 소비자용 밀가루 제품 값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가공식품, 밀가루를 주로 사용하는 많은 가공식품 가격도 내리게 되는 건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성한경]
사실 그렇게 되는 것이 굉장히 당연한 결과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CJ제일제당에서나 대한제분, 삼양사에서 6% 정도 가격을 낮추자,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 또 실제로 가격 인하폭을 발표 안 한 곳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게 스스로 했다기보다는 정부의 요구에 의해서 한 것인데요. 한번 곡물가격지수를 살펴보게 되면 올해 2월에 곡물가격지수가 UN 식량기구에서 밝힌 지수가 113.8이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3월에 얼마였냐면 170이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때에 비하면 33.1%나 떨어졌습니다. 곡물가격이 많이 떨어진 거죠. 그런데 곡물가격이 떨어졌지만 전혀 가격은 움직이고 있지 않다가 정부에서 압박하니까 조금 낮춘, 5~6% 낮춘 상황이고요. 더욱 아까 뉴스에도 나왔습니다마는 식용유 같은 경우도 유지류 가격 지수는 그때에 비하면 거의 절반 이상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낮추지는 않았죠. 그것도 여전히 정부압박에 의해서 낮아진 건데. 그러면 밀가루를 이용하는 제품들도 내려가게 되면 가격을 낮출 것인가를 보게 되면 제가 판단하기에 정부의 압박이나 여론의 압박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구조는 왜 그러냐면 시장 자체가 굉장히 독과점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에 다른 공급자들이 쉽게 들어갈 수 있고 그렇다고 하면 경쟁이 치열해져서 그렇게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는데 그렇지 않은 시장이다 보니 계속 가격을 높이게 되고 . 예를 들어 특정한 이벤트가 있거나 특정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격을 높이게 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고. 한 가지 제가 예를 다른 데 가서 가끔 듭니다마는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예가 맥주 시장의 예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마트 같은 데 가서 맥주를 사게 되면 사실 맥주가격이 몇 년 전에 비해서 그다지 올랐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국내에서 과거에는 두세 개 업체들이 맥주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던 것이 국내에도 많은 소규모 맥주 생산자들이 늘어났고요.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많은 수입맥주들이 들어옵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안정되는 가격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독과점 구조가 깨지지 않는 이상은 가격 인하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유일하게 정부의 압박이나 아니면 여론을 이용한 소비자의 압박, 이 정도 외에는 특별히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가공식품 같은 경우에도 시장 자체가 독과점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잘 작동하지 않는 그런 부분이 있다는 말씀이고. 그런데 물가가 더 걱정인 건 유가도 들썩이고 있고 환율도 그렇고요. 그렇다 보니까 3월 소비자물가가 한 3%대로 전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월부터는 좀 나아질지. 정부는 조금씩 하향 안정화될 거라고 얘기는 하고 있습니다만 근거가 뭔지도 궁금하고요. 진짜 그렇게 보십니까, 교수님도?
[성한경]
3월달 물가가 3% 정도라는 것은 그렇게 나쁘게 볼 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말씀하셨던 두 가지. 농수축산물의 가격이 많이 오른 편이고 그리고 유가가 들썩이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가격 하락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 대신에 근원물가는 천천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고요.
4월 전망에 대해서 정부에서 그렇게 말씀하는 건 농수산물 쿠폰이 뿌려지면서 가격안정화 걸리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그렇게 하다 보면 물가는 안정될 것이고 굉장히 중요한 전제는 유가가 안정화된다는 전제를 달고 있기는 합니다.
[앵커]
그건 외부적 요인 아닙니까?
[성한경]
외부적 요인이죠. 유가를 우리가 전혀 통제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그 두 가지 전제조건이 들어간다고 하면 현재는 인플레이션이 점점 내려갈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 희망을 담아서 전망하고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될 것 같고. 3월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보다 3.1%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여섯 달 연속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3월에는 조업일수가 줄어들었는데도 이렇게 됐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성한경]
굉장히 우리 입장에서 좋은 소식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에 사실은 어떻게 보면 큰 변화를 일으킬 마지막 포인트가 수출이거든요. 그래서 전년 대비해서 3.1% 늘어났고요. 조업일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줄어들었는데도 늘어났고 조업일수만을 계산해서 보게 되면 일평균으로 9.9% 정도라서 굉장히 많이 늘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 여러 가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굉장히 좋은, 긍정적인 소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전반적으로 IT, 특히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양상인데. 그 부분은 굉장히 좋은 소식 같고 다섯 달 연속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반면에 자동차는 줄어들고 있고 부분별로 다르기는 한데 전반적으로 지금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성한경]
전반적으로 보면 말씀하신 대로 반도체 부분이 좋고요.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나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같은 경우 거의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자동차가 감소하기는 했습니다마는 그건 소폭의 감소였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 소위 기저효과라고 해서 그동안 워낙 괜찮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아진 모습을 보이는 정도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제일 중요한 게 반도체가 지금 여러 가지 상황을 끌고 있는데 다행스러운 것은 반도체의 수요 증가세가 당장 떨어질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연히 반도체 가격은 사이클을 타게 되는데 지금 올라가는 사이클에 있어서 이 올라가는 사이클이 아마 올해까지는 어느 정도 유지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렇다고 하면 올해 상반기나 하반기에도 수출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 희망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출을 비롯해서 거시경제를 전망하는 방법도 사실 경제학자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나타내는 것 같은데요. 일단 지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고 설비투자도 늘어난 편이라고 하고 수출도 흐름이 좋은 편이고. 그런데 문제는 내수인 것 같습니다. 내수부진이 최대 리스크인데 여기에 소비심리가 저조한 점도 역시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아까 우리가 얘기했었던 물가 문제가 역시 큰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성한경]
물가 부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게 되면 식품류 쪽의 소비가 많이 줄어들었거든요. 그게 지금 워낙 그쪽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그런 영향이 있고요. 또 반면에 식품류 소비가 1월달에 많이 늘었었습니다. 그러니까 2월달에 조금 줄어든 것은 그런 부분도 있는 건데.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가장 큰 원인은 제가 봤을 때는 근본적으로는 물가에 원인이 있습니다마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굉장히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영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다 보니 개인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도 크고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가계 가처분소득도 줄어들게 되고 또 잘 생각해 보면 작년에 경제성장률이 1.4%밖에 안 됐거든요. 그러니까 그 영향이 아직까지 오게 돼서 현재 돈을 쓸 수 있는 실질소득이 줄어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고. 하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좋아진다고 하면 그거에 맞춰서 소비를 늘려갈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 고금리라는 것도 지금 물가가 안정화되고 그러면 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서 장기적으로 조금씩 개선되지 않을까라는 게 저의 전망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향후에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면 지금 금리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 기준금리가 낮아지고 전반적으로 소비심리도 회복되고 물가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그러면 내수도 풀려야 될 텐데 어떤 양상으로 풀리느냐. V자 반등은 아니고 아마 U자 반등, 말하자면 천천히 회복돼가는 모습을 보일 거라는 그런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성한경]
아마 U자 반등이 맞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금리가 당장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렇게 급격한 속도로 빨리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지금 여러 전망은 하반기가 시작할 때 우리나라 금리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게 긍정적인 전망이고요. 그것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면 금리가 떨어짐으로써 말씀하셨던 것처럼 소비가 상승된다든지 생산도 박차를 가해서 늘어나는 부분이 생길 것이기는 한데 그게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기 때문에 V자보다는 U자 형태의 경기회복이 훨씬 더 맞는 것 같고. 또 꼭 V자 형태의 경기회복이 맞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V자 형태의 경기회복이 일어난다는 얘기는 거의 확실하게 물가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거든요, 현재 상황에서는. 그래서 U자 회복이 어떻게 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경제에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 얘기도 해 보겠습니다. 지금 총선을 앞두고 부가가치세를 조정하는 이슈가 제기된 게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주부터 이 문제를 제기했고 가공식품과 식재료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지금의 한 절반 수준으로 한시적으로 낮추자. 10%에서 5% 정도로 낮추자, 이렇게 제안을 했었고. 이게 사실 따지고 보면 과거에도 한시적으로 낮춘 적이 있기는 있었습니다마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교수님은?
[성한경]
2022년 5월달에 가공식품 부가가치를 한시 면제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 정도 면제는 시행령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품목에 대해서 했었는데요. 그 효과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명확하게 나중에 사후적으로 판단해 보지는 않았습니다마는 그 당시에 왜 그렇게 했었냐면 워낙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5%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다 이런 급한 상황에서 불을 꺼야 되겠다, 한시적인 조치를 취한 거고요.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정책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현재 하자는 것은 그것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5%씩 낮추자는 것이고 또 품목도 그 당시에 했던 것보다 숫자가 많이 늘어난 부분이기는 합니다.
물론 전체 품목에 대해서 다 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생필품 위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나쁘다고 한쪽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마는 세수가 감소하는 부정적인 영향은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세수가 감소할지 더 봐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세율을 낮추게 되면 또 그만큼 소비가 늘어나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래서 세액 전체는 단기적으로 낮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늘어나는 것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 부가가치세라는 것이 경제학 수업 시간에 나오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부담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방금 말씀하신 생필품들은 다들 굉장히 수요가 비탄력적인 제품이기 때문에 현재 소비자들이 부가가치세의 많은 부분을 부담하고 있는데 그걸 줄인다고 하면 아무래도 소비자가 부담하는 부분이 줄어들고 바꿔 말하면 소비자들이 새롭게 소비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새로운 신규 소비자가 많이 늘어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쪽 방향으로 부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단기적으로 강할 수 있습니다마는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두고봐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역시 이 문제도 부가가치 세법의 개정이 필요한 사안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당장 현실화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 정치권에서도 사회적으로도 공론화가 필요한 부분 같기는 한데요. 여기에 더해서 오늘은 여당에서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을 올리자, 이런 공약을 했습니다. 연매출 8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리겠다는 그런 내용인데. 이것 역시 법개정이 필요한 사항이기도 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마다할 이유가 없고 사업장 입장에서도 유리해지는 부분이 있고. 그런데 문제는 세수라든가 기본적인 세제의 기본 틀을 흔드는 것이 맞는가, 여기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있을 것 같고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성한경]
세제의 기본 틀은 흔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하면 안 되고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그런 선언을 했으면 앞으로 선거가 끝나고 국회가 논의하는 과정이나 정부와 같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정확한 방향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크기로 할 것인지 찾아야 된다는 생각은 분명히 있고요.
현재 2억 원까지 기준을 높이는 것은 법개정이 필요하기는 합니다마는 올해 2월에 이걸 1억 400만 원까지 조정하는 것을 정부에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건 법 개정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재 상황에서 일단 정부에서 하기로 한 것은 7월달부터는 1억 400만 원까지 간이를 빼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한동훈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수준까지 하려면 정말로 법개정이 필요한 상황이고. 또 단기적으로 봤을 때 지난 2020년에 비슷한 정책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해 보니까 그때 세수 감소가 실제로 확인되기는 했었습니다. 그래서 세수 감소 부분은 단기적으로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되는 부분이니까 그걸 정말 감내할 것인지, 아니면 감내 안 할 것인지는 사회적인 합의가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세수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인가 이것도 그러면 시뮬레이션을 해 본다든가, 중장기적으로 그렇게 연구된 바가 있습니까?
[성한경]
아직 그렇게 구체적으로 현재 방안에 대해서 연구된 바가 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마는 어느 정도 과거 경험치에 의해서 예측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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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운지]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주요 경제 이슈,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짚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라가서 대규모 자금 투입을 정부가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사과나 배 같은 과일값은 조금씩 떨어지는가 했는데 양배추 같은 채소 가격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고요. 그래서 이걸 가리켜서 두더지 잡기 게임 같다, 그런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상황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성한경]
일단 물가를 말씀드리면 1980년대 이후로 이만큼 큰 고물가를 겪은 적이 전세계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고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더 큰 물가 상승률을 높였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서는 거기보다는 좀 낮은 편이고 OECD 평균에 비해서 낮은 편이지만 지금 말씀드린 것같이 농수산품, 특정 품목에 대해서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그런 품목을 타깃으로 해서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그래서 정부에서 긴급 가격안정자금들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는데 그게 완벽하지는 않고 빈 곳이 생기는 것이죠. 그 하나의 예가 지금 말씀하신 양배추 같은 가격으로 볼 수 있고요. 이걸 당장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 지원 외에는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당장 공장에서 양배추를 만들어낼 수도 없고요. 농산물이라는 것은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기 때문에. 어쨌든 작황이 다시 개선되거나 아니면 새로운 농작물이 나올 때까지 정부의 재정을 통해서 가격 안정화를 유지하다가 새로운 농산물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그때는 자연스럽게 시장 기능에 의해서 조정하려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채소류가 줄줄이 올라가는 것 같다.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에서는 할인율 적용하고 재정 투입하고 이게 대증요법일 수는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카드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죠? [성한경] 우리나라 농산물 시장이 개방이 많이 돼서 외국에서 수입을 빨리 해 올 수 있으면 괜찮습니다마는 그렇지 않은 품목도 많고요.
사과 같은 경우는 OECD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들이 개방을 했는데 우리는 개방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니까 그런 것을 조절할 수 있는 공급의 탄력성이 없는 것이죠. 그래서 대증요법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런데 농산물도 그렇게 아주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니라서 몇 달 정도 지나면 차츰차츰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사과, 배 같은 과일들도 소매가는 내렸나 했는데 도매가격은 올랐다고 합니다. 이게 할인율 지원 자체가 소매가를 겨냥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는 건가요?
[성한경]
아무래도 말씀하신 부분도 맞는 것 같고요. 또 가격이 정부에서 지원을 한다고 하면 납품하는 쪽에서도 봤을 때 가격을 의도적으로 높여서 할 수도 있겠죠. 공급업자들 입장에서 어느 정도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가격을 높이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할인쿠폰이 적용돼서 싸게 나오니까 계속 가격을 높이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해서 정부가 원하는 만큼 가격이 확 낮아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대증적인 요법이고 한시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고요. 그래서 어쨌든 지금 현재는 이런 방법을 끌고 가다가 나중에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공급이 늘어나는 것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은 없고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근본적으로 그럼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일단 공급량이 부족했다. 작년 작황이라든가 기후변화 문제도 있었고. 그렇다 보니까 공급량이 적었고 비축량도 적어지고요. 어차피 겨울에서 봄 가면서 점점 비축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런데 할인쿠폰도 지원하고 그러면 수요는 좀 더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래저래 가격 문제는 계속 안고 갈 것 같은데. 햇과일이 나올 때까지는 어느 정도 견뎌야 되는 겁니까?
[성한경]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작년에 사과를 예를 들자면 재작년에 비해서 작년 작황이 20% 정도 줄어들었고 비축량은 31% 정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가격이 올라가는 부분이고요. 당장 어떻게든 참아야 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마는 좀 더 구조적으로 따지면 사실은 작황이 안 좋은 일은 늘 생기는 일이거든요. 요즘 기후변화라는 것이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고 늘 생기는 문제인데 제가 판단하기는 이런 문제보다는 공급선이 탄력적으로 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국내 농산물 시장이 국내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아직까지 크고요. 그래서 그걸 해외 공급선을 충분히 도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만들어놓는다고 하면 지금 같은 경우에 조절할 수 있을 것 같고. 물론 말씀드린 부분이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농산물이 갑자기 들어오면 국내 농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안 할 수 있도록 예를 들자면 계절관세를 매긴다든지 하는 행태로 충분히 탄력적으로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기후변화 문제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공급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들은 진지하게 해 봐야 되는 시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런데 수입선을 더 늘리거나 다변화하는 문제도 이를테면 과일 같은 경우에 그럼 당장 사과도 수입할 것인가. 이런 문제도 있고요. 여러 가지 논쟁적인 사안이 되겠습니다마는. 그리고 관세율을 조정해서 수입과일을 늘린다든가 이런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수입이 많이 되는 수입과일이 사과나 배를 대체할 것인가, 이런 부분도 사실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없어서 여러 가지로 정부도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금 CJ제일제당에 이어서 대한제분, 삼양사도 소비자용 밀가루 제품 값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가공식품, 밀가루를 주로 사용하는 많은 가공식품 가격도 내리게 되는 건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성한경]
사실 그렇게 되는 것이 굉장히 당연한 결과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CJ제일제당에서나 대한제분, 삼양사에서 6% 정도 가격을 낮추자,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 또 실제로 가격 인하폭을 발표 안 한 곳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게 스스로 했다기보다는 정부의 요구에 의해서 한 것인데요. 한번 곡물가격지수를 살펴보게 되면 올해 2월에 곡물가격지수가 UN 식량기구에서 밝힌 지수가 113.8이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3월에 얼마였냐면 170이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때에 비하면 33.1%나 떨어졌습니다. 곡물가격이 많이 떨어진 거죠. 그런데 곡물가격이 떨어졌지만 전혀 가격은 움직이고 있지 않다가 정부에서 압박하니까 조금 낮춘, 5~6% 낮춘 상황이고요. 더욱 아까 뉴스에도 나왔습니다마는 식용유 같은 경우도 유지류 가격 지수는 그때에 비하면 거의 절반 이상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낮추지는 않았죠. 그것도 여전히 정부압박에 의해서 낮아진 건데. 그러면 밀가루를 이용하는 제품들도 내려가게 되면 가격을 낮출 것인가를 보게 되면 제가 판단하기에 정부의 압박이나 여론의 압박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구조는 왜 그러냐면 시장 자체가 굉장히 독과점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에 다른 공급자들이 쉽게 들어갈 수 있고 그렇다고 하면 경쟁이 치열해져서 그렇게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는데 그렇지 않은 시장이다 보니 계속 가격을 높이게 되고 . 예를 들어 특정한 이벤트가 있거나 특정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격을 높이게 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고. 한 가지 제가 예를 다른 데 가서 가끔 듭니다마는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예가 맥주 시장의 예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마트 같은 데 가서 맥주를 사게 되면 사실 맥주가격이 몇 년 전에 비해서 그다지 올랐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국내에서 과거에는 두세 개 업체들이 맥주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던 것이 국내에도 많은 소규모 맥주 생산자들이 늘어났고요.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많은 수입맥주들이 들어옵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안정되는 가격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독과점 구조가 깨지지 않는 이상은 가격 인하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유일하게 정부의 압박이나 아니면 여론을 이용한 소비자의 압박, 이 정도 외에는 특별히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가공식품 같은 경우에도 시장 자체가 독과점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잘 작동하지 않는 그런 부분이 있다는 말씀이고. 그런데 물가가 더 걱정인 건 유가도 들썩이고 있고 환율도 그렇고요. 그렇다 보니까 3월 소비자물가가 한 3%대로 전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월부터는 좀 나아질지. 정부는 조금씩 하향 안정화될 거라고 얘기는 하고 있습니다만 근거가 뭔지도 궁금하고요. 진짜 그렇게 보십니까, 교수님도?
[성한경]
3월달 물가가 3% 정도라는 것은 그렇게 나쁘게 볼 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말씀하셨던 두 가지. 농수축산물의 가격이 많이 오른 편이고 그리고 유가가 들썩이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가격 하락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 대신에 근원물가는 천천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고요.
4월 전망에 대해서 정부에서 그렇게 말씀하는 건 농수산물 쿠폰이 뿌려지면서 가격안정화 걸리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그렇게 하다 보면 물가는 안정될 것이고 굉장히 중요한 전제는 유가가 안정화된다는 전제를 달고 있기는 합니다.
[앵커]
그건 외부적 요인 아닙니까?
[성한경]
외부적 요인이죠. 유가를 우리가 전혀 통제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그 두 가지 전제조건이 들어간다고 하면 현재는 인플레이션이 점점 내려갈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 희망을 담아서 전망하고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될 것 같고. 3월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보다 3.1%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여섯 달 연속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3월에는 조업일수가 줄어들었는데도 이렇게 됐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성한경]
굉장히 우리 입장에서 좋은 소식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에 사실은 어떻게 보면 큰 변화를 일으킬 마지막 포인트가 수출이거든요. 그래서 전년 대비해서 3.1% 늘어났고요. 조업일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줄어들었는데도 늘어났고 조업일수만을 계산해서 보게 되면 일평균으로 9.9% 정도라서 굉장히 많이 늘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 여러 가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굉장히 좋은, 긍정적인 소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전반적으로 IT, 특히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양상인데. 그 부분은 굉장히 좋은 소식 같고 다섯 달 연속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반면에 자동차는 줄어들고 있고 부분별로 다르기는 한데 전반적으로 지금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성한경]
전반적으로 보면 말씀하신 대로 반도체 부분이 좋고요.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나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같은 경우 거의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자동차가 감소하기는 했습니다마는 그건 소폭의 감소였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 소위 기저효과라고 해서 그동안 워낙 괜찮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아진 모습을 보이는 정도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제일 중요한 게 반도체가 지금 여러 가지 상황을 끌고 있는데 다행스러운 것은 반도체의 수요 증가세가 당장 떨어질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연히 반도체 가격은 사이클을 타게 되는데 지금 올라가는 사이클에 있어서 이 올라가는 사이클이 아마 올해까지는 어느 정도 유지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렇다고 하면 올해 상반기나 하반기에도 수출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 희망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출을 비롯해서 거시경제를 전망하는 방법도 사실 경제학자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나타내는 것 같은데요. 일단 지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고 설비투자도 늘어난 편이라고 하고 수출도 흐름이 좋은 편이고. 그런데 문제는 내수인 것 같습니다. 내수부진이 최대 리스크인데 여기에 소비심리가 저조한 점도 역시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아까 우리가 얘기했었던 물가 문제가 역시 큰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성한경]
물가 부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게 되면 식품류 쪽의 소비가 많이 줄어들었거든요. 그게 지금 워낙 그쪽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그런 영향이 있고요. 또 반면에 식품류 소비가 1월달에 많이 늘었었습니다. 그러니까 2월달에 조금 줄어든 것은 그런 부분도 있는 건데.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가장 큰 원인은 제가 봤을 때는 근본적으로는 물가에 원인이 있습니다마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굉장히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영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다 보니 개인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도 크고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가계 가처분소득도 줄어들게 되고 또 잘 생각해 보면 작년에 경제성장률이 1.4%밖에 안 됐거든요. 그러니까 그 영향이 아직까지 오게 돼서 현재 돈을 쓸 수 있는 실질소득이 줄어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고. 하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좋아진다고 하면 그거에 맞춰서 소비를 늘려갈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 고금리라는 것도 지금 물가가 안정화되고 그러면 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서 장기적으로 조금씩 개선되지 않을까라는 게 저의 전망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향후에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면 지금 금리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 기준금리가 낮아지고 전반적으로 소비심리도 회복되고 물가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그러면 내수도 풀려야 될 텐데 어떤 양상으로 풀리느냐. V자 반등은 아니고 아마 U자 반등, 말하자면 천천히 회복돼가는 모습을 보일 거라는 그런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성한경]
아마 U자 반등이 맞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금리가 당장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렇게 급격한 속도로 빨리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지금 여러 전망은 하반기가 시작할 때 우리나라 금리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게 긍정적인 전망이고요. 그것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면 금리가 떨어짐으로써 말씀하셨던 것처럼 소비가 상승된다든지 생산도 박차를 가해서 늘어나는 부분이 생길 것이기는 한데 그게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기 때문에 V자보다는 U자 형태의 경기회복이 훨씬 더 맞는 것 같고. 또 꼭 V자 형태의 경기회복이 맞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V자 형태의 경기회복이 일어난다는 얘기는 거의 확실하게 물가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거든요, 현재 상황에서는. 그래서 U자 회복이 어떻게 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경제에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 얘기도 해 보겠습니다. 지금 총선을 앞두고 부가가치세를 조정하는 이슈가 제기된 게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주부터 이 문제를 제기했고 가공식품과 식재료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지금의 한 절반 수준으로 한시적으로 낮추자. 10%에서 5% 정도로 낮추자, 이렇게 제안을 했었고. 이게 사실 따지고 보면 과거에도 한시적으로 낮춘 적이 있기는 있었습니다마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교수님은?
[성한경]
2022년 5월달에 가공식품 부가가치를 한시 면제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 정도 면제는 시행령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품목에 대해서 했었는데요. 그 효과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명확하게 나중에 사후적으로 판단해 보지는 않았습니다마는 그 당시에 왜 그렇게 했었냐면 워낙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5%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다 이런 급한 상황에서 불을 꺼야 되겠다, 한시적인 조치를 취한 거고요.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정책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현재 하자는 것은 그것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5%씩 낮추자는 것이고 또 품목도 그 당시에 했던 것보다 숫자가 많이 늘어난 부분이기는 합니다.
물론 전체 품목에 대해서 다 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생필품 위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나쁘다고 한쪽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마는 세수가 감소하는 부정적인 영향은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세수가 감소할지 더 봐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세율을 낮추게 되면 또 그만큼 소비가 늘어나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래서 세액 전체는 단기적으로 낮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늘어나는 것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 부가가치세라는 것이 경제학 수업 시간에 나오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부담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방금 말씀하신 생필품들은 다들 굉장히 수요가 비탄력적인 제품이기 때문에 현재 소비자들이 부가가치세의 많은 부분을 부담하고 있는데 그걸 줄인다고 하면 아무래도 소비자가 부담하는 부분이 줄어들고 바꿔 말하면 소비자들이 새롭게 소비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새로운 신규 소비자가 많이 늘어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쪽 방향으로 부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단기적으로 강할 수 있습니다마는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두고봐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역시 이 문제도 부가가치 세법의 개정이 필요한 사안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당장 현실화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 정치권에서도 사회적으로도 공론화가 필요한 부분 같기는 한데요. 여기에 더해서 오늘은 여당에서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을 올리자, 이런 공약을 했습니다. 연매출 8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리겠다는 그런 내용인데. 이것 역시 법개정이 필요한 사항이기도 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마다할 이유가 없고 사업장 입장에서도 유리해지는 부분이 있고. 그런데 문제는 세수라든가 기본적인 세제의 기본 틀을 흔드는 것이 맞는가, 여기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있을 것 같고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성한경]
세제의 기본 틀은 흔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하면 안 되고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그런 선언을 했으면 앞으로 선거가 끝나고 국회가 논의하는 과정이나 정부와 같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정확한 방향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크기로 할 것인지 찾아야 된다는 생각은 분명히 있고요.
현재 2억 원까지 기준을 높이는 것은 법개정이 필요하기는 합니다마는 올해 2월에 이걸 1억 400만 원까지 조정하는 것을 정부에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건 법 개정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재 상황에서 일단 정부에서 하기로 한 것은 7월달부터는 1억 400만 원까지 간이를 빼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한동훈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수준까지 하려면 정말로 법개정이 필요한 상황이고. 또 단기적으로 봤을 때 지난 2020년에 비슷한 정책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해 보니까 그때 세수 감소가 실제로 확인되기는 했었습니다. 그래서 세수 감소 부분은 단기적으로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되는 부분이니까 그걸 정말 감내할 것인지, 아니면 감내 안 할 것인지는 사회적인 합의가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세수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인가 이것도 그러면 시뮬레이션을 해 본다든가, 중장기적으로 그렇게 연구된 바가 있습니까?
[성한경]
아직 그렇게 구체적으로 현재 방안에 대해서 연구된 바가 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마는 어느 정도 과거 경험치에 의해서 예측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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