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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종합소득세(이하 종소세) 신고 안내문을 발송한 가운데, 실제 거래와 수입 내역 간 차이가 있어 혼선이 일고 있다.
정부는 개인 간 중고거래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점을 이용해 사실상 업자들의 탈세가 이뤄지자, 영리목적으로 반복해서 중고 물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사람을 적발해 올해부터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2월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과세 방침을 통보했고, 정부는 2023년 7월부 세법 개정안에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중고거래 플랫폼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과 관련하여 국내에서 판매 또는 결제를 대행하거나 중개하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련 명세를 매 분기 말일의 다음 달 15일까지 납세지 관할 지방국세청장 또는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는 부가가치세법 75조에 따라 판매자들의 거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실제 거래 금액이 아닌데 세금 내래요"
그런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소세 관련 당X이나 국세청에서 회신받으신 분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사업자가 아닌 개인 거래자에게도 종소세 신고 연락이 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각종 SNS에는 '앞으로 중고 거래 시 임의로 99,999,999원 같은 가격으로 설정하면 안 되는 이유' 등으로 게시물이 공유되기도 했다.
국세청에서 종소세 신고 안내를 받았다는 A 씨는 "제가 당X에 임의로 99,999,999 이런 식으로 한두 차례 입력하고 거래 완료 버튼을 누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종소세 납부하라고 전자 알람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특정 1달간 무려 1억 1천만 당근 거래를 했다며, 종소세가 약 400만 원쯤 나왔다"며 "어이가 없어서 국세청과 당X에 문의했는데 답변 입장이 서로 좀 다르다"고 했다.
A 씨는 국세청 측에서 본인이 거래한 내역이 아닌 것은 제외하고 신고하고, 신고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에 대해선 추후에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할 거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소명을 위한 거래내역을 해당 거래업체에서 받아야 한다고 안내받았다고 한다.
중고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도 연락이 왔으나, 국세청 측에서 중고거래 건으로 종소세 신고 알람이 간 사람은 조만간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고지를 해준다는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현재 상황이 혼란스럽다며, 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추후에 가산세를 물게될까 걱정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결국, 이 얘기는 실제 해당 가격으로 이뤄진 거래가 아님에도 소득으로 잡혀 과세 통보가 갔다는 거다. 만약 0원으로 올리고, 더 높은 가격에 판매했음에도 메시지로 거래를 진행한 사람들은 과세 통보가 가지 않은 거다. 임의로 높은 가격을 설정한 사람들에게만 억울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고거래의 경우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 같은 글을 여러 번 올리는 경우가 있다. 이 상황에서 '거래 완료' 처리를 하고 글을 재등록하는데, 이 또한 여러 번 거래를 한걸로 신고가 됐다는 이들도 있었다. 만약 100만 원짜리 물건을 3번에 걸쳐 재등록했다면, 300만 원의 이익을 얻은 걸로 보는 거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개인에게 과세하려는 것이 아닌, 사업자임에도 중고거래를 이용해 탈세하는 사람들을 과세하기 위한 취지로 중고 거래 내역 자료 수집 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본인이 얻은 이익이 아니라면 신고하지 마세요"
국세청 관계자는 YTN에 "(안내받은 종소세 내역이) 오류 정보라면, 추후에 세무서에서 연락이 오면 설명하시면 된다"며 "전부 본인이 거래한 내역이 아니라면 신고를 안 하시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금액이 좀 과하다거나 횟수가 많다면 나중에 세무서에서 연락이 갈 것이고 이에 대해 소명하면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떤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할까. 국세청 관계자는 "중고 플랫폼에서 받은 내역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거래를 안 했으면 안 한대로 더 적은 금액으로 거래했으면 그대로 증거가 있지 않냐"면서 "(통장내역, 거래 메시지 등) 본인이 가능한 방법으로 소명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그런 분들까지 세금을 부과하게끔 하진 않을 거다"면서도 "다만 그런 기록을 남겼다면 소명하셔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셀러=사업자'
하지만 사업자가 아니더라도 기존 물건 가격보다 높은 이익을 봤다면 리셀러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단 한 건이라도 내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거래하셨다면, 이익을 취한 만큼 사실대로 신고하시면 된다"며 "사실이 아닌 것은 세무서에 설명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리셀러도 사업자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리셀을 했다면 사업자 신고를 안 했어도 사업자로 본다"며 "왜냐하면 오프라인 가게를 열었는데 주인이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업자가 아닌 게 아니지 않냐. 본인이 이익 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신고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번하게 이뤄지는 사업자의 중고거래'
국세청의 말대로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인인 척 사업자들이 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지어 오프라인 가게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개인인 척 중고거래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부가가치세 10%와 사업 소득에 따른 종합소득세도 신고 후 납부해야 한다.
국세청은 현재 이러한 혼선 상황은 이해하지만, 금액이 과하거나 횟수가 잦다면 확인해야 하는 데이타인 것은 맞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내역이라면 신고를 안 하시면 된다"며 "저희가 더 과세하려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YTN 이은비 (eun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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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개인 간 중고거래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점을 이용해 사실상 업자들의 탈세가 이뤄지자, 영리목적으로 반복해서 중고 물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사람을 적발해 올해부터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2월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과세 방침을 통보했고, 정부는 2023년 7월부 세법 개정안에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중고거래 플랫폼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과 관련하여 국내에서 판매 또는 결제를 대행하거나 중개하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련 명세를 매 분기 말일의 다음 달 15일까지 납세지 관할 지방국세청장 또는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는 부가가치세법 75조에 따라 판매자들의 거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실제 거래 금액이 아닌데 세금 내래요"
그런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소세 관련 당X이나 국세청에서 회신받으신 분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사업자가 아닌 개인 거래자에게도 종소세 신고 연락이 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각종 SNS에는 '앞으로 중고 거래 시 임의로 99,999,999원 같은 가격으로 설정하면 안 되는 이유' 등으로 게시물이 공유되기도 했다.
국세청에서 종소세 신고 안내를 받았다는 A 씨는 "제가 당X에 임의로 99,999,999 이런 식으로 한두 차례 입력하고 거래 완료 버튼을 누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종소세 납부하라고 전자 알람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특정 1달간 무려 1억 1천만 당근 거래를 했다며, 종소세가 약 400만 원쯤 나왔다"며 "어이가 없어서 국세청과 당X에 문의했는데 답변 입장이 서로 좀 다르다"고 했다.
A 씨는 국세청 측에서 본인이 거래한 내역이 아닌 것은 제외하고 신고하고, 신고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에 대해선 추후에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할 거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소명을 위한 거래내역을 해당 거래업체에서 받아야 한다고 안내받았다고 한다.
중고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도 연락이 왔으나, 국세청 측에서 중고거래 건으로 종소세 신고 알람이 간 사람은 조만간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고지를 해준다는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현재 상황이 혼란스럽다며, 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추후에 가산세를 물게될까 걱정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결국, 이 얘기는 실제 해당 가격으로 이뤄진 거래가 아님에도 소득으로 잡혀 과세 통보가 갔다는 거다. 만약 0원으로 올리고, 더 높은 가격에 판매했음에도 메시지로 거래를 진행한 사람들은 과세 통보가 가지 않은 거다. 임의로 높은 가격을 설정한 사람들에게만 억울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고거래의 경우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 같은 글을 여러 번 올리는 경우가 있다. 이 상황에서 '거래 완료' 처리를 하고 글을 재등록하는데, 이 또한 여러 번 거래를 한걸로 신고가 됐다는 이들도 있었다. 만약 100만 원짜리 물건을 3번에 걸쳐 재등록했다면, 300만 원의 이익을 얻은 걸로 보는 거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개인에게 과세하려는 것이 아닌, 사업자임에도 중고거래를 이용해 탈세하는 사람들을 과세하기 위한 취지로 중고 거래 내역 자료 수집 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본인이 얻은 이익이 아니라면 신고하지 마세요"
국세청 관계자는 YTN에 "(안내받은 종소세 내역이) 오류 정보라면, 추후에 세무서에서 연락이 오면 설명하시면 된다"며 "전부 본인이 거래한 내역이 아니라면 신고를 안 하시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금액이 좀 과하다거나 횟수가 많다면 나중에 세무서에서 연락이 갈 것이고 이에 대해 소명하면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떤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할까. 국세청 관계자는 "중고 플랫폼에서 받은 내역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거래를 안 했으면 안 한대로 더 적은 금액으로 거래했으면 그대로 증거가 있지 않냐"면서 "(통장내역, 거래 메시지 등) 본인이 가능한 방법으로 소명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그런 분들까지 세금을 부과하게끔 하진 않을 거다"면서도 "다만 그런 기록을 남겼다면 소명하셔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셀러=사업자'
하지만 사업자가 아니더라도 기존 물건 가격보다 높은 이익을 봤다면 리셀러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단 한 건이라도 내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거래하셨다면, 이익을 취한 만큼 사실대로 신고하시면 된다"며 "사실이 아닌 것은 세무서에 설명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리셀러도 사업자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리셀을 했다면 사업자 신고를 안 했어도 사업자로 본다"며 "왜냐하면 오프라인 가게를 열었는데 주인이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업자가 아닌 게 아니지 않냐. 본인이 이익 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신고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번하게 이뤄지는 사업자의 중고거래'
국세청의 말대로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인인 척 사업자들이 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지어 오프라인 가게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개인인 척 중고거래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부가가치세 10%와 사업 소득에 따른 종합소득세도 신고 후 납부해야 한다.
국세청은 현재 이러한 혼선 상황은 이해하지만, 금액이 과하거나 횟수가 잦다면 확인해야 하는 데이타인 것은 맞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내역이라면 신고를 안 하시면 된다"며 "저희가 더 과세하려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YTN 이은비 (eun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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