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ICK] '쥐꿈'의 영험?...20억 '로또 아파트' 품었다

[경제PICK] '쥐꿈'의 영험?...20억 '로또 아파트' 품었다

2024.06.18. 오후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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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당첨 순간 바로 2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게 되는 이른바 '로또 아파트' 당첨자 이야기인데, 무려 3만 5천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로 지난달 28일 발표된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아파트 한 가구의 1순위 청약 건인데요.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해 8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재건축 아파트인데, 가격이 높아 강남의 새 대장 아파트로 자리매김했죠.

이른바 국민 평수라 부르는 전용면적 84㎡의 실거래가가 42~43억에 이르는 고가 아파트인데요, 조합원의 계약 포기로 발생한 1가구에 대해 1순위 청약을 했는데 청약 경쟁률이 무려 35,076대 1이었습니다.

이 아파트의 원래 분양은 지난 2021년에 이뤄졌는데, 조합원 계약 포기로 인해 발생한 가구인 만큼 이른바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 아니라 그 당시 분양가 19억 5천6백여만 원 그대로 1순위 일반 분양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첨만 되면 바로 20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로또나 다름이 없었죠.

[앵커]
그런데 그 영광의 당첨자를 김 기자가 직접 만났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당첨자를 찾아내서 계약서 작성 현장도 단독 취재를 하고 정식 인터뷰도 했습니다.

원래는 리포트로 제작해 보도할 계획이었는데 방송 직전,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얼굴과 신원이 보도될 경우 원래의 좋은 취지와 달리 혹시라도 예상치 않았던 안 좋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어서 고민 끝에 보도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이분들의 신원을 일체 비밀로 가린 채 스토리만 전하기로 했습니다. 화면이 블러로 처리돼 있는 것도 그런 차원이니까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라겠습니다.

이 가족은 일단 청약 가점이 84점 만점입니다.

그러니까 부양가족 수, 무주택 기간, 청약 통장 가입 기간 등 3가지 조건이 모두 만점이 돼야 하는데요.

주인공은 자녀 다섯을 둔 40대 부부로 이 조건을 모두 맞춘 가족이었습니다.

[앵커]
와우! 만점 청약 통장을 갖고 있으면 그동안에도 웬만한 청약에서 다 당첨이 됐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이분들은 이렇게 만점 통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평소 아파트 청약에 큰 관심이 없어 청약을 해본 적이 거의 없는 분들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지만 남편이 조그만 자영업을 했는데, 당장 사업에 돈이 들어갈 일이 많아서 집 장만에 목돈을 들이는 건 후순위였다고 하는데요.

이번 청약도 전혀 계획이 없다가 부인이 청약 마감일에 우연히 뉴스를 보고 '한번 해볼까' 해서 그냥 넣어봤다고 합니다.

물론 남편은 일을 나간 상태라 상의도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아니면 말고 식으로 그냥 넣어봤다고 합니다.

부인의 말을 잠깐 들어보실까요?

[여성 원베일리 1가구 분양 당첨자 : 애들 학교 보내놓고 우연히 핸드폰을 보다가 기사를 하나 보게 됐는데 그날이 바로 청약 신청일 당일이었어요. 오늘 하루 신청받는다는 걸 보고 '그럼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에 사실 별 기대 없이 넣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이렇게 될지는 저도 몰랐죠. 그래서 애기 아빠한테도 미리 얘기한 것도 없고 제가 그냥 단독으로 넣었으니까…]

[앵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이분들이 당첨되기 전에 특이한 쥐 꿈을 꾸었다면서요?

[기자]
네, 정확히 말하면 이분들이 꾼 게 아니라 남편의 형 되는 분이 꾸었는데, 꿈 이야기를 하자면 이분들이 어떤 집에 들어갔더니 온 방에 쥐들이 가득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놀라고 당황한 상태로 있는데, 이때 이 당첨 여성이 나타나자 모든 쥐들이 이 여성에게 달라붙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여성은 전혀 놀라거나 무서워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로 있었고 쥐들도 물지 않고 그냥 달라붙어 있는 꿈이었다고 합니다. 그래픽에서 보는 것처럼 여성이 저렇게 편안한 마음 상태로 쥐들을 그냥 즐기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가족은 이 꿈 이야기를 들은 뒤 실제로 로또 복권을 사보기도 했지만 로또는 꽝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냥 개꿈이었나보다 하고 잊고 있었는데 불과 한두 달 지난 뒤 이른바 '로또 아파트' 당첨이 된 거죠.

말씀드렸듯이 이 아파트 청약을 한 사람은 이 집의 부인이 아무런 상의도 없이 갑자기 그냥 했는데 꿈에서 쥐가 달라붙었던 당사자여서 꿈과 상관이 크다고 이분들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일단 2억 원에 가까운 계약금을 마련해 계약은 했습니다만 18억 원에 이르는 나머지 잔금을 치르기 쉽지 않아 전세를 놓겠다는 계획인데, 잔금 날짜가 다음 달 26일이니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구절벽 시대에 많은 자녀를 두고 열심히 살아온 부부가 당첨됐다는 소식에 일대 부동산들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손을 걷고 나섰습니다.

부동산 사장님 말씀 잠깐 들어보시죠.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 이런 분은 부동산 전체가 같이 힘을 합쳐서 (전세 계약을) 맞춰줘야 되는 게 저는 맞는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수수료를 받고 안 받고가 아니라, 정말 잘 살아왔잖아요. 그 아이들을 위해서 엄마가 일을 안 하고 아이들에게 정성을 쏟아서 케어를 하는 경우에는 저희가 정말 해줘야 되는 어떤 의무 이런 게 저는 있어서….]

묵묵히 열심히 일해온 선량한 다둥이 가정이 좋은 세입자를 만나 자산도 증식하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봅니다.



YTN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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