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세금" vs "초부자 세금" 상속세 개편 논란...국회 통과는 미지수

"중산층 세금" vs "초부자 세금" 상속세 개편 논란...국회 통과는 미지수

2024.07.27. 오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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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기완 앵커
■ 전화연결 :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정부가 25년 만에 상속세를 전면 개편합니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추고 자녀 한 명당 공제해주는 금액도 10배로 늘어나는데요.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있고, 집 한 채 가진 중산층도 상속세 걱정하는 현실에서 상속세가 더는 부자들의 세금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회 통과라는 과제도 남아있는데 상속세 이슈 전문가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조세정책학회장 오문성 교수 연결합니다. 오 교수님.

[오문성]
안녕하십니까?

[앵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속세 하면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라 생각했는데 이젠 '중산층 세금'이 됐다는 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산층 아닌 초부자 세금'이다, 상속세를 대거 완화하면 불평등이 더 심화할 것 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오문성]
상속세 최고세율이 45%에서 50%로 개정된 연도가 1999년이니까 올해 40%로 개정이 된다면 25년 만의 개정이 됩니다. 상속세는 부의 대물림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되었지만 세율 측면에서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과세 20%를 고려하면 60%가 되고 기업 경영과 관련해서 바로 처분할 성격이 아닌 대주주 지분에 처분을 전제로 한 상속세를 부담시켜서 거버넌스에 치명적인 불안정성을 야기시키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넥슨의 김정주 회장 사망으로 해서 지주회사인 NSC 지분의 29.3%가 공매를 하기 위해서 과도기적으로 기획재정부가 2대 주주가 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죠. 이밖에도 자본시장에서 일부러 주가를 낮추려는 노력도 하기도 하고 그리고 2002년 당시에 32평 시세가 4억 정도였던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024년에는 26억 정도예요. 집 한채만 있어도 상속세를 부담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상속세는 초부자 세금이 아니고 중산층에게 바로 영향을 미치는 세금이라고 할 수 있죠.

[앵커]
이런 논란에도 정부가 내놓은 상속세와 관련해서 시민들도 관심이 높은데요. 상속세의 세율과 과세표준그리고 특히 자녀 공제 금액이 현재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10배나 상향됐습니다. 물가나 자산의 변동을 반영했다고 봐야 하겠습니까?

[오문성]
본래 세금은 과세표준에다 세율을 곱해서 계산하는데요. 이 과세표준을 계산하기 전에 각종 공제가 적용됩니다. 현행 상속세제의 경우에 기초공제 2억 원하고 배우자 공제는 최소 5억 원, 그 한도가 30억이 되는데요. 그밖에 인적공제로서 자녀공제, 미성년자공제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세법개정에서 한 명에 5000만 원하던 자녀공제액을 5억으로 올렸어요. 자녀공제액을 올린다는 것은 결국 저출생의 문제를 고려한 정책으로 보이고 또 다른 측면은 이번 세법개정에서 최고세율은 50%에서 40%로 낮추었지만 과세표준 단계를 조정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불합리한 점을 자녀 공제 인상으로 일부 고려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녀가 많은 집일수록 상속세 부담이 확연하게 덜어지는 셈인데요.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죠. 배우자와 두 자녀가 있는 경우 상속재산이 17억 원이면 상속세가 0원이 된다고요?

[오문성]
제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상속세가 17억 원인 경우 상속인이 배우자 1명, 자녀 2명인 경우를 생각해 보면 기초공제액이 2억 원이 되고 자녀 1인당 5억 원씩이니까 10억 원의 자녀 공제가 되고요. 그래서 기초공제 2억 원과 자녀 공제 10억 원의 합계액이 12억 원이기 때문에 여기다 배우자 공제는 최소 5억 원에다 한도가 30억이니까 최소 우리가 5억은 된다고 봐야 되죠. 그래서 총 17억이 공제되니까 상속재산이 17억 원인 경우에는 한 푼의 상속세를 내지도 않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제가 계산해 보니까 자녀가 없을 때는 과세표준이 7억 원이 되고 자녀가 1명일 때는 과세표준이 5억 원이 되고 자녀가 2명일 때는 지금처럼 과세 표준이 제로가 되기 때문에 결국은 자녀가 많을수록 상속세 부담이 줄어든다고 봐야겠죠.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다자녀 가구일수록 상속세 부담이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되는 건데요. 상속세 이슈 중 중소기업 가업승계 문제도 좀 살펴보겠습니다. 그동안 가업승계의 가장 큰 어려움이 상속세 등 조세 부담이었는데요. 이번 부분에 대해서도 변화가 조금 있었을까요?

[오문성]
이번 세법 개정에서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해서는 아주 대폭의 개선이 있었습니다. 기존 중소기업하고 매출액 5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한정하던 것을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전체로 늘렸습니다. 공제한도도 상향 조정했는데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밸류업 우수기업과 스케일업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공제한도를 기존에 300억, 400억, 600억 하던 것을 각각 2배로 올려서 총 최대 1200억까지 확대했고요.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철학의 기본적인 대표적인 정책인 기회발전특구에 대해서는 아주 파격적인 정책을 채택했습니다. 무슨 말씀이냐면 한도 없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특히 이 문제는 기업균형발전을 위해 도입한 기회발전특구에서 창업을 하거나 수도권 과밀억제권역내의 기업이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는 경우에 한도 없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인 정책 구조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또 하나가 있는데요. 그동안 재계에서 요구했던 것이기도 하죠.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도 폐지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결국 '부자 감세'라는 비판 나올 수 있고 세수 부족 문제도 나올 수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오문성]
저는 현행 상속세법에서 최대주주 등 보유주식을 상속 증여하는 경우에 중소기업이나 매출액 5000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을 제외하고는 20%를 할증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할증평가는 그 시기가 경영권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명분이 있었는데요. 그 기업의 개별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20%를 할증한다는 것이 문제가 많다고 일찍부터 학계나 실무계에서 비판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상속세율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인 데다가 여기에다가 또 추가해서 20%를 할증했기 때문에 그 비난의 강도는 더 강화되었습니다. 이번에 제도가 폐지된 것은 이러한 여러 가지 비판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생각하고 합리적인 개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상속세법 개정으로 세수 감소 예상되고 있죠. 이미 세수가 부족한 상황인데 그럼 어디서 메꿀 것인가 문제 생기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오문성]
이번에 기재부에서 작성한 개정세법 자료에 의하면 상속세제 개정으로 인해서 5년간 4조 정도의 세수 감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개정세법에 포함돼 있는 상속세법의 개정으로 인한 것만 예측을 한 것이기 때문에 상속세제의 합리화가 가져오는 기타세무. 예를 들면 법인세 등의 변화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미래의 경기 상황을 반영해서 정확하게 추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세수감소가 있다고 해서 세제의 합리적 개선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세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우리의 경제 체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서 결국은 기타 세수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사실 상속세 등 세법개정안은 국회의 벽을 넘어서야 하는데요. 거대 야당의 설득이 관건인데 야당은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회 통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오문성]
현재 상황이 여소야대라는 걸 생각해 보면 정부 여당이 생각하는 정책방향을 끌고 나가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2024년 현행 상속세 문제는 상속세가 처음 도입됐을 때의 상황과 많은 변화가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도 상속세율 완화나 대체적인 세목, 즉 자본이득세로 그 제도를 바꾸는 국가가 많은 것을 보면 분명 우리나라도 변화를 받아들여야 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금투세와 종부세의 문제도 시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의 분위기를 보면 야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정부가 설득한다면 접점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정부 세법개정안이 그대로 다 통과되기는 어렵겠지만 종부세 문제는 이번 세법개정안에 아예 들어가 있지 않고 상속세 문제나 금투세는 문제는 큰 방향에서는 야당도 동의를 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앵커]
오 교수님 말씀 감사드립니다.

[오문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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