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교환하려면 택배 언박싱 영상 보내라고?" 아이돌 굿즈 까다로운 환불 조건

[생생경제] "교환하려면 택배 언박싱 영상 보내라고?" 아이돌 굿즈 까다로운 환불 조건

2024.08.14. 오전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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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8월 14일 (수요일)
■ 대담 : 공정거래위원회 박민영 전자거래감시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 (이하 조태현) : 아이돌 좋아하는 청취자분들 있으실까요? 최근 K팝이 인기를 끌면서 아티스트들의 사진, 인형 등등을 판매하는 ‘아이돌 굿즈’ 판매 업체들도 많아졌는데요. 최근 공정위에서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아이돌 굿즈 판매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합니다. 관련 내용 공정거래위원회 박민영 전자거래감시팀장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 공정거래위원회 박민영 전자거래감시팀장 (이하 박민영) : 네 안녕하세요 박민영입니다.

◆ 조태현 : 먼저 이번에 아이돌굿즈 판매사업자를 제재한 사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 박민영 : 예. 아이돌굿즈란 BTS 등 K팝스타들의 사진이나 로고, 캐릭터 등을 사용해서 만든 포토카드, 화보집, 문구류, 인형, 의류 등의 상품을 말합니다. 이러한 아이돌굿즈 및 음반 등을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4개 사업자들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길게는 2019년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제한하거나, 제품 수령 가능 시점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지 않는 행위를 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과 8월에 시정명령 및 경고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하였습니다.

◆ 조태현 : 아이돌굿즈 판매 사업자라면 연예기획사와도 관련이 있나요?

◇ 박민영 : 그렇습니다. 4개 사업자는 위버스컴퍼니, SM브랜드마케팅, JYP쓰리식스티, YG플러스인데, 모두 우리가 잘 아는 대형 연예기획사,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입니다.

◆ 조태현 : 이 사업자들은 어떤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한 건가요?

◇ 박민영 : 위버스컴버니는 ‘위버스샵’이란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운영하였고, SM브랜드마케팅, JYP쓰리식스티와 YG플러스는 각각 ‘에스엠 타운 앤 스토어(SM Town and Store)’, ‘집샵(JYP SHOP)’, ‘와이지 셀렉트(YG Select)’라는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앱을 운영하였습니다.

◆ 조태현 : 해당 아이돌굿즈 판매사업자들은 전자상거래법의 어떤 내용을 위반하였나요?

◇ 박민영 : 주된 법위반행위는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위반으로서, 전자상거래법 규정과 다른 내용을 자신의 판매 사이트에 표기하여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행사를 제한한 것입니다. 이는 크게 보아 청약철회할 수 있는 기간을 법 규정과 달리 짧게 안내한 행위와, 법상 청약철회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청약철회가 불가하다고 안내한 행위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 조태현 : 청약철회할 수 있는 기간을 법 규정보다 짧게 안내했다,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 박민영 : 전자상거래법상에 따르면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를 한 경우 원칙적으로 상품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까지 자유롭게 청약철회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2항에 열거된 6가지의 예외사유에 해당되면 예외적으로 청약철회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한편, 수령한 상품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는데요, 이 경우에는 먼저 말씀 드린 청약철회 제한 사유와 상관없이 최대 30일 이내까지 청약철회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법상 결함이 있는 상품을 수령한 경우에는 수령일로부터 최대 30일 이내까지 청약철회가 가능함에도, SM브랜드마케팅과 JYP쓰리식스티는 상품 상세페이지에 “파손, 불량 등 상품 결함의 경우 상품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까지만 접수 가능하다”고 표기하였습니다. 이러한 문구를 접한 소비자는 7일이 지나면 더 이상 청약철회가 안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청약철회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법위반에 해당합니다.

◆ 조태현 : 청취자 여러분들도 주문한 상품이 불량이면 청약 철회 할 수 있는 기간이 보통보다 훨씬 연장된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법상 청약철회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데도 청약철회를 제한한 경우, 어떤 사례가 있었습니까?

◇ 박민영 : 시간 관계상 대표적인 경우 몇 가지만 소개 드리겠습니다. 먼저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상품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훼손한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청약철회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위버스컴퍼니와 SM브랜드마케팅은 자신의 온라인 쇼핑몰에 ‘상품 포장 개봉 시 반품접수 불가’, ‘포장지 훼손 시 교환·환불 불가’로 표기함으로써, 상품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훼손한 소비자가 청약철회를 주저하거나 포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다음으로 SM브랜드마케팅, JYP쓰리식스티, YG플러스는 주문제작 상품이라는 이유로 ‘교환·환불이 불가능하다’거나 ‘판매기간 내에만 교환, 환불이 가능하다’고 표기하였습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에만 청약철회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즉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개별적으로 생산되는 제품이고, 청약철회를 인정하면 통신판매업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청약철회가 안 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소비자에게 고지하여 소비자로부터 전자문서 등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주문제작 상품이라는 이유로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제한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사업자들이 판매하는 주문제작 상품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단순한 예약 주문 상품으로서, 일정기간 동안 소비자의 주문을 받은 후에 일괄 제작 및 배송하는 상품에 불과하였습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청약철회를 하여 회수한 상품을 재판매하더라도 통신판매업자에게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법상 청약철회 제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이와 달리 소비자에게 고지하였던 것입니다.

◆ 조태현 : 전자상거래법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소비자라면, 사업자가 안내한 내용만 믿고 청약철회 할 생각을 못할 수 있겠네요.

◇ 박민영 : 그렇습니다. 다음으로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상품 공급 사실 등에 대해 통신판매업자와 소비자 간에 다툼이 있는 경우 최종적인 입증책임은 통신판매업자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SM브랜드마케팅, JYP쓰리식스티는 일부 구성품이 누락되었다는 이유로 교환을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상품을 개봉할 때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반드시 첨부해야 한다고 고지하였습니다. 소비자가 개봉할 때 촬영한 동영상을 제시하지 못하면 구성품 누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인데, 이는 전자상거래법과 달리 최종적인 입증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끝으로, SM브랜드마케팅과 YG플러스는 아이돌 음반을 사면 팬사인회 등의 응모 기회를 주는 이벤트 상품에 대해 ‘응모 기간이 지나면 해당 상품에 대한 청약철회가 불가하다’고 안내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응모 기간이 종료되었지만 아직 법상 청약철회 기간 내에 있는 소비자까지도 청약철회를 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가 있고, 실제 당첨자 발표 전까지 청약철회를 허용하되 청약철회를 하는 경우 당첨자에서 제외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사업자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응모 기간이 지나면 청약철회가 불가하다’고 안내하는 것은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조태현 : 여러 가지 부분을 적발하여 제재한 것 같네요. 이러한 법위반 문구를 사업자들은 수정하였나요?

◇ 박민영 : 예. 모든 사업자들이 문제가 된 문구를 작년말과 올해에 걸쳐 자진하여 수정하거나 삭제하였습니다.

◆ 조태현 : 그렇군요. 설명 잘 들었습니다. 이번 제재가 앞으로 아이돌굿즈를 구매하는 분들이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청취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있을까요?

◇ 박민영 :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는 특히 아이돌굿즈의 주된 수요계층이지만 전자상거래법상 권리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엔터업계의 위법행위를 적발 및 시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겠습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경제활동의 주축이 될 청소년들의 전자상거래법상 권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련 업계 전반의 법률 준수 의식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이돌굿즈 판매사업자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법위반 적발시 엄중 제재하도록 하겠습니다.

◆ 조태현 : 지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 박민영 전자거래감시팀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민영 : 네 감사합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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