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ICK] '묻지 마' 전세보증?...HUG에 쏟아진 질타

[경제PICK] '묻지 마' 전세보증?...HUG에 쏟아진 질타

2024.10.17.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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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묻지 마 전세 보증? HUG가 방만 경영으로 국감에서 질타를 많이 받은 모양이군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어제 진행된 주택도시보증공사, HUG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서민들의 전세보증금을 지켜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그 관리가 허술해서 결국 국민의 세금이 비합리적으로 새 나간다는 내용입니다.

우선 HUG의 자금 운용 현황을 보면요.

집주인이 떼먹은 전세보증금을 HUG가 대신 갚아준 돈, 즉 대위변제액이

지난 2016년엔 26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3조5천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전세 사기가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불어난 건데요, 반면 대신 갚아준 돈을 돌려받는 채권회수율은 53.8%에서 14.3%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결국, HUG는 작년 한 해에만 3조8천5백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추세로 볼 때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수조 원 규모의 대위변제를 해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것인데, 이것 자체로 HUG가 잘못했다고 할 수 있나요?

[기자]
네, 전세 보증금이 꼭 필요한 서민을 위해 돈을 대신 돌려주는 건 채권회수가 안 되더라도 해야 할 일이긴 하죠.

그런데 문제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면밀한 검토 없이 그냥 보증을 서주는 행태가 문제인데요.

그러니까 전세금을 떼먹은 전력이 있는 '악성 임대인'에게도 또 보증을 서서 보증금을 떼이는 일이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요,

다주택자 A씨는 2021년에 주택 16곳의 보증금, 38억 원을 반환하지 않아서 HUG가 대위변제를 해주고, '집중관리다주택채무자' 그러니까 악성 임대인으로 지정을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HUG는 이후에 기존 집의 채무 20억 원을 상환한다는 조건으로 반환보증 9건을 신규 발급해줬는데, 이 임대인은 이들 모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HUG가 또 대신 보증금을 갚아줬죠.

이런 식으로 거액의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지적인데요,

어제 국감에서 나온 목소리를 잠깐 들어보시죠.

[윤종군 / 국회 국토교통위 의원 : HUG 사장님! 흉악범 등 재범 가능성이 높은 범죄자를 감시하기 위해서 전자팔찌 채우는 거 잘 알고 계시죠? (예.) 그런데 전자팔찌를 한 범죄자를 경찰이 감시 소홀을 넘어서 또 범죄를 저지르도록, 전자팔찌를 풀도록 도와줬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거 용납할 수 있습니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그런데 HUG가 수조 원의 부실채권을 회계 장부에서 지운 사실도 지적이 됐죠?

[기자]
네, 이건 전세보증금 반환 건과는 다른 부분인데요,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 이춘석 의원에게 낸 자료를 보면 지난 2000년부터 작년까지 모두 4조5천3백여억 원 규모의 채권 상각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채권 상각이라는 건 채무자의 파산이나 회생 불가능 등으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 금액을 수익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채권 목록에서 빼는 작업입니다.

그러니까 회계상으로 드러나는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부실채권 4조5천여억 원을 수익 차감으로 옮긴 건데요,

이렇게 상각 처리를 한 액수와 장부상 부채로 남아있는 액수를 합치면 8조 원대에 이릅니다.

상각 금액의 세부 내역을 보면 기업보증이 3조6천580억 원으로 전체의 80%를 넘었는데, 금액 기준 상위 10개 채권의 상각 이후 회수율은 4.9%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9개는 2%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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