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 4분 '블랙'...아날로그식 저인망 조사 불가피

결정적 순간 4분 '블랙'...아날로그식 저인망 조사 불가피

2025.01.13. 오후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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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록장치 25시간·음성기록장치 2시간 녹음완료
"마지막 4분 블랙박스 자체가 작동하지 않은 듯"
2009년 제작 사고여객기, 블랙박스 보조배터리 없어
"매우 이례적 상황…전원 차단 원인도 조사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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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경위를 알려줄 것으로 기대됐던 블랙박스에서 결정적인 마지막 4분의 기록을 찾을 수 없음에 따라 사고 조사는 매우 힘들게 됐습니다.

기체 잔해의 물리적 상태로 사고 당시의 정황을 추정하는 아날로그식 조사도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김기봉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충돌 직전 마지막 4분의 기록이 없는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

두 장치 모두 기록 용량인 25시간과 2시간의 기록물이 있어, 레코딩은 됐는데 콘텐츠가 전달되지 않은 게 아니라, 특정 시간부터 기록장치 자체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사고조사위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객기 참사 사고조사위 관계자 : 두 시간짜리가 한 시간 56분이 남았다는 게 아니고 두 시간은 다 녹음이 됐어요. FDR도 마찬가지로 25시간은 다 녹음이 되고, 그런데 이제 마지막 4분 앞에서 저장이 더 이상 되지 않아서.]

결국, 블랙박스에 전원 공급이 끊겼다는 정황이 유력한데, 2018년 블랙박스 보조배터리 장착 의무화 시행 이전에 제작된 사고 여객기엔 보조 배터리가 없었습니다.

사고조사위는 전원 차단으로 블랙박스 기록이 모두 중단된 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전원이 차단된 원인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결정적인 단서가 없어진 만큼 보조 단서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관제사와 조종실 간의 대화 기록인 관제통신기록과 착륙 당시 항공기를 찍은 모든 각도의 공항 CCTV, 양쪽 엔진의 상태, 잔해에서 확보한 각종 전자장비, 목격자들 인터뷰 등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사고 기체의 물리적인 상태를 하나씩 살피면서 상황을 역추적하는 아날로그식 정황 조사도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 : 그 경고등을 찾아서 현미경으로 보면, 필라멘트가 끊어진 모양을 보면 불이 들어온 상태에서 끊어진 건지 아니면 불이 안 들어온 상태에서 끊어진 건지 이런 걸 알 수가 있죠. 아니면 계기판이나 속도, 엔진 계기판 같은 것에 바늘이 있는데요, 충격 때문에 그 바늘이 계기판 뒤 백플레이트를 칩니다. 그러면 치는 그 모습 같은 걸 보고….]

아울러 블랙박스에 기록돼있는 25시간의 비행기록과 2시간의 음성 녹음에서도 간접적인 단서를 찾기 위해 정밀 분석을 벌일 계획입니다.

하지만 사고 순간의 정황을 담은 가장 직접적이고 분명한 기록이 없는 만큼, 사고 경위를 밝히기 까지는 훨씬 길고, 어려운 과정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YTN 김기봉입니다.



영상편집 : 정치윤


YTN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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