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보호' 나선 인스타·틱톡...실효성은 '미지수'

'청소년 보호' 나선 인스타·틱톡...실효성은 '미지수'

2025.02.15.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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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목소리에 글로벌 플랫폼 ’청소년 보호’ 시작
틱톡, 가입연령 제한…인스타그램 ’10대 계정’ 신설
’페이스북’ 등 다른 SNS도 ’청소년 계정’ 검토
성인 주민번호 도용, VPN 활용 시 규제 무용지물
국회에 ’청소년 SNS 이용시간 제한’ 등 법안 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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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NS가 청소년을 범죄로 이끄는 온상이라는 지적에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하나둘 청소년 보호 조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입 연령을 제한하거나 청소년 계정은 따로 관리해 유해 콘텐츠 접촉을 차단하는 건데요.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과연 청소년의 과도한 SNS 이용이나 범죄율을 낮출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검거된 '목사방' 총책 '김녹완'의 수법은 'n번방'이나 '박사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SNS상에서 알게 된 표적을 텔레그램으로 유인해 개인정보를 빼내고 약점을 잡아 성적으로 착취했습니다.

피해자는 '박사방'보다 무려 3배 많은 234명.

더한 충격은 이 가운데 10대가 무려 159명으로 70%에 이르고, 김 씨에게 포섭돼 조직원으로 활동한 가해자도 10대가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뒤늦게 텔레그램 측에서 수사에 협조하면서 덜미가 잡혔지만 SNS상에는 10대들을 노리는 검은 손길이 여전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인스타그램의 다이렉트 메시지 등을 합치면 청소년 사이버폭력의 60%가량이 SNS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소년들이 과도하게 SNS에 빠지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하나둘 '청소년 보호'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입연령 제한이 없던 '틱톡'이 만 14세 이상으로 약관을 바꾸고,

인스타그램이 만 14세 이상 18세 이하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호 강도가 높은 '청소년 계정'을 만들기로 한 게 그 예입니다.

[이슬기 / 메타코리아 대외정책팀 이사 : 새로운 계정을 만들게 되면 자동으로 비공개 계정으로 설정되고,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DM을 받거나 모르는 사람이 나를 태그하거나 언급하거나 리믹스하는 등 모든 것이 제한됩니다. 또한 청소년이 부적절한 컨텐츠를 보지 않도록….]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특히 페이스북 등 자사의 다른 SNS에도 '청소년 계정'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성인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다든지 'VPN', 가상사설망을 활용하면 규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여전히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쥐여 줘도 될지 우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10대 청소년 학부모 : 제일 걱정되는 건 사실 범죄로 이어지는 것들, 여자아이를 키우다 보니 무분별하고 (SNS) 안 하면 또래 문화에서 소외감을 느끼니까…. 제도 부분에서 기준이 있으면 거기에 맞출 수 있는데 가정마다 다르고 아이들 발달과 성장 과정에 따라 다르다 보니 (균형을 맞추기가 힘든 것 같아요.)]

호주에서는 최근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어길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등 세계 각국도 SNS에서의 청소년 보호 강화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국회에서도 청소년의 SNS 이용시간을 제한한다든지 중독성 있는 콘텐츠를 규제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진전은 없는 상태.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 속에 일각에서는 SNS 기업의 이 같은 조치가 과도한 청소년 기본권 제한이라는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촬영기자 김정원
디자인 이원희


YTN 황혜경 (whitepape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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