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불가피하다더니 실적은 '굿'?...눈물은 서민 몫

가격 인상 불가피하다더니 실적은 '굿'?...눈물은 서민 몫

2025.02.18. 오전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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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잇따르는 가격 인상 소식,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르는 느낌입니다.

업계는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어쩔 수 없다고 호소하지만, 주요 식품업체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정부가 뒤늦게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는데, 강제성도, 뚜렷한 해결책도 없어서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을 보는 소비자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를 피부로 느낍니다.

[장윤정 / 서울시 용산구 : 예전에는 그래도 20만 원 이렇게 장을 봤는데 요즘에는 30만 원이 기본이 되는 것 같고]

새해 들어 식품업계는 너도나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커피 전문점이 잇따라 가격을 올렸고, 과자와 빵,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가격을 올린 브랜드만 15종이 넘습니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2.7% 상승해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고,

10% 넘게 오른 품목도 많았습니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이 올라 불가피했다고 호소하지만, 지난해 매출 3조를 돌파한 오리온과 스타벅스를 비롯해 주요 식품업계의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혼란을 틈탄 가격 인상이란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식품업계 관계자를 불러 모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수출이 잘 돼 실적이 좋을 뿐 국내 영업 이익률은 매우 저조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 이익만 보면 수출 실적이 좋은 삼양과 오리온의 성장률은 높은 데 반해 내수 위주 기업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관세 정책 등으로 수출을 돕고 업계는 수출이 잘 되는 만큼 내수 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지만,

여전히 환율 불안정과 원재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한계가 분명합니다.

한동안 식품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 한파'는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윤재희 / 서울시 동작구 : 남편 월급은 안 오르는데 그냥 그 내에서 사야되니까 여러 가지로 저축도 많이 못 하게 되고]

일부에선 이런 상황에 대해 나사가 조여오는 것처럼 가계를 압박하는 경제 상황인 '스크루플레이션'이란 진단까지 내놓는 가운데 물가 인상을 바라보는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오동건입니다.


촬영기자: 권석재

디자인: 지경윤



YTN 오동건 (odk798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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