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후기인 줄 알았는데 광고, 속지 않는 방법

[팩트체크] 후기인 줄 알았는데 광고, 속지 않는 방법

2025.03.15. 오후 8: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팩트체크]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5년 3월 15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 사실 확인이 필요한 허위 의심 정보에 대해 짚어보는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체커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선정수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오늘 팩트체크 주제는 '후기형 광고'인데요.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제품을 사용해봤더니 어떻더라 하는 후기가 많은데요. 이 제품 사용 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후기를 가장한 광고도 판을 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 선정수 :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기만적 광고행위를 뒷광고라고 부릅니다. 연예인이나 유명 유튜버, 블로거 등이 업체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대가로 관련 제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게시하는 건데요.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모레퍼시픽, 엘지생활건강, LVMH코스메틱스, LOK, 다이슨코리아, TGRN, 에이플네이처 등 7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후로도 꾸준히 공정위는 SNS를 점검해 뒷광고 게시글을 적발하고 시정해 왔다고 하는데요.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죠. 지금도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후기를 가장한 광고가 많이 나돌고 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나 블로그, 티스토리 등에 사용자 후기를 가장한 광고글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사례가 많은데요. 거의 모든 제품군에 나타나고 있지만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은 특히 이런 현상이 심각합니다. 게임에 삽입된 광고를 잘못 클릭하거나, 포털 뉴스를 보다가 구글 애드링크를 통해 전송되는 광고를 잘못 클릭해 이런 사기성 후기로 접속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 사례를 가져와 봤습니다.

◇ 최휘 : 네. 실제 사례라니 흥미진진한데요. 무슨 내용인가요?

◆ 선정수 : 저는 모바일 구글 크롬을 쓰고 있는데요. 디스커버라는 뉴스 피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걸 보다가 첫 페이지에 노출된 잡지사 기사를 따라 들어왔더니 기사 안에 심어진 광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흑자> 관련 광고였는데요. 흑자라는 말이 생소해서 궁금증이 나서 일단 클릭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사용자 후기 형식의 네이버 포스트 게시물로 연결이 됐습니다. 구글에서 보여준 잡지사 기사 안에 광고가 심어져 있었던 것이고요. 그 광고를 클릭했더니 네이버 포스트 게시물로 연결이 된 거죠. 그럼 이 게시물은 100% 광고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광고가 아니라면 광고주가 배너를 클릭했을 때 연결되는 URL 주소를 일반 시민인 사용자 후기로 연결할 이유가 없겠죠.

◇ 최휘 : 사용자 후기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 선정수 : 포스트 이름은 <올바른 건강관리>인데요. 지난해 9월 5일에 올린 이 게시글이 유일한 콘텐츠였습니다. 심각한 흑자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렸다가 열심히 공부해서 관리 방법을 알게 됐고 이걸 공유한다는 <순수 정보성 글>이라고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홍보 요청이 와도 절대 받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고요. 13년 차 응급실 간호사이자 40대 워킹맘이라고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112편의 논문을 찾았고, 커뮤니티글 1286건을 분석했다는 설명도 곁들입니다. 일단 흑자란 무엇인지 말씀드리면, 흑자는 피부에 생기는 갈색 반점을 말합니다.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여러가지 방법을 써봤는데 해결되지 않았고 열심히 공부해서 해결방법을 찾았고 그 방법에 맞는 제품을 소개한다. 이런 순서로 글이 전개 됩니다.

◇ 최휘 : 요즘엔 피부관리에 신경 쓰는 남성분들도 많을 정도여서 피부 미용에 관한 정보에 관심 가질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글 보면 어떻게 광고인지 구분할 수 있죠?

◆ 선정수 : 일단 이 글에 대해 좀 더 말씀 드리면, 글 첫머리에 여태껏 자신이 해왔던 관리방법의 실패 원인, 가장 효과 있는 핵심 성분 3가지, 결론 요약 이런 식으로 글이 꾸려졌다고 알려주고 시간이 없으면 결론 요약만 읽으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이것저것 기준을 늘어놓고 기준에 맞는 제품을 정리한 표를 보여주죠. 이어 <공감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각종 커뮤니티 인기 글이 되고 나서 제품 문의가 너무 많이 온다.>는 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제품을 공개한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까지만 공유하고 삭제하겠다고 써있는데요. 이게 벌써 6개월 전에 쓰여진 글인데 아직도 버젓이 남아있습니다.
1위는 C사 제품이었고요. 화장품 업체로 연결되는 링크가 걸려있습니다. 2위는 K사 제품인데 단종됐다고 전하며 죽은 링크를 걸어놓습니다. 일반인의 사용 후기를 가장한 글이지만 결국에는 제품 업체 쇼핑몰로 연결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선의로 내 경험을 나눠 줄 목적으로 작성한 글이라면 특정 업체의 쇼핑몰로 연결을 시킬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일반 소비자의 블로그 게시글이 구글 애드에 <광고>라는 문구와 함께 노출될 이유가 없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잡지사 기사의 <광고> 배너를 클릭하고 사용자 후기로 끌려 들어온 거죠. 그리고 그 끝은 업체 쇼핑몰로 유도되는 배너이고요. 그렇다면 이 후기는 저의 구매를 유도할 목적으로 후기처럼 꾸며진 광고인 겁니다.

◇ 최휘 : 저도 몇 번 이런 후기를 가장한 광고를 접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요. 다른 사례도 좀 알아보죠.

◆ 선정수 : 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오랫동안 치료해도 잘 낫지 않고 재발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비염에 걸리면 코로 시원하게 숨을 못 쉬고 힘들어 해서 부모님들이 굉장히 걱정하는데요.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이용하는 광고들도 많습니다. 한 네이버 포스트 중에는 <8년간 우리 아들 괴롭힌 비염, 축농증 극복한 후기>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도 마찬가지로 아들의 비염과 축농증을 고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한 끝에 효과 있는 성분을 발견했고, 그에 맞는 제품을 찾아서 먹어봤더니 싹 낳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종류의 홍보 문의를 받지 않는다고 적어놨고요. 특정 성분 함량을 다룬 표를 공개하면서 두 회사 제품을 추천합니다. 그런데 한쪽은 살아있는 링크고 하나는 죽은 링크입니다.
이 포스트에는 다른 글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이 비염 관련 글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게시물이 삭제돼 있습니다.

◇ 최휘 : 요즘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과 그 부모님들이 키 성장 관련 제품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은데요. 이 분야에도 후기형 광고가 판을 친다면서요?

◆ 선정수 : 네 네이버 블로그에 한 사용자가 <키 작은 부모 밑에서 180cm 까지 큰 아들의 키 성장 핵심 비밀>이라는 후기가 있는데요. 글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글을 쓰게 된 목적은 큰아들의 키가 너무 크지않아 너무 속상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우울증까지 왔던 내가 지난 2년동안 고군분투하며 알게 된 방법을 공유하는 "순수 정보성" 글이다. 그동안 아이 키 성장 비용으로 수백, 수천 이상 쓴 사람이라면 키 크는 원리의 진실을 밝히는 이 글이 다소 충격적이고 불편할 수도 있다.> 앞선 후기 광고와 굉장히 비슷한 도입부죠. 스스로를 8년째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40대 워킹맘으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앞선 글도 보세요. 13년차 응급실 간호사, 워킹맘이라고 소개하는데요. 이게 소비자의 신뢰를 사기 위한 장치인 거죠. 114편의 국내 논문과 키성장 카페와 커뮤니티 관련 후기글 2042건을 분석했다고도 합니다. 이어 각고의 노력 끝에 키성장의 원인이 되는 특정 영양성분을 찾아냈다고 하면서 함량 비교표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관련 문의가 너무 많아서 제품을 공개한다고 하면서 제품 제조업체의 링크를 제시합니다. 물론 링크는 2개죠. 하나는 살아있는 것, 하나는 죽은 것이고요.
자신의 아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진짜 일반인 소비자 행세를 하고 있는데요. 자기 아들 사진이니 무단 도용시 법적 조치하겠다는 경고도 달아놨는데요. 정작 사진 검색을 해보면 일본 학교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사진으로 나옵니다.

◇ 최휘 : 사용 후기를 가장한 광고이고, 아들 사진이라면서 도용하지 말라고 한 건 남의 집 아들 사진이네요. 사기에 가까운 것 같은데요.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횡행하고 있는 걸까요?

◆ 선정수 : 이런 식으로 후기를 가장한 광고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동일한 형식인 걸로 봐서는 광고 대행사가 <후기 알바생>들에게 일러주는 포맷으로 추정됩니다. 일부는 광고대행사가 블로그나 SNS계정을 만들어서 이런 후기형 광고를 올리는 걸로 파악이 됐고요.
후기 알바는 광고 대행사에서 돈을 받고 일반 시민 사용자가 쓴 것처럼 후기를 올리는 아르바이트를 말합니다. 알바생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서 글 몇 개 만들어서 올리면 돈을 주니까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되는 것이고요.

◇ 최휘 : 이런 후기형 광고는 소비자를 분명히 기만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 데요. 불법이 아닌가요?

◆ 선정수 : 공정위 소관인 표시광고법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ㆍ광고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거짓ㆍ과장의 표시ㆍ광고 ▲기만적인 표시ㆍ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ㆍ광고 ▲ 비방적인 표시ㆍ광고 인데요. 공정위는 이런 후기형 광고를 단속하는 기준으로 <광고주와 추천ㆍ보증인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부당한 표시ㆍ광고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추천ㆍ보증인이 상품을 실제 사용하고 추천ㆍ보증 등을 하는 것처럼 글을 작성했는지 여부, 추천ㆍ보증의 내용, 보통의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인상,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하지 않는 행위가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당성을 판단한다>고 밝힙니다. 식약처는 식품표시광고법을 집행하고 있는데요. 식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광고에 후기를 사용했을 때에도 여러가지 규제를 받게 됩니다. 질병의 예방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거나, 식품 등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현 등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이죠.
이런 후기형 광고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광고를 할 수 없는 제품이 많습니다. 키성장 관련 제품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강기능식품도 아니고 일반 식품인 경우가 많죠. 우유 단백질이나 산양유 이런 것들을 강조하는데요. 일반 식품인데 키를 키워준다고 광고할 경우 너무나도 명백히 부당광고로 단속되기 때문에 이런 후기를 이용하는 것이죠. 앞서 살펴봤던 비염치료 제품도 일반 식품이거든요. 일반 식품인데 비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 이런 식으로 광고할 수 없으니까 교묘하게 후기를 앞세우는 거고요. 정말로 효과가 있으면 의약품으로 허가 받고 판매를 하겠죠. <흑자> 관련 제품은 일반 화장품인데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 것이고요. 죄다 단속 대상입니다.

◇ 최휘 : 이런 광고들에 속지 않는 방법, 뭐가 있을까요?

◆ 선정수 : 의외로 쉬운 구별법이 있습니다. 후기가 게시된 해당 포스트/블로그/티스토리에 남아있는 다른 글을 찾아보면 됩니다. 보통 이런 알바에 동원되는 계정은 알바글 1~2개가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전업으로 사기성 후기에 매달리는 사람이라면 더욱 교묘히 꾸밀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은 글 1~2개가 전부입니다.
그리고 가장 확실한 구별법은 마지막에 업체 사이트로 넘어가는 URL 또는 배너가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선의의 정보 제공자를 가장해 2개의 링크를 주지만 하나는 죽어있는 링크이고 1개만 살이 있어 쇼핑몰로 연결되게 해놓는 경우가 많은데요. 광고주 입장에선 광고비를 지출하면서 남의 업체 좋은 일 시키기 원하지 않겠죠?
약이 아닌데 특정 효능 효과를 강조하는 것은 무조건 거르는 게 좋습니다. 제품 옆면 등에 표시된 <제품 유형>을 살펴보면 의약품인지, 의약외품인지, 또는 건강기능식품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식품(기타 가공품으로 표시된 제품이 많음) 또는 일반 화장품은 약효를 낼 수 없습니다. 약효가 나지 않는 것을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면 처벌을 받게 되니까 이런 교묘한 방식을 동원해 사용자 후기를 가장하는 겁니다.
당국이 좀더 철저히 대응해야 할 것 같고요. 푼돈 쥐어보려고 후기 알바 하는 분들도 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주머니에 돈 몇 푼 들어오는 동안에 효능을 기대하는 많은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털리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남의 불행을 먹고 살면서 좋은 일 생기기 어렵겠죠.

◇ 최휘 : 구별법 잘 정리해서 알려주셨습니다. 구별법 잘 익혀두시고, 소비할 때 광고글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선정수 : 네. 고맙습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였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