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 세계 경제 '메가톤급' 충격

'트럼프 관세 정책' 세계 경제 '메가톤급' 충격

2025.04.08.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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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 정책이 세계 금융시장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계 0' 상태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최악의 폭락 사태가 연출되는가 하면 주식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각국의 대응 방안과 함께 금융시장 동향도 알아보겠습니다.

어제 5% 넘게 폭락한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일단 오늘은 반등에 성공했어요.

[기자]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어제 하루 3조 원 넘게 투매했는데 오늘은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스피 코스닥 모두 개장과 동시에 2∼3%의 반등을 보였지만, 오후로 접어들면서 상승세를 반납한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미국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국내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마감한 뉴욕증시도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졌죠?

[기자]
일단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 이뤄졌던 투매는 일단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지난주 2거래일간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9천6백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말이 9천6백조 원이지, 미국의 1년 예산과 비슷한 금액이고요,

우리나라 1년 국내총생산, GDP가 2천3백조 원가량인데 국내총생산의 4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3거래일 연속 급락세로 개장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낙폭이 5%대에 달하며 3일 연속 급락장을 이어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에 90일간 상호 관세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근거가 불분명한 보도가 나온 뒤 3대 지수는 무서운 속도로 급반등하며 상승 반전했습니다.

10여 분 사이 나스닥 지수는 장중 저점과 비교해 상승 폭이 무려 10%를 넘어서기도 했고요

다우지수는 장중 저점 대비 고점까지 2,600p 가까이 상승해 사상 최대 일간 변동 폭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이 상호관세 일시 중단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공식 확인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다시 급락한 뒤 보합으로 마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잘못된 정보에 따른 소동으로 장중 2조 4천억 달러, 우리 돈 3천500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불어났다가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맞불 관세'를 발표한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했죠?

[기자]
미·중 간의 관세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중국산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한 뒤, 지난 2일 상호 관세 조치로 중국에 34%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습니다.

중국 역시 지난 4일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보복 관세를 10일부터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가 SNS를 통해 재보복 관세를 천명한 겁니다.

중국이 발표한 보복 관세 34%를 즉시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도 9일부터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게 현실화하면 중국제품에는 104%의 관세가 매겨지는 셈인데, 현재 미국에서 100원 하는 중국산 물건이 200원 이상으로 뛴다는 얘깁니다.

[앵커]
50% 추가 관세 경고에 중국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놨죠?

[기자]
오전에 즉각적으로 중국 상무부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담화문에서 50% 추가 관세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만약 격상한 관세 조치를 이행하면 중국도 단호히 반격 조치를 해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추가 관세를 절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중국의 보복관세, 여기에 미국의 추가 보복관세가 어지럽게 난무하면서 미·중 관세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펼쳐질 조짐인데,

이 때문인지 미국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직격탄을 맞고 있죠?

[기자]
중국 현지 생산 의존도가 높은 애플은 그야말로 재앙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한 뒤 애플은 3거래일 동안 19% 하락해 시가총액은 천조 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으로 꼽히는 주요 빅 테크 업체 가운데 AI 대장주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은 지난주 급락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로 차이가 있습니다.

※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 2023년 주식 시장의 엄청난 상승세를 이끈 7개 거대 기술 기업.

1960년 영화 '황야의 7인'에서 따온 이 용어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짐.

무엇보다 주요 제품인 아이폰의 90%를 중국에서 생산, 조립한다는 점이 주가 급락의 원인입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공언한 54%의 관세율을 적용하게 되면

출고가 1,599달러의 아이폰16 프로맥스의 미국 내 소비자가격이 2,3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 내 아이폰 판매 실적이 급락할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애플 공급망의 10%만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데도 3년이 걸리고 금액도 3백억 달러, 44조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의 천 달러대 아이폰은 사라지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중국이 트럼프의 추가 관세 언급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인데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각국의 움직임 점점 숨 가빠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협상을 제안하면서도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대응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상호 무관세를 제안했다고 밝혔는데 협상이 결렬되면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보복도 시사했습니다.

아시아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거나 무역 대표단을 미국에 보내 협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시바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25분간 전화 통화로 관세 문제를 협의했으며 후속 협상을 위한 팀을 파견하기로 했고요

베트남은 대미 관세를 0으로 낮추겠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회담을 요청한 나라들과 즉각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며 협의에 응하겠다는 태도는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역적자가 사라지지 않으면 관세 유예나 철회는 없다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앵커]
회담을 요청한 나라들과 즉각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결국은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낮춰줄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게만 된다면 다행입니다.

양자 무역 적자 규모가 가장 큰 중국과 관세 치킨 게임에 집중하면서 다른 나라에는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한, 다른 나라들이 '맞불 관세'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미국이 각 나라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당장 철회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미국 동부시각 내일부터 우리 시각으로는 내일 오후 1시부터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과 자동차는 25%의 관세가 부과됩니다.

[앵커]
우리 정부의 대응도 궁금한데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 시도를 위해 오늘 오전에 미국으로 출국했죠?

[기자]
정 본부장의 방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첫 고위급 미국 방문입니다.

정 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미 흑자 규모를 줄여야 하는데,

그렇다고 수출을 줄이긴 어렵고 결국은 수입을 늘리는 쪽으로 여러 가능성을 검토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흑자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1,278억 달러, 수입은 721억 달러로 무역수지 557억 달러, 대략 81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일단 트럼프 관세의 파고를 넘기 위해 10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다음 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상환경 변화에 3조∼4조 원을, 서민·소상공인 지원에도 3조∼4조 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입니다.



YTN 최재민 (jm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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