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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채운 앵커, 조혜민 앵커
■ 출연 :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에 어두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에 이어 이제 한국과 미국이 본격적으로 관세 협상에 나섭니다.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장과 함께 한 주간의 경제 이슈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지난 16일에 미국과 일본의 첫 관세협상이 있었습니다. 예정에 없던 트럼프가 깜짝 등판했고요. 또 일본으로서는 피하고 싶었던 방위비 분담금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당장 이번 주에 우리가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어떤 점들을 참고하면 좋을까요?
[이인철]
5개 우선협상대상국 가운데 일본이 가장 먼저 매를 맞았습니다. 동상이몽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에 큰 진전이 있었다라고 얘기했지만 일본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입장 차이가 있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이렇게 고위급 회담에 참석을 하니까 일본 언론들이 이례적으로 난입이라는 표현까지 썼어요. 일본은 미국에 대해서만큼은 절대적으로 을로 바짝 엎드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만큼 충격이었다는 건데. 앞서 보셨습니다마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 일본과의 무역적자가 1200억 달러다. 약 170조 원에 달하는데 이걸 제로로 만들겠다고 강하게 압박하면서 크게 세 가지를 요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 일본의 자동차 안전기술을 완화해라. 일본이 미국에서 1년에 140만 대 가까운 자동차를 파는데, 정작 일본 내에서는 미국산 자동차의 점유율 거의 1~2만 대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했고요. 또 하나가 미국산 쇠고기를 포함해서 육류, 쌀, 콩과 같은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라는 거고 그리고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더 증액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러자 일본은 일부 요구는 수용하겠지만 그러나 모든 장벽을 바꾸는 건 어렵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요청한 상태고요.
어쨌든 양국은 이달 말 2차 회담을 통해서 본격적인 담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이내 뭔가 결과를 내놓겠다,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 관세 문제와 방위비는 분리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자협상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제는 우리나라예요.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나올 것으로 보이고요. 또 방위비까지 패키지 딜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서 우리도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일본과 비슷한 우리 차례인 것 같은데. 미국 요청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두 경제 수장이 만나서 통상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하는데 베센트 재무장관 , 관세협상 키맨으로 불리잖아요. 미국이 협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인데 어떻게 보시나요?
[이인철]
일단 베센트 장관만 나오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데 2+2 회담이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장관급 회담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은데. 워싱턴에서는 G20 재무장관 회담이 있어요. 그러니까 미국 측의 요청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워싱턴으로 가고, 여기에다 안덕근 산자부 장관도 갑니다. 이렇게 되면 베센트 재무장관과 더불어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까지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미국 측은 이번 협상을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관세 문제를 넘어서 방위비 문제까지 패키지로 푸는 이른바 원스톱 쇼핑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일본과 똑같습니다.
반면에 우리 정부는 관세하고 방위비는 별개 사안으로 보고 각각 대응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번 협상에는 우리는 어쨌든 미국이 원했던 조선업 협력이라든가 에너지 확대, 여기다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이고 우리가 한미FTA 체결 국가이기 때문에 이 때문에 비관세 문제도 있는 거다라고, 집중적으로 이 부분을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압박하고 있는 건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면 큰 이득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성급하게 타결에 나서게 되면 이게 기본이 돼요. 그리고 이후에 협상하는 국가가 우리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할 경우 우리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매를 먼저 맞는 것도 좋은 게 아니라 지금 굉장히 민감한 문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같은 경우 경제성 문제로 고민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아마 대선 이후로 넘기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앵커]
방금 말씀해 주신 조선업과 알래스카 LNG 이 2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조선업 같은 경우 우리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알래스카 LNG 사업 같은 경우에는 미국 내에서도 사업성이 확실한 것이냐 의문이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보시나요?
[이인철]
맞습니다. 한국의 협상카드가 뭐냐? 말씀하셨던 것처럼 미국이 먼저 손을 내민 조선업 협력과 에너지 구매, 여기다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인데요. 우리나라 LNG 경우에는 최대 수출국이면서 수입국이고 그동안 중동산 비중이 높아서, 미국산 비중은 지난해 기준 12%니까 수입 다변화 측면에서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좋은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인데, 여기는 경제성이 문제예요. 총 초기자본은 64조 원이 들어가는데 알래스카 북단은 1년 내내 꽁꽁 얼어 있어요. 사업성이 좋지 않아서 그걸 북단에 있는 가스를 1300km의 가스관을 통해서 남부로 끌어와서 그걸 동아시아 국가에 보내는 사업입니다.
이미 일본과 대만이 참여 의사를 밝혔어요. 그래서 우리는 직접 참여보다는 거기서 난 가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매번 홍보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굉장히 공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걸 협력하는 대신에, 이미 양국간 실무 협의가 진행된 만큼 이걸 카드로 해서 우리가 상호관세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게 필요해 보이고. 또 하나 거론되는 게 미국이 굉장히 답답한 게 국채예요. 혹시 한국에 대해서 미국 국채 매입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데요. 저는 땡큐 하면서 받을 것 같아요. 왜냐, 이건 우리 실보다 득이 더 많을 수 있다. 왜냐, 우리나라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은 전체 국채의 0.4%, 중국이 13%, 일본이 10%니까 현저하게 낮은 게 맞아요. 이걸 받는 대신 뭘 요구하느냐. 상설 스와프를 하자. 지금 미국은 5개 통화국과 상설통화스와프를 하고 있어요, 무제한. 유로화, 영국의 파운드화, 일본의 엔화, 스위스의 프랑, 캐나다 달러. 5개 통화국과 무제한 상설 스와프를 해서 필요할 때마다 달러를 꺼내 쓸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하다면 우리 외환시장 안정에 굉장히 크게 기여해요.
여기다가 미국 국채는 중국이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쫓기는 입장이에요. 누군가는 이걸 사줘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협상에서 우리가 갑이에요. 하나를 더 얹어서 그러면 우리는 환율관찰 대상국이에요. 이게 지금 비관세 장벽으로 문제가 되고 있거든요. 왜냐, 무역수지가 200억 달러가 넘고 우리가 외환시장 개입을 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풀어야 되는데 일정한 방향으로 달러를 풀 수 없게끔 분기마다 우리는 미국에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에 달러 얼마를 풀었다. 그러니까 이걸 해소해 달라. 왜냐, 어차피 국채를 사기 위해서 우리가 달러로 사와야지, 원화로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걸 풀지 않는 이상 국채를 인수할 방법이 없다라고 해명하면서 이 두 가지 카드를 꺼내면 아마 미국은 NO할 거예요. 왜냐, 자기네들이 우리나라가 사주는 것보다 이걸 풀었을 경우에 자기네들이 더 손해거든요. 그러니까 협상이라는 건 상대방이 받지 않을 카드를 내놓는 게 아니라, NO가 아니라. 상대방이 받지 않을 더 센 카드를 내놓게 되면 자연스럽게 목소리도 높아집니다.
[앵커]
미중 무역전쟁도 한번 짚어보고 싶은데요. 희토류랑 반도체뿐만 아니라 압박전선이 해운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데. 입항 수수료 카드까지 꺼내들었어요. 어떻게 생각하면 될까요?
[이인철]
미국의 관세전쟁이 통화전쟁, 광물전쟁, 조선해운전쟁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 해운사뿐만 아니라 중국 배를 이용하는 해운사한테도 입항료, 수수료 받겠다는 겁니다. 미국항에 들어가자마자 돈 받겠다는 거예요. 톤당 석 달 후부터는 1톤당 50달러, 2028년부터는 3배가 오릅니다. 140달러까지 올리겠다는 얘기예요. 이 얘기는 뭐냐, 중국 조선사만 입항을 못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못 파는 게 아니라 중국 조선을 이용하는 다른 교역국가들도 중국 배 앞으로 사지 마. 중국 배는 못 들어와라는 의미거든요. 이렇게 되면 중국 선박 점유율이 지난해 70%예요. 당연히 기존에 갖고 있는 배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인도받을 건 주문 취소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입항 수준이 핸디캡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한국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서 굉장히 좋은 얘기인 건 맞는데, 중국도 당연히 이에 대해서 반발하면서 강력한 보복조치를 시사하고 있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동맹국으로부터 배를 사겠다라고 언급했거든요. 미국은 1920년대부터 해운법을 통해서 미국인이 만들고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인이 소유한 선박만 미국 내 항구를 오갈 수 있도록 법을 제정했는데 이것까지 바꾸겠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조선업이 쇠퇴해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가 안 돼요. 제대로 된 배 한 척을 못 만든다는 게 팩트이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해서는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선업 패권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되면 미 해군군함, 앞으로 30년 동안 360척 이상 건조를 해야 되는데 이게 다 누구한테 가느냐. 중국 배제하고 한국하고 일본이에요. 그런데 일본은 중소형선박을 만들지, 우리처럼 LNG나 이런 프로젝트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최대 수혜를 입지 않겠느냐. 그래서 주식가격이 거의 2배 이상 뛰었어요. 그런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미국 내 군함의 유지보수를 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어요. 일단 배를 사주겠다. 대신에 미국 내 조선소에 투자해라. 그리고 숙련된 기술자를 데려와라. 우리도 지금 일감 밀려서 조선업 사람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현장에 가보시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이걸 요구하고 있고 그래서 실제로 울며 겨자 먹기로 한화조선은 미국의 필리오션 조선소를 인수했고요.
여기다가 HD현대중공업도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를 기술역전, 기술이전을 통해서 협력하기로 했어요. 왜냐, 미국 군함의 유지보수, 정비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 장미에는 가시가 늘 있다. 아마 미국도 중장기적으로 조선업 패권도 미국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에 물론 이런 걸 기술과 제조, 유지보수, 조선업 부활을 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우리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말이 자주 바뀌기도 하고 관세도 90일 동안 유예가 갑자기 떨어졌고요. 중장기적으로 조선해운 패권을 미국이 가져가려고 한다면 이번에 중국에 부과한 입항수수료 그런 것들은 철회되지 않고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나요?
[이인철]
계속 갈 거예요. 지금은 중국이 1000여 대 배를 만드는데 미국에서는 제대로 된 배 1척 못 만든다고 트럼프 대통령 입으로 얘기한 거고 실질적으로 미국의 조선소를 가보시면 모두 다 다시 세팅해야 되는 그런 정도로 굉장히 열악해요. 열악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해운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지금 당장 미국의 자립적인 기술로는 중국과 맞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조선이 뛰어난 한국, 일본을 방패막이 삼아서 조선에 유일하게 돈을 쓰겠다는 거예요, 달러를 쓰겠다는 겁니다. 전 분야에 대해서 반도체 보조금 이전에 주겠다는 거 못 주겠다는 거잖아요. 관세 물리게 되면 자동으로 미국에 가서 공장 짓는다는 논리지만 조선업만큼은 전 세계로 나가 있는 해군의 유지보수를 위해서는 투자하겠다. 대신에 다만 배를 사주는데, 유지보수를 한국에 있는 조선소에 와서 유지보수하는 게 아니라 미국에서 조선 유지보수할 테니 거기다 투자하고 기술 이전을 시켜달라는 요구이기 때문에 제가 앞서 악마는 디테일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우리가 토사구팽 당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기술 이전하되 굉장히 고급기술, 디자인 인력 이런 건 우리가 우선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이렇게 해운 관련해서 짚어주셨는데 관세 공세가 세계 실물경제에도 그 피해가 계속 나타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중국 공장들은 주문이 끊겨서 재고가 넘쳐나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도 대미 철강 수출액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면 될까요?
[이인철]
맞습니다. 이 전쟁이 장기화되면 누가 더 손해냐, 미중 패권전쟁에서. 중국이 손해예요. 지금까지 수백 년간 미국과 맞장떠서 이긴 국가가 없다는 것이 팩트고요. 지난해 기준 중국이 대미수출이 4400억 달러예요. 630조 원을 중국이 미국에 팔았어요. 그러면 미국 물품은 중국이 얼마나 사줬느냐. 1450달러, 200조 정도를 사준 거예요. 3배 정도 중국이 물건을 더 팔아야 돼요. 그러니까 장기화되면 중국이 더 손해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관세 여파로 인해서 중국 수출기업들의 피해가 어마어마합니다. 미중간 관세전쟁으로 인해서 중국 수출업체들 줄줄이 강제 휴업에 들어가고 있고요.
재고품 처리에 허덕이고 있는데 미국 많은 물량을 마땅히 받아줄 만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장성, 장쑤성, 관동성과 같은 주요 수출지역의 경우에는 올초 노동절을 기준으로 해서 장기휴가에 돌입된 상황이고 조업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렇게 미국 수출이 막히다 보니까 재고는 쌓이고 직원들은 헐값에 물건 처리하고자 하지만 수요가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중국산 저가품이 어디에 오느냐. 인근 국가로 와요. 알테쉬, 알리, 테무로 인해서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이 높아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대미수출 3월 통게가 나왔는데 통계도 영향을 받고 있어요. 3월 10일부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해서 25% 관세 부과됐는데 대미 철강수출액이 1년 전에 비해서 18.9%, 20%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관세 충돌이 나타나게 되면 공장 가동률 줄어들겠죠. 고용 줄어들겠죠. 여기다가 수출전선 전반이 치명적이어서 이게 3월 막 시작됐는데 이런 피해가 2분기부터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 내부에서는 중국과 관계도 있지만 내부반발이 굉장히 커지고 있잖아요. 대학가 시위도 확산되고 있고요. 산업계는 물론이고 일부 지지층 안에서도 미국 내 소비가 위축되면 안 좋은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트럼프 입장에서 신경 안 쓸 수 없지 않습니까?
[이인철]
맞습니다. 중국을 때렸는데 엔비디아와 애플의 주가가 곤두박질하고 있어요. 트럼프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고요. 가장 민감한 게 지지율이에요. 지지율이 한 40% 초반까지 떨어졌는데 1기 때보다 급속한 속도로 가파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미국의 소위 부자들도 자산을 어느 쪽으로 옮기느냐? 안전한 스위스 쪽으로 자산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해외에서는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아이폰 안 쓰자. 스타벅스 마시지 말자는 캠페인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심지어는 하버드대 아이비리그 최고의 학부에서까지 트럼프 행정부 요구에 반대하면서 거부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트럼프의 강경 노선에 대한 대내외적인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11월 중간선거거든요. 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층 결집시켜야 되는데 관세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부 반발을 이유로,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유연하게 바뀔 것인가. 물론 미국 기업들에 대해서 다소 유연해질 수 있겠지만 그러나 미중 패권전쟁에서는 어차피 지금 외나무다리에서 만났기 때문에 치킨게임이거든요. 누구도 먼저 양보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까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또다시 부딪혔는데요.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일명 흔들기라고 하죠. 이렇게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인데 이게 가능한 일이라고 보십니까?
[이인철]
트럼프의 파월 흔들기 2라운드예요. 누가 뽑아줬을까요? 트럼프가 1기 때 뽑았어요.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가 연임하면서 8년, 내년 5월까지 임기입니다. 그런데 파월 의장도 꼿꼿해요. 계속해서 예상보다 높은 상호관세 때문에 물가 오르고 성장률 둔화되고 있어서 금리인하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꼴 못 보겠다는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 기준금리 인하를 거부한 파월 의장에 대해서 해임하겠다라고 압박하면서 연준의 독립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해임하겠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계속해서 파월의 해임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얘기인데요.
1912년, 그러니까 112년 연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 여기다가 워싱턴 월가 정가 트럼프가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 이거는 금융시장에 가장 큰 불확실성을 드리우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 물론 법적으로 연준 의장의 임기는 보장되어 있고요. 대통령이 마음대로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 유권해석이 제각각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제로 월가에서는 해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 해임했을 경우 나타나는 반대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고. 과거 1기 때도 해임하겠다고 여러 번 얘기했고 수차례 비난을 했지만 결국 해임을 못 했기 때문에 아마 차기 연준 의장을 미리 어느 정도 언론이 띄워가면서 파월의 사임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파월은 절대 나는 임기 내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임기가 1년 넘게 남았는데 물러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고요. 조금 전에 대미 무역수지 얘기가 잠깐 나와서 다시 되돌아가보면 아직까지는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작년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잖아요. 그런데 보니까 수출도 줄고 그런데 수입이 더 크게 줄어서 이런 규모가 유지됐다면서요?
[이인철]
맞습니다. 현재 관세가 붙기 시작한 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예요의 그런데 올해 1분기 한국의 대미무역 흑자는 133억 여달러에서 지난해보다 소폭 는 건 맞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관세의 영향으로 미국 수출이 2%가량 줄었습니다. 특히 철강의 경우 26% 급감했고요. 자동차도 11% 이상 수출이 줄었어요. 여기다가 대중국 수출도 마이너스예요. 6% 이상 줄면서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미중이 갈등하다 보니 미국 수출도 줄고 중국 수출도 줄고 있다는 겁니다.
그나마 1분기는 관세폭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어요. 앞으로 반도체, 의약품, 품목별 관셰가 차례대로 예고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동차도 현대차가 미리 관세 부과 전 미국으로 석달치의 재고를 쌓아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가 시작되니 두 자릿수 감소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2분기부터 본격적인 관세 타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마 우리 경제성장률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됩니다.
[앵커]
끝으로 비슷한 맥락으로 다음 주에 우리나라 1분기 경제 성적표 공개가 예정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짧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인철]
관세 전쟁이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데요. IMF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해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IMF 총재는 전반적으로 세계경제가 침체, 성장률 둔화가 확실하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중소국가, 신흥국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난 1월에는 미국 경제 호황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였어요. 3.3%. 그런데 지금 22일 세계경제전망 수정 전망하게 되는데. 크게 세 가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세계경제성장률 얼마나 낮출지, 그리고 G2 무역관세전쟁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얼마나 낮출지,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얼마나 낮출지인데. 기존에 1월만 하더라도 미국의 성장률을 2.2에서 2.7%까지 올렸어요.
그런데 미국은 제로성장 얘기 나오고 있거든요. 여기에다가 중국도 한 4.6%로 내다봤는데 이거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요. 우리도 IMF가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높습니다. 2.3%예요. 아마 우리도 1% 초반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특히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 동결하면서 1분기는 마이너스 성장률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당초 2월 말만 하더라도 +0.2 정도 예상했는데 아마 -0.1%, 살짝 걸칠 것으로 예상이 되는 데 수출도 부진하게 되고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요.
만에 하나 1분기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커진다, 성장률이 둔화된다. 여기다가 정부가 추경 추진하고 있습니다마는 이게 경기 반전의 포인트가 되지 않는다면 한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가 1.5예요. 이거 아마 5월 가면 더 낮아질 수 있는데. 한국은행의 1분기 GDP 잠정치는 24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앵커]
오는 24일 한은에서 발표될 1분기 실질GDP에도 주의를 기울여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장과 한 주간 경제이슈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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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에 어두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에 이어 이제 한국과 미국이 본격적으로 관세 협상에 나섭니다.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장과 함께 한 주간의 경제 이슈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지난 16일에 미국과 일본의 첫 관세협상이 있었습니다. 예정에 없던 트럼프가 깜짝 등판했고요. 또 일본으로서는 피하고 싶었던 방위비 분담금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당장 이번 주에 우리가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어떤 점들을 참고하면 좋을까요?
[이인철]
5개 우선협상대상국 가운데 일본이 가장 먼저 매를 맞았습니다. 동상이몽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에 큰 진전이 있었다라고 얘기했지만 일본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입장 차이가 있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이렇게 고위급 회담에 참석을 하니까 일본 언론들이 이례적으로 난입이라는 표현까지 썼어요. 일본은 미국에 대해서만큼은 절대적으로 을로 바짝 엎드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만큼 충격이었다는 건데. 앞서 보셨습니다마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 일본과의 무역적자가 1200억 달러다. 약 170조 원에 달하는데 이걸 제로로 만들겠다고 강하게 압박하면서 크게 세 가지를 요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 일본의 자동차 안전기술을 완화해라. 일본이 미국에서 1년에 140만 대 가까운 자동차를 파는데, 정작 일본 내에서는 미국산 자동차의 점유율 거의 1~2만 대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했고요. 또 하나가 미국산 쇠고기를 포함해서 육류, 쌀, 콩과 같은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라는 거고 그리고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더 증액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러자 일본은 일부 요구는 수용하겠지만 그러나 모든 장벽을 바꾸는 건 어렵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요청한 상태고요.
어쨌든 양국은 이달 말 2차 회담을 통해서 본격적인 담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이내 뭔가 결과를 내놓겠다,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 관세 문제와 방위비는 분리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자협상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제는 우리나라예요.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나올 것으로 보이고요. 또 방위비까지 패키지 딜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서 우리도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일본과 비슷한 우리 차례인 것 같은데. 미국 요청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두 경제 수장이 만나서 통상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하는데 베센트 재무장관 , 관세협상 키맨으로 불리잖아요. 미국이 협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인데 어떻게 보시나요?
[이인철]
일단 베센트 장관만 나오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데 2+2 회담이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장관급 회담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은데. 워싱턴에서는 G20 재무장관 회담이 있어요. 그러니까 미국 측의 요청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워싱턴으로 가고, 여기에다 안덕근 산자부 장관도 갑니다. 이렇게 되면 베센트 재무장관과 더불어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까지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미국 측은 이번 협상을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관세 문제를 넘어서 방위비 문제까지 패키지로 푸는 이른바 원스톱 쇼핑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일본과 똑같습니다.
반면에 우리 정부는 관세하고 방위비는 별개 사안으로 보고 각각 대응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번 협상에는 우리는 어쨌든 미국이 원했던 조선업 협력이라든가 에너지 확대, 여기다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이고 우리가 한미FTA 체결 국가이기 때문에 이 때문에 비관세 문제도 있는 거다라고, 집중적으로 이 부분을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압박하고 있는 건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면 큰 이득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성급하게 타결에 나서게 되면 이게 기본이 돼요. 그리고 이후에 협상하는 국가가 우리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할 경우 우리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매를 먼저 맞는 것도 좋은 게 아니라 지금 굉장히 민감한 문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같은 경우 경제성 문제로 고민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아마 대선 이후로 넘기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앵커]
방금 말씀해 주신 조선업과 알래스카 LNG 이 2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조선업 같은 경우 우리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알래스카 LNG 사업 같은 경우에는 미국 내에서도 사업성이 확실한 것이냐 의문이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보시나요?
[이인철]
맞습니다. 한국의 협상카드가 뭐냐? 말씀하셨던 것처럼 미국이 먼저 손을 내민 조선업 협력과 에너지 구매, 여기다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인데요. 우리나라 LNG 경우에는 최대 수출국이면서 수입국이고 그동안 중동산 비중이 높아서, 미국산 비중은 지난해 기준 12%니까 수입 다변화 측면에서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좋은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인데, 여기는 경제성이 문제예요. 총 초기자본은 64조 원이 들어가는데 알래스카 북단은 1년 내내 꽁꽁 얼어 있어요. 사업성이 좋지 않아서 그걸 북단에 있는 가스를 1300km의 가스관을 통해서 남부로 끌어와서 그걸 동아시아 국가에 보내는 사업입니다.
이미 일본과 대만이 참여 의사를 밝혔어요. 그래서 우리는 직접 참여보다는 거기서 난 가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매번 홍보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굉장히 공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걸 협력하는 대신에, 이미 양국간 실무 협의가 진행된 만큼 이걸 카드로 해서 우리가 상호관세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게 필요해 보이고. 또 하나 거론되는 게 미국이 굉장히 답답한 게 국채예요. 혹시 한국에 대해서 미국 국채 매입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데요. 저는 땡큐 하면서 받을 것 같아요. 왜냐, 이건 우리 실보다 득이 더 많을 수 있다. 왜냐, 우리나라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은 전체 국채의 0.4%, 중국이 13%, 일본이 10%니까 현저하게 낮은 게 맞아요. 이걸 받는 대신 뭘 요구하느냐. 상설 스와프를 하자. 지금 미국은 5개 통화국과 상설통화스와프를 하고 있어요, 무제한. 유로화, 영국의 파운드화, 일본의 엔화, 스위스의 프랑, 캐나다 달러. 5개 통화국과 무제한 상설 스와프를 해서 필요할 때마다 달러를 꺼내 쓸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하다면 우리 외환시장 안정에 굉장히 크게 기여해요.
여기다가 미국 국채는 중국이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쫓기는 입장이에요. 누군가는 이걸 사줘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협상에서 우리가 갑이에요. 하나를 더 얹어서 그러면 우리는 환율관찰 대상국이에요. 이게 지금 비관세 장벽으로 문제가 되고 있거든요. 왜냐, 무역수지가 200억 달러가 넘고 우리가 외환시장 개입을 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풀어야 되는데 일정한 방향으로 달러를 풀 수 없게끔 분기마다 우리는 미국에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에 달러 얼마를 풀었다. 그러니까 이걸 해소해 달라. 왜냐, 어차피 국채를 사기 위해서 우리가 달러로 사와야지, 원화로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걸 풀지 않는 이상 국채를 인수할 방법이 없다라고 해명하면서 이 두 가지 카드를 꺼내면 아마 미국은 NO할 거예요. 왜냐, 자기네들이 우리나라가 사주는 것보다 이걸 풀었을 경우에 자기네들이 더 손해거든요. 그러니까 협상이라는 건 상대방이 받지 않을 카드를 내놓는 게 아니라, NO가 아니라. 상대방이 받지 않을 더 센 카드를 내놓게 되면 자연스럽게 목소리도 높아집니다.
[앵커]
미중 무역전쟁도 한번 짚어보고 싶은데요. 희토류랑 반도체뿐만 아니라 압박전선이 해운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데. 입항 수수료 카드까지 꺼내들었어요. 어떻게 생각하면 될까요?
[이인철]
미국의 관세전쟁이 통화전쟁, 광물전쟁, 조선해운전쟁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 해운사뿐만 아니라 중국 배를 이용하는 해운사한테도 입항료, 수수료 받겠다는 겁니다. 미국항에 들어가자마자 돈 받겠다는 거예요. 톤당 석 달 후부터는 1톤당 50달러, 2028년부터는 3배가 오릅니다. 140달러까지 올리겠다는 얘기예요. 이 얘기는 뭐냐, 중국 조선사만 입항을 못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못 파는 게 아니라 중국 조선을 이용하는 다른 교역국가들도 중국 배 앞으로 사지 마. 중국 배는 못 들어와라는 의미거든요. 이렇게 되면 중국 선박 점유율이 지난해 70%예요. 당연히 기존에 갖고 있는 배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인도받을 건 주문 취소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입항 수준이 핸디캡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한국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서 굉장히 좋은 얘기인 건 맞는데, 중국도 당연히 이에 대해서 반발하면서 강력한 보복조치를 시사하고 있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동맹국으로부터 배를 사겠다라고 언급했거든요. 미국은 1920년대부터 해운법을 통해서 미국인이 만들고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인이 소유한 선박만 미국 내 항구를 오갈 수 있도록 법을 제정했는데 이것까지 바꾸겠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조선업이 쇠퇴해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가 안 돼요. 제대로 된 배 한 척을 못 만든다는 게 팩트이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해서는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선업 패권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되면 미 해군군함, 앞으로 30년 동안 360척 이상 건조를 해야 되는데 이게 다 누구한테 가느냐. 중국 배제하고 한국하고 일본이에요. 그런데 일본은 중소형선박을 만들지, 우리처럼 LNG나 이런 프로젝트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최대 수혜를 입지 않겠느냐. 그래서 주식가격이 거의 2배 이상 뛰었어요. 그런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미국 내 군함의 유지보수를 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어요. 일단 배를 사주겠다. 대신에 미국 내 조선소에 투자해라. 그리고 숙련된 기술자를 데려와라. 우리도 지금 일감 밀려서 조선업 사람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현장에 가보시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이걸 요구하고 있고 그래서 실제로 울며 겨자 먹기로 한화조선은 미국의 필리오션 조선소를 인수했고요.
여기다가 HD현대중공업도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를 기술역전, 기술이전을 통해서 협력하기로 했어요. 왜냐, 미국 군함의 유지보수, 정비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 장미에는 가시가 늘 있다. 아마 미국도 중장기적으로 조선업 패권도 미국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에 물론 이런 걸 기술과 제조, 유지보수, 조선업 부활을 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우리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말이 자주 바뀌기도 하고 관세도 90일 동안 유예가 갑자기 떨어졌고요. 중장기적으로 조선해운 패권을 미국이 가져가려고 한다면 이번에 중국에 부과한 입항수수료 그런 것들은 철회되지 않고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나요?
[이인철]
계속 갈 거예요. 지금은 중국이 1000여 대 배를 만드는데 미국에서는 제대로 된 배 1척 못 만든다고 트럼프 대통령 입으로 얘기한 거고 실질적으로 미국의 조선소를 가보시면 모두 다 다시 세팅해야 되는 그런 정도로 굉장히 열악해요. 열악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해운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지금 당장 미국의 자립적인 기술로는 중국과 맞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조선이 뛰어난 한국, 일본을 방패막이 삼아서 조선에 유일하게 돈을 쓰겠다는 거예요, 달러를 쓰겠다는 겁니다. 전 분야에 대해서 반도체 보조금 이전에 주겠다는 거 못 주겠다는 거잖아요. 관세 물리게 되면 자동으로 미국에 가서 공장 짓는다는 논리지만 조선업만큼은 전 세계로 나가 있는 해군의 유지보수를 위해서는 투자하겠다. 대신에 다만 배를 사주는데, 유지보수를 한국에 있는 조선소에 와서 유지보수하는 게 아니라 미국에서 조선 유지보수할 테니 거기다 투자하고 기술 이전을 시켜달라는 요구이기 때문에 제가 앞서 악마는 디테일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우리가 토사구팽 당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기술 이전하되 굉장히 고급기술, 디자인 인력 이런 건 우리가 우선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이렇게 해운 관련해서 짚어주셨는데 관세 공세가 세계 실물경제에도 그 피해가 계속 나타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중국 공장들은 주문이 끊겨서 재고가 넘쳐나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도 대미 철강 수출액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면 될까요?
[이인철]
맞습니다. 이 전쟁이 장기화되면 누가 더 손해냐, 미중 패권전쟁에서. 중국이 손해예요. 지금까지 수백 년간 미국과 맞장떠서 이긴 국가가 없다는 것이 팩트고요. 지난해 기준 중국이 대미수출이 4400억 달러예요. 630조 원을 중국이 미국에 팔았어요. 그러면 미국 물품은 중국이 얼마나 사줬느냐. 1450달러, 200조 정도를 사준 거예요. 3배 정도 중국이 물건을 더 팔아야 돼요. 그러니까 장기화되면 중국이 더 손해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관세 여파로 인해서 중국 수출기업들의 피해가 어마어마합니다. 미중간 관세전쟁으로 인해서 중국 수출업체들 줄줄이 강제 휴업에 들어가고 있고요.
재고품 처리에 허덕이고 있는데 미국 많은 물량을 마땅히 받아줄 만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장성, 장쑤성, 관동성과 같은 주요 수출지역의 경우에는 올초 노동절을 기준으로 해서 장기휴가에 돌입된 상황이고 조업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렇게 미국 수출이 막히다 보니까 재고는 쌓이고 직원들은 헐값에 물건 처리하고자 하지만 수요가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중국산 저가품이 어디에 오느냐. 인근 국가로 와요. 알테쉬, 알리, 테무로 인해서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이 높아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대미수출 3월 통게가 나왔는데 통계도 영향을 받고 있어요. 3월 10일부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해서 25% 관세 부과됐는데 대미 철강수출액이 1년 전에 비해서 18.9%, 20%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관세 충돌이 나타나게 되면 공장 가동률 줄어들겠죠. 고용 줄어들겠죠. 여기다가 수출전선 전반이 치명적이어서 이게 3월 막 시작됐는데 이런 피해가 2분기부터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 내부에서는 중국과 관계도 있지만 내부반발이 굉장히 커지고 있잖아요. 대학가 시위도 확산되고 있고요. 산업계는 물론이고 일부 지지층 안에서도 미국 내 소비가 위축되면 안 좋은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트럼프 입장에서 신경 안 쓸 수 없지 않습니까?
[이인철]
맞습니다. 중국을 때렸는데 엔비디아와 애플의 주가가 곤두박질하고 있어요. 트럼프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고요. 가장 민감한 게 지지율이에요. 지지율이 한 40% 초반까지 떨어졌는데 1기 때보다 급속한 속도로 가파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미국의 소위 부자들도 자산을 어느 쪽으로 옮기느냐? 안전한 스위스 쪽으로 자산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해외에서는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아이폰 안 쓰자. 스타벅스 마시지 말자는 캠페인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심지어는 하버드대 아이비리그 최고의 학부에서까지 트럼프 행정부 요구에 반대하면서 거부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트럼프의 강경 노선에 대한 대내외적인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11월 중간선거거든요. 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층 결집시켜야 되는데 관세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부 반발을 이유로,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유연하게 바뀔 것인가. 물론 미국 기업들에 대해서 다소 유연해질 수 있겠지만 그러나 미중 패권전쟁에서는 어차피 지금 외나무다리에서 만났기 때문에 치킨게임이거든요. 누구도 먼저 양보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까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또다시 부딪혔는데요.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일명 흔들기라고 하죠. 이렇게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인데 이게 가능한 일이라고 보십니까?
[이인철]
트럼프의 파월 흔들기 2라운드예요. 누가 뽑아줬을까요? 트럼프가 1기 때 뽑았어요.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가 연임하면서 8년, 내년 5월까지 임기입니다. 그런데 파월 의장도 꼿꼿해요. 계속해서 예상보다 높은 상호관세 때문에 물가 오르고 성장률 둔화되고 있어서 금리인하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꼴 못 보겠다는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 기준금리 인하를 거부한 파월 의장에 대해서 해임하겠다라고 압박하면서 연준의 독립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해임하겠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계속해서 파월의 해임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얘기인데요.
1912년, 그러니까 112년 연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 여기다가 워싱턴 월가 정가 트럼프가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 이거는 금융시장에 가장 큰 불확실성을 드리우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 물론 법적으로 연준 의장의 임기는 보장되어 있고요. 대통령이 마음대로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 유권해석이 제각각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제로 월가에서는 해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 해임했을 경우 나타나는 반대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고. 과거 1기 때도 해임하겠다고 여러 번 얘기했고 수차례 비난을 했지만 결국 해임을 못 했기 때문에 아마 차기 연준 의장을 미리 어느 정도 언론이 띄워가면서 파월의 사임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파월은 절대 나는 임기 내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임기가 1년 넘게 남았는데 물러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고요. 조금 전에 대미 무역수지 얘기가 잠깐 나와서 다시 되돌아가보면 아직까지는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작년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잖아요. 그런데 보니까 수출도 줄고 그런데 수입이 더 크게 줄어서 이런 규모가 유지됐다면서요?
[이인철]
맞습니다. 현재 관세가 붙기 시작한 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예요의 그런데 올해 1분기 한국의 대미무역 흑자는 133억 여달러에서 지난해보다 소폭 는 건 맞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관세의 영향으로 미국 수출이 2%가량 줄었습니다. 특히 철강의 경우 26% 급감했고요. 자동차도 11% 이상 수출이 줄었어요. 여기다가 대중국 수출도 마이너스예요. 6% 이상 줄면서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미중이 갈등하다 보니 미국 수출도 줄고 중국 수출도 줄고 있다는 겁니다.
그나마 1분기는 관세폭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어요. 앞으로 반도체, 의약품, 품목별 관셰가 차례대로 예고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동차도 현대차가 미리 관세 부과 전 미국으로 석달치의 재고를 쌓아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가 시작되니 두 자릿수 감소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2분기부터 본격적인 관세 타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마 우리 경제성장률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됩니다.
[앵커]
끝으로 비슷한 맥락으로 다음 주에 우리나라 1분기 경제 성적표 공개가 예정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짧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인철]
관세 전쟁이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데요. IMF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해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IMF 총재는 전반적으로 세계경제가 침체, 성장률 둔화가 확실하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중소국가, 신흥국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난 1월에는 미국 경제 호황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였어요. 3.3%. 그런데 지금 22일 세계경제전망 수정 전망하게 되는데. 크게 세 가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세계경제성장률 얼마나 낮출지, 그리고 G2 무역관세전쟁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얼마나 낮출지,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얼마나 낮출지인데. 기존에 1월만 하더라도 미국의 성장률을 2.2에서 2.7%까지 올렸어요.
그런데 미국은 제로성장 얘기 나오고 있거든요. 여기에다가 중국도 한 4.6%로 내다봤는데 이거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요. 우리도 IMF가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높습니다. 2.3%예요. 아마 우리도 1% 초반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특히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 동결하면서 1분기는 마이너스 성장률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당초 2월 말만 하더라도 +0.2 정도 예상했는데 아마 -0.1%, 살짝 걸칠 것으로 예상이 되는 데 수출도 부진하게 되고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요.
만에 하나 1분기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커진다, 성장률이 둔화된다. 여기다가 정부가 추경 추진하고 있습니다마는 이게 경기 반전의 포인트가 되지 않는다면 한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가 1.5예요. 이거 아마 5월 가면 더 낮아질 수 있는데. 한국은행의 1분기 GDP 잠정치는 24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앵커]
오는 24일 한은에서 발표될 1분기 실질GDP에도 주의를 기울여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장과 한 주간 경제이슈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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