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경제] 미 재무 "한국과 통상협의 성공적...이르면 다음 주 양해 합의"

[스타트경제] 미 재무 "한국과 통상협의 성공적...이르면 다음 주 양해 합의"

2025.04.25. 오전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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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태현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START]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조금 전 최상목 부총리의 협의 결과에 대한 얘기를 들으셨습니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서두르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논의하기로 했다는 점, 이 부분이 눈에 띈다고 하게 고요. 공동보도문이 없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상견례 성격이 강한 첫만남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논의 주제가 어떤 것이 될지 앞으로의 일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함께 이어서 짚어보겠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조금 전에 보니까 2+2 협의에서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상견례 성격이 강했던 것 같아요.

[주원]
첫 협의고 1시간 10분 정도로 알고 있는데 거기서 서로 자세한 얘기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고. 서로의 입장을 들어봤을 것 같죠. 우리는 아마 주된 목적이 상호관세 90일 정도 유예가 됐는데 그걸 낮추고자 하는, 그런 데 중점을 두고 협의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1시간 10분 정도면 통역이라든지 이런 것도 다 고려한다면 실제로 나눈 대화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들 것 같습니다. 관세가 양국 관계에 부정적이다, 예외관세, 자동차관세 예외나 면제를 강하게 요구했다고 하는데요. 반대로 미국 쪽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상당히 성공적인 논의였다고 평가했거든요.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주원]
첫 회담이고요. 첫 회담부터 서로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말하기는 어렵죠. 처음에는 좋게 시작을 하는 게 맞는 것 같고. 또 나눈 대화의 내용도 말씀하셨다시피 통역도 있고 하다 보면 우리 기재부 장관, 산업부 장관 그다음에 USTR 대표, 재무장관이 각각 1명씩만 발언해도 1명이 10분 정도는 했을까. 큰 이야기는 없을 것 같고 처음에는 상견례 정도로 우리가 생각하고. 커다란 범위에서 주제를 선정하자, 이 정도로 끝났을 것 같아서 처음이니까 우호적인 분위기다. 그런 수사는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미국은 빨리 진행하고 싶었던 걸까요. 생각보다 진행이 빠를 수 있다는 언급을 하면서 다음 주에 양해에 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 이렇게 말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속전속결로 이루어지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거든요.

[주원]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두 나라가 아니거든요. 상호관세를 유예한 나라가 몇 십개 국가가 되니까 재무장관이나 USTR 대표 또는 상무부장관이 그 나라들을 전부 다 상대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리잖아요. 빨리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고. 그리고 상호관세 유예를 받은 국가들 중에 협의가 끝난 국가는 아무 곳도 없죠. 일본 정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우리한테 압박을 하는 느낌이 들어요. 현실적으로 실무적으로 볼 때 다음 주에 양해 정도의 협의가 있을 수는 없죠. 그리고 준비도 해야 되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한테 빨리 하자는 무언의 압박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일본과의 협의도 진전이 있다, 없다 이야기들이 많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성과가 필요하니까 우리를 재촉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 쪽에서는 정치 일정, 국회와의 협의 이런 것들이 있어서 미국의 이해를 요구했다. 서두르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봐서는 우리로서는 그렇게 서두를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주원]
첫 번째로는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결정할 부분이잖아요. 그리고 상호관세 90일 유예니까 우리로서는 일종의 정치적 공백기가 우리한테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거죠. 미국도 아는 거죠. 지금 뭔가 결정을 해 봐야 차기 정부 또 국회의 인준과정도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할 때는 지금 당장 어떤 결정을 내는 게 미국으로서는 오히려 불확실할 수 있으니까 우리 장관님 두 분이 그런 점을 어필하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그렇지 않아도 조금 전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브리핑을 보니까 미국 측에 우리나라 입장의 정치적 상황들을 요청하면서 기다려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하는데 미국이 이것을 수용할지는 지켜봐야 될 문제일 것 같고요. 우리나라가 이번 협의에서 상호 및 품목관세 면제 조치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주원]
상호관세는 미국의 프레임대로 가는 거니까 일종의 협의만 잘 되면 상호관세율은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부에서는 폐지도 가능한 게 아닌가라는 얘기도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어려울 것 같고. 왜냐하면 여러 나라들하고 형평성도 고려해야 될 부분도 있으니까. 폐지까지 가면 제일 좋은 방법이긴 한데 현실성이 높지 않고요. 그리고 품목관세는 분명히 우리가 언급했을 것 같은데 미국의 상호관세는 국가에 대한 관세고 품목관세는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인데 미국이 품목관세를 인상하면서 기조는 뭐냐 하면 예외 국가는 없다거든요. 물론 품목관세를 적용을 배제하는 예외 국가와 품목관세 유예 정도, 기간별에 대해서. 효과는 같은데 우리가 예외를 해 달라고 강하게 어필했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 유예 정도를. 왜냐하면 우리는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투자를 최근에 많이 발표했잖아요. 그런 걸 지렛대로 해서 아마 유예라든가, 실효성은 똑같은데 그런 쪽으로 어필했을 것 같지 않나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보면 말씀하셨던 자동차 품목관세, 이런 거는 미국에 있는 자동차 업계들도 난리가 났잖아요. 그래서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그러면서 부품은 제외한다, 이런 발표가 나오기도 했는데 품목관세 폐지될 가능성도 있는 거 아닙니까?

[주원]
미국의 업체들이 얘기하는 건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아니고 정확히는 자동차 부품이거든요. 그리고 자동차 부품도 메인 컨퍼런트가 아니고 철강, 알루미늄 재료의 파생상품 중에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쪽이거든요. 그래서 자동차 자체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것 같지 않고. 왜냐하면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번에 품목관세를 때리는 품목들을 보면 어떻게 보면 과거 미국 제조업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그런 산업이라고 할까요.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이거는 후퇴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었던 몇 가지의 카드 중에 조선업과 알래스카 LNG 산업권이 있지 않았습니까?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해서 우리 조선업계에 구애를 보내고 있는데 통상협의에서 K조선업이 지렛대 역할을 할 거라고 보십니까?

[주원]
일단 미국 국방전력의 공백이 군함을 수리할 수 있는 조선산업이 없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은 우리가 분명히 도와줄 수 있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도와준다는 게 예를 들어 미국의 군함을 건조한다든가 수리를 할 때 공짜로 해주지 않잖아요. 분명히 미국 정부나 관련된 공공기관에서 우리한테 대금을 지급하는데. 트럼프가 극단적으로 생각할 때는 이거는 제대로 대가를 주고 우리가 하는 건데, 이걸 가지고 관세하고 연결하나, 이렇게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 쪽에서 보면 미국의 국방력의 상징인 군함을 건조하고 수리하는 데 우리가 도움을 준다. 그러면 오히려 상호관세를 낮추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건데 양측의 생각이 서로 동상이몽일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래서 조선업은 지켜봐야 되는데 그런데 미국의 관료들의 생각은 뭐냐 하면 상호관세와 안보를 같이 가져가자는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실제로 조선은 선박을 건조하거나 이런 능력이 없다고 봐야 되죠?

[주원]
건조는 할 수 있겠죠. 워낙 그쪽이 생산비용이 높고 또 조선업 자체가 그동안 많이 가라앉다 보니까 전문성이라든가 경험이 많이 없어진 것으로 생각돼요. 그래서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고부가가치 선박들도 만들고 기술들이 좋기 때문에 미국의 조선산업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 측이 보기에 우리 조선업이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조선업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보세요?

[주원]
수주가 들어오면 우리가 공짜로 해 주는 게 아니니까 당연히 우리 조선산업한테는 상당히 긍정적인... 지금 조선업 일감이 굉장히 많이 쌓여 있어요. 그래서 들리기로는 2년치, 3년치 일감이 차 있다고 해서. 그래서 도쿠를 새로 지어야 되나, 미국 군함 수리를 요청할 때. 수주가 계속 들어온다는 거는 분명히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깜짝 등판할 거라고 생각했던 트럼프, 일본과의 협상에서는 실제로 깜짝 등판을 해서 일본 협상단들이 굉장히 당황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 이번에는 나오지 않았네요.

[주원]
지난 일본 회담 때는 일본과의 협상에 들어간 게 아니고 협상하기 전에 잠깐 일본 장관들을 만났다고 하는데 그때는 한가했던 것 같고요. 오늘 일정을 보니까 많이 바빴더라고요. 오찬도 있고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도 있고 그래서 오늘의 일정이 빡빡해서 아마 우리 쪽 장관들을 미리 만나거나 이럴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오늘 나온 뉴욕타임스를 보니까 한국과 일본에게 알래스카산 LNG 구매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을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트럼프가 알래스카 LNG를 계속 밀어붙이는 이유가 뭡니까?

[주원]
국내 보도하고 외국 언론이 정리가 안 되는 부분인데. 지금 우리가 전체 LNG를 수입하는 데 미국산 LNG를 작년 기준으로 10.6% 정도 수입하고 있거든요. 트럼프 1기 이전, 그러니까 2016년에는 0.1%였어요. 트럼프가 그때 집권하면서 쭉 늘었고 바이든 행정부 때도 늘었고 작년에도 많이 늘었는데. 이 수입하는 LNG는 제가 알기로는 알래스카쪽이 아니고 미국 남부쪽, 멕시코만에서 생산된 거를 파나마운하를 이송하는 거거든요. 지금 알래스카는 저기가 태평양 쪽으로 LNG를 수출할 수 없습니다. 생산지하고 태평양 연안하고 많이 떨어져 있고. 거기에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사업을 우리나라 기업들한테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게 1200~1300km 정도 됩니다. 그래서 그 사업에 대해서 참여해 달라고 알래스카 주지사가 방한하긴 했지만 미국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은 없습니다. 미국의 LNG를 구매해달라는 건 멕시코만 쪽인 것 같고요. 저 사업이 완성돼서 만약에 태평양 쪽으로 수출하는 건 트럼프 임기 끝나고 나서예요. 두 건이 같이 보도돼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혼동을 하는데 다른 얘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LNG 자체는 우리도 필요하니까 이 수입을 늘리는 건 그럴 수 있는데 알래스카 LNG 산업은 사업성이라든지 우리가 크지 않습니까?

[주원]
정부 공공기관 쪽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괜찮다고 하는데 민간기업들하고 얘기를 해 보면 그게 1300km라면 우리나라 국토 북한 끝에서 남쪽까지보다도 긴 거리거든요. 그리고 알래스카라는 데는 아시겠지만 춥습니다. 공사기간이 1년 중에 할 수 있는 게 제가 알기로 3~4개월 정도. 그리고 정말 저게 사업성이 있다면 왜 우리보다 돈 냄새를 더 잘 맡는 미국 기업들이 여태 안 했을까를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사업을 하려면 채산성이 확보돼야 되는데 민간 쪽에서는 갸우뚱거리는 측면이 있고요. 그리고 가스관이라는 게 철강 등이 많이 들어갈 거잖아요. 저 가스관을 건설하기 위해서 이쪽에서 물건을 넘겨야 되는데 그건 또 25% 관세를 받습니다. 참여한다면 미국이 전격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겠지만. 그런 걸 생각해볼 때 저건 우리 민간기업들이 큰 리스크를 안고 들어가야 되는데 저걸 미국 정부나 우리나라 정부에서 BEP를 보장해 줄 수 있을지, 그건 민간하고 공공 쪽의 시각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앵커]
일본도 고민하고 있고 그런데 반대로 대만은 참여한다고 해요. 아무래도 정치적인 효과 같은 것들을 보는 국가, 이쪽에서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주원]
대만은 목숨이 걸린 문제거든요. 왜냐하면 관세 문제도 있지만 대만의 가장 주력산업인데 TSMC입니다. 거기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있을 수 있고 관세도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대만은 중국의 침공 이런 얘기도 계속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미국의 안보 우산 없이는 대만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차라리 거기다 투자해 주면 미국이 좀 더 대만을 끌어안고 보호해 주지 않을까라는, 말씀하신 국제정치, 군사역학 이런 문제가 대만은 시급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방위비 얘기 잠시 해볼까요. 아까 전에 최상목 부총리 브리핑 내용 중에서는 방위비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확실하게 전해진 바가 없지만 우리 측에서 방위비 얘기는 피하고 싶었던 이야기잖아요. 어떻게 됐을 거라고 예상하세요?

[주원]
왜냐하면 일본도 그렇고요. 일본은 GDP의 1% 후반 정도 방위비 비율이 있는데, 이번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 그걸 2%까지 늘리겠다고 했는데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자들하고 얘기했는지 3%까지 늘려라, 이런 얘기도 했었거든요. 일본 국민들이 방위비가 올라간다는 건 세금을 그만큼 내야 돼요. 지금보다 2배를 더 방위비 쪽에 쏟아부어야 되는 건데 일본 국민들은 되게 싫어합니다. 일본은 정치구조가 희한한 게 자민당이 계속 집권하지만 지지율이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지지율이 떨어지면 그냥 총리가 사퇴해 버립니다. 그런 것 때문에 상당히 그렇고.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보면 방위비를 올리는 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거든요.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의 구조를 생각하시면 되는데 세금이 올라간다는 거죠. 우리 국민들이 좋아할 리가 없고. 우리 정부로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데. 다만 방위비 협상을 하려면 원칙적으로는 기재부 장관님하고 산업부 장관님만 가셨는데 국방부 장관도 들어가야 됩니다. 3+3이 돼야 되는 거죠. 일본도 국방장관은 안 들어갔거든요. 일본에서도 방위비 얘기는 없었다고 하고.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지금 회담 1시간 10분 정도에서 방위비까지 언급을 했을까 미국이. 다만 구체적인 회담 내용을 전부 우리가 보도자료로 밝히진 않잖아요. 했을 수는 있지만 국방장관이 안 들어갔기 때문에 아마 방위비 얘기는 나중에 미국이 요구한다면 국방장관이 들어가는 별도의 회담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앞으로의 대응전략 한번 살펴봐야 될 것 같은데요. 첫발은 뗐고요. 지금 트럼프의 지지율이 특히 경제 지지율이 굉장히 많이 하락하고 있고요.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다른 정책들도 삐걱거리고 있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을 우리가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요?

[주원]
트럼프의 과거 저서를 보면 11가지 전략 중에 비용은 적당히라는 게 있습니다. 트럼프가 그걸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너무 관세를 인상하다 보니까 미국 국민들이 별로 안 좋아하고 미국 경제도 침체된다고 하고 지지율도 떨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서는 느낌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겠어요. 자기가 공약 때 했던 것들이 반 발짝씩 물러서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이걸 이용해서 미국을 약간 압박하는 느낌을 준다? 그러면 개인적으로 그건 안 좋은 전략일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나라들의 분위기를 살피고 트럼프 역시 미국을 이끌어가는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정치인입니다. 미국 내 정치 상황이라든가 사회 분위기를 살피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건 취하되 괜히 모난돌이 정을 만든다고 맨 앞에서 뭔가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그런 전략은 개인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탐색전의 의미가 더 컸을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와의 첫 협의는 이렇게 마무리됐고요. 트럼프는 오늘도 중국과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입장이 바뀐 것 같아요. 이렇게 유화적인 메시지를 계속 내놓는 배경은 뭐라고 보세요?

[주원]
시진핑 주석 전화를 안 해서 그렇죠. 계속 전화해 달라고 했는데. 자기가 먼저 전화를 하려니 그렇고. 항상 급한 쪽이 먼저 전화를 하잖아요. 그런데 들리는 얘기는 G20 재무장관 워싱턴에서 협의가 했는데 거기에 중국 관료들도 파견이 됐고요. 중국 일부 재무부 관리들이 미국 쪽 재무부 청사에 들어가는 게 사진에 찍혔다고 해요. 아마 협상은 있을 겁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전쟁 중이잖아요. 알게 모르게 밑에서는 협상 같은 걸 해요. 협상이 없을 리는 없는데. 그런 걸 가지고 트럼프가 얘기하는 거죠. 실제로 큰 진전이 있는 협상이 되려면 머리가 큰 사람들, 장관급 이상에서 협의가 돼야 되는데 그런 움직임은 전혀 안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트럼프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럽고. 왜냐하면 미국 무역수지적자가 작년에 1조 달러 정도 되는데 그중의 25%, 가장 큰 규모가 중국이거든요. 그러니까 관세정책을 하는 목적 중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뭐냐 하면 무역적자를 줄이자는 건데 그걸 줄이려면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게 가장 큰 거고 사실 그거에 비하면 다른 나라들은 되게 작습니다. 중국에 대해서 무역적자를 줄이려면 중국과 대화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시진핑 주석하고 전화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시작부터 지금 아예 스톱된 거죠. 그러다 보니까 중국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강공으로 갔다가 이제 약간은 유화적인 제스처를 하면서 이렇게 잘해 보자, 제발 전화 좀 해달라. 그런 걸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첫 눈싸움에서는 트럼프가 졌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시진핑에게 전략을 읽혔다는 분석도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중국도 마냥 계속 이러고 시간을 끌기에는 중국 역시 부담스러운 상황 아닙니까?

[주원]
맞습니다. 지금 중국 경제성장률 IMF 전망치를 보면 기존 5% 내에서 4%까지 떨어뜨렸거든요. 이게 미국의 관세정책 때문인데. 그리고 중국이 소비자물가가 계속 마이너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한 거죠. 그리고 돈을 계속 풀어요, 금리를 떨어뜨리면서. 이거는 디플레이션입니다.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사람 중에 제일 직면하기 싫은 게 디플레이션이에요. 한 번 빠지면 벗어나기가 어려워요. 물가가 계속 떨어진다는 심리가 국민들이나 기업들한테 심어지면 소비나 투자를 안 합니다. 지금 하는 것보다 나중에 하는 게 싸게 하니까. 그래서 한 번 빠지면 벗어나기 어려운 게 디플레이션인데, 그래서 중국도 마냥 미국과 저렇게 강대강으로 할 수는 없는데 다만 우리가 생각할 게 서방세계의 시각으로 중국 시장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트럼프는 국민 지지율에 따라 정책의 강약이 조절되잖아요. 중국은 안 그렇습니다. 그리고 거기는 시장 경제이기는 하지만 정책 시스템은 사회주의 쪽이에요. 그러니까 버티기는 힘들겠지만 중국이 작정하고 버티면 트럼프 임기 4년 동안 버틸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리고 중국 내 최근에 여러 가지 이슈로 불만이 많은데 이럴 때는 바깥으로 화살을 돌리는 게 제일 좋죠. 트럼프가 계속 압박을 하면 트럼프 때문에 중국이 어렵다.
이런 걸 계속 선전하면서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만약에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면 좀 더 중국이 좋아할 만한, 획기적인 정책을 들고 나와야 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관세를 더 낮추겠다, 다른 국가들과 비슷하게 하겠다, 이 정도까지 해야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미중 간의 상황 가운데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배경은 뭐라고 분석하세요?

[주원]
오늘만 상승한 게 아니고 어제, 그제도 상승했죠.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서 유화적이고 약간 한 발 물러서는 건데. 그런데 4월만 놓고 보면 4월 1일날이 그래도 미국 증시들이 가장 높았을 때인데 그때보다는 지금이 주가가 내려가 있어요.
어떻게 보면 4월 초에 높았던 게 4월 초중순에 폭락했다가 다시 반등했지만 그 이전 수준으로 못 가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여전히 트럼프 때문에 최근 3일간 뉴욕증시가 상승했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불확실한 사람이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뉴욕증시가 관망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조용히 있으니까 회복하는 그런 모습들. 5100까지 하락했던 S&P500이 5400선까지 오르기는 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직격탄을 맞는 게 우리처럼 교역규모가 큰 나라들이란 말이죠.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나왔는데 관세폭풍, 이게 본격화하기 전부터 우리는 역성장에 진입해버렸어요.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주원]
분기별로 봤을 때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나오면 우리가 경기침체라고 하는데 1분기가 경기침체였을까. 그래프 보시면 알겠지만 작년 2분기부터 마이너스가 나왔습니다. 물론 작년 1분기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도 있지만 그런데 2분기에 마이너스가 나오고 3분기, 4분기 보면 0.1, 0.1이거든요. 거의 제로성장입니다. 1년 동안 경기침체는 지속됐다고 생각되고요. 이게 특별히 올해 1분기만 더 나빠서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1년 동안 경기침체가 계속 안 좋았고. 그리고 문제는 뭐냐 하면 앞으로가 문제인데. 저건 주로 내수가 끌어내린 효과거든요. 앞으로를 보면 1분기에는 미국의 관세 인상 효과가 없습니다, 거의. 2분기부터 관세 인상 때문에 수출도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 이러면 정말 극단적으로 올해 연중 내내 마이너스가 나올 수도 있어요. 물론 확률은 마이너스보다 플러스가 더 높기는 하지만. 그래서 IMF도 2%에서 1%로 1%포인트를 낮췄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연간 기준으로 봤을 때 경제성장률 1% 달성은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거의 기정사실이고요. 그나마 1% 초반을 만약에 넘기려면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추경, 금리 이런 것들이 진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지만 1% 초반을 간신히 넘기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그래프로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를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해 2분기부터 계속적으로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요. 그래픽 준비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부문별 성장 기여도인데요. 보면 다 마이너스예요.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원]
GDP의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인데 GDP 부문별로 나누면 저렇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저걸 다 더하면 경제성장률하고 거의 비슷하게 되는데. 저 그래프는 경제성장률이 아닌 것 같고요. 기여도죠. 저기 보면 소비 쪽은 마이너스는 나왔지만 영향을 안 미쳤다고 보면 됩니다. 마이너스가 나온 게 좋은 건 아닌데. 그런데 문제는 건설투자입니다. 건설투자가 너무 하락폭이 크다 보니까 건설투자는 건설투자 자체의 성장기여도가 나오고 있는데. 우리 아시겠지만 건설투자는 노동집약적 산업이고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저게 약간의 시차를 두고 소비 쪽의 성장벽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봅니다. 그게 가장 큰 것으로 보이고요. 오히려 소비도 어렵지만 한국경제의 회복력을 복원하려면 건설투자부터 처방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건설투자를 처방하려면 아시다시피 부동산이 뛰어야 되냐. 건설투자가 부동산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SOC도 있습니다. 그런 쪽 예산이라도 추경은 이미 편성됐지만 다음 정부가 들어서서 내년 예산이나 추가 추경을 할 때는 SOC 예산을 많이 증액해야 경기가 회복력을 가질 걸로 생각됩니다.

[앵커]
앞으로가 더 문제가. 그래서 거시경제, 금리인하라든지 추경이 제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미 골든타임이 늦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하십니까?

[주원]
한국은행이나 기재부한테는 미안한 얘기인데 많이 늦었어요. 특히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물론 여러 전문가들의 시각이 다르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타이밍이 너무 늦었어요. 작년 2분기에 이미 마이너스가 나왔고 1분기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떨지는 효과라 하더라도. 3분기부터 0.1 정도. 도소매업 같은 경우는 한 2년 가까이 계속 침체되고 있거든요. 금리를 더 떨어뜨려놔야 되는데 한국은행 입장도 이해는 가죠. 가계부채가 계속 높았으니까. 다만 정책을 할 때는 뭐에 더 중요한 방점을 둬야 되느냐. 가계부채가 중요하냐, 자영업자들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할 거냐 선택해야 되는데 그 선택도 경제를 바라보는 철학의 입장에서 다르겠지만 저라면 가계부채는 다른 마이크로 수단을 동원해서 막고 DSR을 강화시킨다든가, 금리는 빠르게 떨어뜨렸어야 됐지 않은가. 왜냐하면 주요국들 중에 유럽중앙은행하고 우리하고 비교해 봐도 우리가 너무 금리인하 타이밍도 늦었고 인하폭도 적습니다. 그랬을 때 이게 정말 맞는 정책이냐. 물론 후에 많은 학자들이 연구할 겁니다. 저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타이밍도 많이 늦었고요. 금리인하폭도 너무 작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앵커]
시기가 늦었고 인하폭도 부족했다.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둘 다 부족했다는 말씀인데 추가경정예산에서는 금액이 12조로 나왔단 말이에요. 이 금액 자체는 어떻게 보십니까?

[주원]
12조에 대해서 재정승수라는 게 있는데 실제 경제성장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냐는 건데 한국은행 내부보고서에서는 계산하기 편하게 말씀드리면 10조당 0.5. 그런데 한은 총재는 그 보고서는 약간 이상하다 0.1,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저희 연구원에서 나오는 거는 0.3 정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10조 추경해서 성장률 0.1 올릴 거라면, 한은 총재님 얘기대로. 그러면 뭐하러 추경을 합니까? 0.1 꼴랑 올리는데. 그래서 저희 연구원에서 한 0.3이 맞다고 보고요. 0.3 정도의 효과는 있는데 부문별이 중요해요. 이번 추경을 기재부에서 12조를 하면서 뭐라고 언급했냐면 경기대응 추경은 아니라고 했거든요. 그러면 0.3보다는 확실히 밑으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거는 규모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말씀드리고 경기대응추경이 중요하거든요. 쉽게 말하면 소비나 투자를 진작시킬 수 있는 직접적으로 지출이 되는 추경이 필요한데 이게 언제부터인가 누군가 한국 경제의 실력은 이 정도밖에 안 되고 중장기 성장잠재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그런 걸 높일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성장률 -0.2%, 1%는 1분기는 이런 중장기 얘기가 아니에요. 말씀하시는 사람이 착각하고 있는데 지금 당장 굶어죽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쪽에 방점을 둔 추경을 했었어야지, 지금처럼 경기대응이 아닌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추경? 이거는 포인트가 잘못됐다고 생각이 돼요. 그리고 규모는 개인적으로 입장이지만 12조 갖고는 안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올해 제가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연간으로 마이너스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1% 미만일 겁니다.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안 하면. 그러니까 1% 미만이라는 건 12조까지 포함한 생각이거든요. 그러려면 1%대 초반까지 넘기려면 12조를 포함해서 토탈 연간으로 20조에서 30조는, 그 정도는 추경을 해야 1% 초반은 간신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 경제가 이미 골든타임을 넘겼고 또 회복 탄력성도 잃고 저성장 늪에 빠졌다는 분석을 말씀해 주셨는데 향후 어떻게 예측을 하십니까?

[주원]
올해는 아주 이례적이고요. 미국의 트럼프의 통상정책 때문에 충격을 많이 받고 있는데. 내년이면 올해보다 성장률이 올라가지 싶어요. 그런데 잠재성장률 2% 정도 잡고 있는데 우리가 2%대 이상 성장률을 앞으로 자주 보게 될까. 왜냐하면 이럴 때는 중장기 성장잠재률이 떨어지는 건 분명한데 세계 경제 자체가 코로나 이전과 이후에 세계경제성장이 떨어지는 국면입니다. 어떻게 보면 AI라는 신산업은 등장하고 있지만 세계성장을 이끌 만한 섹터도 없고 그리고 미국도 스스로 앞에서 리어카를 끄는 역할을 포기했죠. 자기만 잘살겠다고 하면, 그러면 세계 경제 전반이 약화하고. 또 선진국 중에서는 우리가 수출의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세계 경제가 악화된다는 거는 우리 쪽 수출이 많이 위축되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더 떨어뜨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 2% 성장률만 넘어가도 진짜 잘했다.
아마 1%대 초중반이 보통 우리가 보는 경제성장률일 것 같고. 약간 삐끗하면 0%대도 나오는. 잘못하면 마이너스도 심심치 않게 보는 건데. 1% 미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960년 이후로 올해 빼고 딱 4번밖에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위기, 오일쇼크 연도로 4번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제 정말 중장기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화되는, 그것도 다른 쪽 요인이 아니고 수출입니다.

[앵커]
내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버팀목 역할을 했던 교역에도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정치적 공백기이긴 하지만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과 함께 관련된 내용들 자세하게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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