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돈 가로채려고 정신병원에 감금

조카 돈 가로채려고 정신병원에 감금

2007.05.11. 오후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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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조카의 돈을 가로채기 위해 조카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비정한 이모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무려 2년 동안 병원에 갇혀 있다 나온 이 피해자는 받지 않아도 되는 치료를 받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2년 교통사고로 홀어머니를 여읜 28살 박 모 씨.

당시 대학생이던 박 씨에게 유족 보상금 1억 5천만원과 전셋집이 유산으로 남겨졌습니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던 박 씨의 이 모 52살 신 모 씨는 돈을 가로챌 궁리를 했고 마침내 지난 2004년 12월 실행에 옮겼습니다.

조카를 납치해 정신병원에 가둔 것입니다.

[인터뷰:박 모 씨, 피해자]
"엘리베이터 앞에서 남자 두 명이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이상해서 피하려고 하니까 잡아서 덮치더라고요. 넘어뜨리고 팔을 뒤로 꺾어서 소리를 질렀죠. 살려달라고..."

이모 신 씨는 병원에 갇힌 박 씨에게 찾아와 '말을 듣지 않으면 퇴원시켜주지 않겠다'고 협박해 박 씨의 돈을 가로채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손종수, 부산 서부경찰서 강력5팀장]
"유족 보상금 1억5천 생계보조비 2년치 7백만 원하고 전세보증금 4천3백만 원, 모두 2억 상당을 포함해서 하여튼 있는 돈이란 있는 돈을 몽땅 뽑아갔습니다."

신 씨는 이렇게 가로챈 돈을 모두 성인오락실과 정선카지노에서 탕진했습니다.

신 씨가 돈이 떨어져 병원비를 낼 수 없게되자 병원에서는 박 씨를 퇴원 시켰습니다.

박 씨는 2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재산도 미래의 꿈도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2년 동안 받은 정신과 치료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박 모 씨, 피해자]
"잠이 안 오고 손이 떨리고 말이 헛 나오고 그 부작용으로 또 다른 약을 먹고 있어요. 잠이 안 와가지고 잠오는 약도 먹고 있고..."

[기자]
하지만 해당 병원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박 씨가 입원했고 정상적인 진료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신 씨와 공범인 신 씨의 내연 남 50살 김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해당병원의 '정신보건법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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