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원산지 단속 겉핥기

쇠고기 원산지 단속 겉핥기

2008.07.24. 오전 05:3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쇠고기 원산지는 미국산인지 호주산인지 국적을 표기하도록 돼있습니다만, 유전자 검사를 해도 국적을 가려낼 수 없는 허점이 있습니다.

결국 전문가의 육안검사에 의존해야 하는데 단속 공무원조차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정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담팀까지 꾸려서 쇠고기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는지 단속에 나선 구청 공무원.

음식점에서 내미는 서류를 볼 뿐, 대다수가 쇠고기를 직접 보지 않습니다.

봐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녹취:구청 공무원]
"고기 보세요?"
"고기는 아직 판단 능력이 없어요. 엊그제까지만 해도 행정업무를 하다와서 식육부분 전문가가 아니에요."

각 구청은 의심이 가면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유전자 분석은 어디까지 확인이 가능할까.

한우는 구별해내지만 수입 소의 국적까지는 식별하지 못합니다.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 산 소의 품종이 거의 같기 때문입니다.

미국산 소와 호주산 소가 품종이 같다면 유전자 분석을 해도 이처럼 염기 형태가 똑같이 나옵니다.

한우는 두 줄로 표시되지만 한우가 아닌 것은 미국산이나 호주산이나 모두 세 줄로 표시됩니다.

[인터뷰:민동명, 시험연구소 유전자분석실장]
"어느 국가까지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구요. 국가별로 의과학적 성분의 다른 부분이라든지 이런 걸 분석해야 하는데 아직 기술이 그 부분까지는 안돼 있습니다."

그나마 수입산 쇠고기의 원산지를 가려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전문가의 육안 식별입니다.

하지만, 단속을 담당하는 지자체는 대부분 이런 전문 인력이 없습니다.

[인터뷰:조성환, 농관원 원산지관리과]
"현재 지방자치단체에는 전문적인 식별을 할 수 있는 전문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도 4~500명 정도됩니다."

서류를 통해 쇠고기 원산지를 확인한다고는 하지만 복사된 증명서나 손으로 쓴 영수증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성 없이 급조한 전담팀으로는 원산지 단속을 하더라도 겉핥기에 그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