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감독이 '카드깡' 공금 유용

국가대표 감독이 '카드깡' 공금 유용

2009.11.03. 오후 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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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대한체육회 산하 일부 경기단체의 국가대표 감독들이 이른바 '카드깡'으로 공금을 유용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가대표 배드민턴 감독 이 모 씨가 전북의 한 식당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한 전표입니다.

식비로 900만 원을 사용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이 씨의 계좌를 보면 해당 업주로부터 542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이 씨가 식비를 부풀려 계산하고 차액을 챙긴 것입니다.

이처럼 속칭 '카드깡'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대한체육회 소속 국가대표 감독 8명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적발된 단체는 대한레슬링협회와 대한체조협회 등 4곳.

감독들이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단골 업주들과 짜고 부당하게 챙긴 돈은 2억 1,000여 만 원에 달합니다.

주로 동계나 하계 합숙 훈련 때 숙식비를 부풀리거나 사지도 않은 운동용품을 구매한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용한 돈을 일부 훈련 경비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인터뷰:장성원,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선수들은 대부분 초중고 어린 학생들이고 감독, 코치들로부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쉽게 알 수 없는 부분이고..."

대한체육회는 카드로 처리할 수 없는 비용 항목이 많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불법적인 사용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터뷰:박필순, 대한체육회 홍보실장]
"보조금을 전액 회수하고요, 이와 관련된 사람에 대해서는 엄중 문책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감독들과 공모한 숙박업소와 스포츠용품업체 대표 등 19명도 함께 입건했습니다.

또, 다른 협회도 관행적으로 법인카드를 유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박기현[risewis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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