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기름 만들고...보조금 챙기고

가짜 기름 만들고...보조금 챙기고

2010.05.10.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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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가짜 경유 수백억 원어치를 만들어 팔아온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화물차 운전자들이 주 고객이었는데, 카드깡으로 기름값을 부풀려 유가보조금을 더 챙기게 해주는 수법으로 단골을 확보했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형 저장 탱크에 보관돼 있던 기름을 실은 운반 차량이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더니, 인적이 드문 공터에서 또 다른 소형 운반 차량으로 기름을 은밀하게 옮겨담습니다.

35살 김 모 씨 등은 이렇게 등유와 솔벤트를 섞어 만든 가짜 기름을 도로가나 공단 주차장에서 몰래 팔아왔습니다.

정상 허가를 받은 저장 시설을 빌려 원료를 보관하고 별도의 제조 장소 없이 탱크로리를 이동하는 과정에 가짜 경유를 만드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했습니다.

[녹취:가짜 경유 운반책]
"전화가 오면 약속장소를 잡아서 만나서 주유했습니다."

김 씨 등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 3년여 동안 모두 1,300만 ℓ, 시가 204억 원 어치 가짜 경유를 팔았습니다.

주요 고객은 경기도 안산과 군포 등 경기 서남부지역 공단 주변에서 일하는 화물차 운전자였습니다.

피의자 김 씨 등은 더 많은 기름을 넣은 것처럼 신용카드 매출을 부풀린 다음, 차액을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속칭 '카드깡'으로 단골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운전자들은 차량 소음도 커지고 엔진 힘도 전보다 떨어지는 듯해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몰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다, 유가보조금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너도나도 단골이 됐습니다.

[녹취:가짜 경유 이용 화물운전자]
"일례로 10만 원어치 기름을 넣고 10만 원어치 깡을 하게 되면 그쪽에서는 유류 보조금을 빼고 주는게 아니고 그 안에 보조금 혜택이 또 있으니까 3만 원이 이득이 되는거죠."

경찰은 김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운반 총책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유가보조금 44억 원 어치를 부당 청구한 화물차 운전자 600여 명도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가짜 기름과 카드깡으로 판매업자와 화물차 운전자들이 이득을 보는 사이, 정부 세금은 눈 먼 돈이 되어 줄줄 세어 나갔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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