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삼아' 초등학교 홈페이지 해킹

'장난삼아' 초등학교 홈페이지 해킹

2010.08.19. 오후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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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초등학교 홈페이지를 해킹해 음란물을 게시하고 회원 정보를 삭제한 인터넷 동호회원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장난삼아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하는데, 아이들한테는 큰 상처가 됐습니다.

강정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초등학교 홈페이지입니다.

숙제를 제출하고 일기 검사를 받기 위해 어린이들이 하루에도 수천 번 접속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게시판은 낯뜨거운 사진과 온갖 욕설로 도배됐습니다.

교직원을 소개하는 메뉴에는 엉뚱한 얼굴이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홈페이지에 무단 침입해 게시물을 멋대로 바꾸어 놓은 이들은 19살 이 모 씨 등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 네티즌들이었습니다.

이 씨 등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관리자 ID와 비밀번호로 홈페이지를 손쉽게 해킹했습니다.

이 씨 등이 활동하던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는 해킹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무대가 됐습니다.

심지어 해킹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중계하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피의자]
"처음에는 그냥 팝업되는 공지사항에 제목 바꾸고 장난치다가 점점 사람들이 몰리고 점점 과격해지면서 뭔가에 홀린 듯이 강도가 세진거죠."

이 씨 등은 초등학교 홈페이지의 회원 3,000여 명의 정보를 삭제하고 비밀번호를 바꿔놓기도 했습니다.

홈페이지 기능은 일주일 동안이나 마비됐습니다.

몇 년 동안 공들여 써온 일기장이 삭제된 어린이도 있습니다.

[인터뷰:학부모]
"깜짝 놀랬죠. 한번 그렇게 (해킹이)돼 가지고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막이러니까 학교 알림장에 사실을 알려 줬었어요. 학부모들한테..."

그러나 이 씨 등이 사용한 해킹 기술은 학교 측이 기본적인 보안 조치만 취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수준이었습니다.

주요 정보가 검색 엔진에 노출되지 않도록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의 도를 넘어선 장난과 학교 측의 안일한 보안 의식으로 동심만 멍들고 말았습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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