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한 친구 혼내주려고 농약 음료수 먹여

[앵커멘트]

며칠전 고등학생이 사물함에 있던 음료를 마시고구토 증세를 보인 일이 있었는데요,

같은 반 친구가 평소 자신을 무시한데 앙심을 품고 농약을 섞어 갖다 놓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황순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광명시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 3학년생 한 명은 지난 24일 사물함에 있던 음료를 마신 뒤 구토와 손발 마비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문제의 음료수를 가져다 놓은 사람은 같은 반 친구 B군.

평소 자신을 무시해 온 친구를 혼내주기 위해 저지른 짓이었습니다.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A군이 최근 자신을 벌레에 비유하며 심한 말을 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인터뷰:김도열, 광명경찰서 형사과장]
"친하니까 사소한 장난처럼 대했다고 그러는데 가해학생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성격이 내성적 이다 보니까 그게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었다."

B군은 동네 화원에서 구입한 제초용 농약을 매실음료와 섞은 뒤 보온병에 담아 자신의 사물함에 넣어두었고, 사물함을 함께 쓰는 A군은 의심없이 이 음료를 친구들과 함께 나눠 마셨습니다.

하지만, A군은 맛이 이상하다며 음료를 뱉었고, 엉뚱하게 함께 있던 한 학생이 한 모금을 삼키고 구토와 마비증세를 보였습니다.

범행에 사용된 농약은 '반벨'이란 제초제로 농약 가운데 독성은 비교적 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군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복통과 배탈을 일으키는 농약 제품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구입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B군은 평소 친했던 A군이 최근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자주해 혼만 내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상해죄를 적용하고 학생인 점을 감안해 불구속수사 의견을 첨부해 다음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YTN 황순욱[hwang@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