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유인해 대포통장 만든 뒤 팔아 넘겨

노숙인 유인해 대포통장 만든 뒤 팔아 넘겨

2011.11.29. 오후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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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돈을 주겠다며 노숙인들을 끌어들인 뒤 노숙인 이름으로 대포통장과 휴대전화 등을 만들어 판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또 통장 등을 팔아넘긴 뒤에도 추가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노숙인들을 강제로 합숙시키기도 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허름한 반지하 방 입구에 신발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방 안에는 여러 사람이 머문 듯 이불과 옷가지가 널려 있습니다.

[녹취:경찰·노숙자]
"저희하고 같이 가야 하거든요?"
"어디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왔습니다."

두 달 가까이 강제로 합숙생활을 한 이들은 원래 서울역 주변을 배회하던 노숙인들.

47살 이 모 씨 일당이 통장이나 개인정보를 받아내기 위해 끌어들인 사람들입니다.

이 씨 등은 한 달에 100만 원씩 주겠다고 속여 노숙인 8명을 유인한 뒤 이들의 이름으로 대포통장과 휴대전화를 만들었습니다.

또 술집을 차린 것처럼 사업자등록증도 발급받았습니다.

대포통장과 휴대전화, 사업자등록증은 한 묶음으로 3백만 원에 카드깡 업자에게 팔아넘겼습니다.

대포통장 등을 판 뒤에도 이 씨 등은 노숙인을 풀어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피해 노숙인]
"관리자가 있거든요. 어디 나가면 이야기하고 나가야 하고 얘기 안 하고 나가면 제재가 있고."

노숙인 명의의 가짜 술집에서 카드깡으로 카드 거래 실적이 쌓이면 노숙인들의 신용등급이 높아져 나중에 신용대출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노린 것입니다.

대출 가능한 신용이 쌓일 때까지 여섯 달 동안 노숙인을 가둬놓으려던 이 씨 일당은 노숙인 한 명이 합숙소를 탈출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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