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밥값까지 '꿀꺽'...쉼터 원장

노숙인 밥값까지 '꿀꺽'...쉼터 원장

2014.01.26. 오전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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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의 밥값까지 가로챈 쉼터 원장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른바 '카드깡' 수법까지 써서 1억 원 넘게 챙겼는데, 서울시의 감사는 전혀 없었습니다.

최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양평, 한적한 곳에 마련된 노숙인 쉼터입니다.

서울시의 위탁 운영으로 노숙인 100여 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이곳을 압수 수색해 영수증과 통장 등 각종 서류를 확보한 건 지난해 10월!

[인터뷰:경찰]
"회계 담당하시는 분이 이 책상을 같이 쓰시는 건가요?"

쉼터 원장 54살 김 모 씨가 노숙인들의 급식비로 나오는 보조금을 빼돌린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이 쉼터를 설립한 김 씨는 지난 2003년 시설을 서울시에 매각한 뒤 위탁관리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시에서 해마다 3억 원가량의 급식비를 지원받아왔습니다.

상당한 돈이 지원되는 만큼 서울시는 직불카드로 거래하고 기록을 남기도록 했지만 김 씨는 납품업자와 짜고 직불카드로 쌀을 산 것처럼 허위로 결제하고 돈을 돌려받았습니다.

사실상 '카드깡'을 한 셈입니다.

[인터뷰:시설 관계자]
"저희도 거기에 대해서는 일체 드릴 말씀이 없다라는 식으로 입장 정리가 돼서..."

이런 수법으로 지난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급식 보조금 1억 2천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의 관리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최근 5년 동안 노숙인 쉼터 5군데에 대한 감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양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복지 시설에 지원되는 보조금에 대해 해당 지자체에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다는 허점을 악용해 보조금을 횡령했습니다."

경찰은 쉼터 원장 김 씨와 납품업자, 회계담당자 등 4명을 입건하고, 다른 명목의 보조금도 더 빼돌렸는지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최원석[choiws888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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