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정 억누르다 우울증 키워"

"한국인, 감정 억누르다 우울증 키워"

2014.08.12.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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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들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평소에 감정을 참고 억누르다 폭발해 결국 자살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김잔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극심한 우울감과 함께 몇달동안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 했던 56살 김 모 씨.

너무 괴로워 세상을 떠나겠다는 생각도 여러차례 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우울증 환자]
"모든 게 싫어요. 웃음도 안 나오고. 세상 하직하는 게 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김 씨는 심한 우울증이었지만 본인도, 주변에서도 잘 몰랐습니다.

평소에 우울한 기분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삼성서울병원이 하버드의대와 한국과 미국의 우울증 환자 5천 3백여 명을 비교 했더니, 두 나라 환자들의 우울증 심각도가 비슷해도 우리나라 환자들이 덜 심각하게 평가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우울증이 심해도 겉으로 표현을 훨씬 덜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환자들은 우울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참거나, 속으로 삭이다 우울증이 더 심해집니다.

때문에 한국의 우울증 환자 가운데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사람이 미국의 두 배나 됐습니다.

[인터뷰: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울증이 심하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어떤 일에 대해 결정을 잘 못하게 되고, 충동성이 순간적으로 높아지는 경우가 생겨요. 큰 화가 났다던지 이럴 때 자살로 이어질 수 있죠."

하지만 술의 힘을 빌어 감정 표현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우울증을 더욱 악화시키고 충동 조절능력을 떨어뜨려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한달 이상 잠을 이루지 못 하고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울증을 의심하고 치료받도록 해야 합니다.

또, 그 사람이 우울증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를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평소에 힘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YTN 김잔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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