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 "지나친 야동 시청, 이혼 사유"

[이브닝] "지나친 야동 시청, 이혼 사유"

2014.09.23. 오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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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배우자가 컴퓨터에 야한 동영상, 이른바 '야동' 파일을 저장해놓고 자주 감상하는 기벽을 결혼 후 알게 됐다면 이혼 사유가 될까요?

[최영주]

정도의 차이겠죠,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해칠 정도로 도가 지나치다면 이혼 사유가 된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어떤 판례인지, 구수본 기자의 보도 함께 보시죠.

[기자]

A씨와 B씨는 지난 2010년 4월 교회에서 처음 만나 단 6개월 만에 결혼했습니다.

일본 선교활동까지 다녀온 남편 A씨의 독실한 신앙심을 믿고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믿음은 바로 깨졌습니다.

남편 A씨는 성인용 동영상, 이른바 '야동' 매니아였던 겁니다.

야동을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수시로 보면서 부부 간에 불화가 발생했고, 부부상담도 받아봤지만 관계는 악화일로, 결국 B씨는 결혼 1년 8개월 만에 A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습니다.

그런데 소송 진행 도중 이들의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정황이 불거졌습니다.

남편 A씨는 '캠코더를 지인에게 빌려준 적이 있다', '컴퓨터 수리를 맡긴 적이 있다'며 촬영 사실을 시인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B씨에게 보냈고, 촬영 사실을 몰랐던 B씨는 A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이들의 혼인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다'며 이혼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혼의 책임은 독실한 기독교인의 생활을 바랐던 부인의 기대를 저버린 A씨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나친 야동 시청, 부부간 성관계 동영상 촬영·유포 문제를 둘러싼 다툼 등 A씨의 잘못이 부부관계 파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야한 동영상 시청을 가벼운 취미 쯤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거나 부부 사이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이번 판결은 명시하고 있습니다.

YTN 구수본[soobon@ytn.co.kr]입니다.

[김영수]

독실한 종교인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 알고보니 성인 동영상을 습관적으로 보는 야동광이었군요.

[최영주]

네, 그에 따른 실망감도 있었겠지만, 단순히 야동을 보는 것에서 나아가 부부 관계를 찍은 동영상까지 유포했다니까 상황이 좀 심각하죠.

아내 A씨가 이들 부부의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발견한 것은 지난해 3월이었는데요,

A씨는 즉각 항의했지만 남편 B씨는 '내가 찍었는지 기억이 가물하다'고 발뺌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네 얼굴은 안 나오지 않느냐'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합니다.

결국 A씨는 B씨를 형사고소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는데요, 경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입니다.

[김영수]

이들 부부의 사례는 혼인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이 이르렀고, 결국 법원은 남편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단순히 혼자 야동을 즐겨보는 것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최영주]

네, 그런 점에 대해서는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립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이인철, 변호사]
"이 부부 간의 파탄이나 갈등이 성인 동영상으로부터 시작이 됐거든요. 만약에 성인 동영상이 나오지 않았다면 그렇게 크게 갈등이 생기고 파탄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믿었던 남편이, 순수했다고 생각했던 남편이 성인 동영상을 탐닉했다면 아내가 큰 충격을 받았을 거고요. 이 부부의 파탄은 여기에서 부터 시작을 했다라고 봅니다."

[인터뷰:양지열, 변호사]
"어떤 종류의 습관도 지나치게 되면 독이 되는 것이지 굳이 성인용 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남편의 의지, 개선의 의지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도박중독이든 게임중독이든 그 자체만으로 이혼을 바로 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고요. 그걸 고치려는 의지. 부부간에 정상적으로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그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영수]

성인 동영상이 문제의 발단이었다는 주장과 꼭 성인용이어서 문제가 아니라 지나쳐서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인데요, 이런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최영주]

네, 이번에는 부부 상담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이주은, 부부 상담클리닉 원장]
"남편이 계속 성인동영상에 집착을 하고 있다 라는 것을 아예 건강하게 꺼내서 같이 대화로 오픈장으로 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이렇게까지 심각한 문제로 가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보는 입장에서는 이분들이 지금 성인 동영상이라는 어떤 그 하나에만 빠져서 있는 것이지, 이것을 상쇄시킬 뭔가 다른 고마운 것이 있다면 뭔가 좀더 나한테 다정하다든지 상쇄시킬 무엇이 있다고 그러면 여기에 이렇게 집착해서 이 건으로만 이런 다툼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김영수]

결국, 이번 판결은 성인 동영상 자체가 부부 사이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하기보다는 부부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되겠군요.

[최영주]

네, 결국은 부부 사이 서로의 기대치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대화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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