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수능과 '금기어'는?

2015 수능과 '금기어'는?

2014.11.13.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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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연수 기자, 패널 중에 유일하게 수능을 쳐 본 분이신데.

[인터뷰]

아니에요, 저 수능 쳤습니다.

[인터뷰]

저도 쳤어요.

[앵커]

94년부터 수능이 도입됐는데 수능 쳤을 때 어땠어요?

[기자]

저는 수능 2004년에 쳤는데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수능을 치는 중간의 일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고 들어가기 전에 굉장히 긴장을 했던 거, 나와서 끝났다, 이것만 생각이 나고 가운데 수능볼 때면서 잘 기억이 난 나요.

[앵커]

긴장장돼서 그런가요?

[기자]

긴장도 많이 되고 워낙 집중을 하다 보니까 끝날 때만 생각이 나는 것 같아요.

[앵커]

수능 전에 학력고사가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유일한 학력고사, 저도 그렇군요.

[인터뷰]

학력고사 끝세대죠?

[앵커]

부모님이 오셨습니까, 시험볼 때?

[인터뷰]

저는 인생을 단독으로 살아가는 경향이 있어서 부모님 상관없이 굳건이 혼자 가서 시험을 보고요.

또 나오고 그랬던 게 생각이 나고요.

또 학력고사 이후에 청소년들이 여러 가지 비행에 연루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차분하게 학력고사 이후에도 수능 이후에도 차분한 생활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부모님들 교문 앞에 가서 하루종일 기도하시는 어머님들도 있고 집에서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었을 텐데 오늘 어떤 말을 하셨을까요?

수험생들, 가장 듣기 싫은 말, 베스트5라고 할까요, 워스트5가 맞기도 하는 것 같은데.

밑에서부터 뜯어보겠습니다.

그러게 공부 좀 열심히 하지.

진작 열심히 하지.

왜 시험이 다가와서 걱정을 하니.

비아냥거리는.

[인터뷰]

맞는 말이기는 한데 참 얄미운 소리네요.

[앵커]

그렇죠.

다음에는 누구는 몇 점 받았다더라.

비교하는 거.

그렇죠?

옆집 누구는 몇 점 받았는데.

어쩌라는 겁니까?

다음, 어느 대학가려고?

이거 되게 예민한 문제인데요.

어느 대학 가려고?

[인터뷰]

이것보다 더 심한 게 있죠.

갈 수 있는 대학은 있니?

[앵커]

대학 안 가면 되죠.

시험 잘봤니?

이거는 그냥 물어볼 수 있는데요.

이런 것은 그냥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인터뷰]

이런 거는 나머지 말들의 서론이니까 그래서 이것만 들으면 나중에 어디 갈지를 미리 알고.

[앵커]

저는 사실 어느 대학 하려고 하느냐, 이런 질문이 상처가 될 것 같은데요.

시험 잘 봤니는 상당히 단순해 보이는 질문 자체가.

[기자]

왜냐하면 시험이 다 끝나면 몇 점이 나오든지 만족을 하겠어요.

많이 나올수록 좋은데 잘 봤냐고 물어보면.

[앵커]

1위를 볼까요?

1위는 몇 점 나왔니?

이거 부모님이 당연히 물어봐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1위와 2위가 사실 시험 끝난 수험생에게 누구나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 1위, 2위라는 거는 시험에 대해 아예 말을 하는 것 자체를 듣기가 싫다는 거죠.

[인터뷰]

저는 조금 듣기 싫었던 이야기가 수능 바로 직후는 아니지만 전후해서 출제위원장이 나오셔서요.

아까도 그런 말씀을 리포트에서 하신 것 같은데 고등학교 3년을 정상적으로 이수를 했으면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 이 얘기를 늘 하시는 거예요.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저도 풀고 싶었지만 그 말을 들으면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앵커]

그런 것도 있죠.

만점자나 수능 전국 수석들이 하는 얘기.

교과서, 학교공부에 충실했어요.

[인터뷰]

교과서를 충실히 읽고 과외는 받지 않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그렇게 했다, 그러면 누구나 풀 수 있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상당히 조금 소외감이 느껴졌죠.

[앵커]

그런데 부모님 입장에서 시험 잘 봤니, 몇 점 나왔니 이런 말도 수험생들이 듣기 싫어한다고 하는데 몇 년 동안 뒷바라지를 하고 노심초사하고 눈치 보면서 소리도 못 내고 이랬는데 시험본 애한테 시험 잘 봤어, 이런 얘기도 못하면 도대체 부모님은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수험생 자녀를 집안의 최고의 상전이라고 표현을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수험생 자녀가 없어서 이런 말씀을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앵커]

전직 상전 출신이어서.

[인터뷰]

저는 전혀 상전이 아니었어요.

저는 대학 갈 생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수능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았는데.

그런 것을 보면 뭔가 진짜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됐다고 하는 생각의 한 단면이거든요.

수험생이 집안의 최고의 상전이라는 거는.

대학은 어떻게 보면 본인이 정말 원하는 대학을 정말 가고 싶어서 누가 뜯어말려도 본인 스스로 공부를 해서 가야 되는 거고요.

또결국 좋은 대학 가고 자기가 원하는 대학을 가는 것은 자기 인생을 위해서 좋은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너무 부모들이 마치 자신들의 바람으로 떠받들듯이 해서 아이들을 좋은 대학을 보내는 것처럼 분위기를 형성하니까 아이도 부담스럽고 또 아이는 아이대로 자기가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부모한테 원망을 해도 되는 일이라고 인식을 하는 것 같아요.

이거는 뭔가 엄청나게 왜곡돼 있는 거죠.

[앵커]

소위 말해서 자식 잘 키웠다, 이런 분들, 어머니들이 쓴 책을 보면 아이들의 자율성을 좀 키워줬다고 하지.

그것도 100% 믿기 좀 힘든가요?

[인터뷰]

그렇죠.

자율성을 키워줬다, 그거는 외관적으로 하는 얘기고요.

아마 둘만의 관계에서는 엄마와 수험생의 관계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그런 상황들이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우리만 그런가요, 터키에서도 대학 가기가 입시전쟁이 심합니까?

[인터뷰]

터키도 심하죠.

매년 대학 입학시험에 들어가는 사람이 200만명 정도입니다.

[앵커]

터키 인구가 몇 명인데요?

7천만명 중에 200만명이.

[인터뷰]

터키에서는 너무 심하고 그리고 수능시험을 하는 학교 앞에서도 학부모들이 오고 기도도 하고 기다리기도 하고 여기에는 학생보다는 학부모가 더 많아요.

그런데 이런 거 있어요.

터키에서는 제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거기 있는 학부모들한테도 들었거든요.

야, 아들아.

아니면 딸아, 아가야, 너 가서 시험 마음대로 쳐.

너 떨어지든 합격하면 우리 아이야.

[앵커]

누가 그랬다고요?

[인터뷰]

터키에서 학부모들이.

[앵커]

우리나라 얘기인 줄 알고 저는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인터뷰]

그래서 제 얘기는 터키에서 시험을 칠 때는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엄마, 아빠한테는 스트레스 받지 않아요.

그래서 조금 적은 스트레스 분위기 속에서 시험을 치거든요.

그래서 한국 학부모님들도 자기 아이들한테 아가야, 너 성공하든 패배하든 너는 우리 아이야.

우리는 항상 너를 지지해 준다 해 줬으면 좋겠어요.

[앵커]

수능 치는 수험생들 한창 치고 있어서 저희 방송 볼 리가 없지만 어쨌든 파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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