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훈훈한 이웃 이야기

연말 훈훈한 이웃 이야기

2014.12.24. 오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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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뷰:프란치스코, 교황 (지난 21일)]
"모두 즐거운 주일과 희망의 크리스마스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거움과 형제애로 가득한 크리스마스 되길 바라고요, 저를 위해 기도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크리스마스 축사였습니다.

교황은 크리스마스를 좀 더 즐겁고 기쁘게 보내길 기원했는데요.

여러분은 즐거움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찬 연말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성탄절을 맞아 훈훈한 소식을 여러분께 선물할까 합니다.

먼저 많이 본 뉴스에 오른 소식입니다.

1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하늘로 떠나 보낸 남편이 있습니다.

아내는 장기 기증으로 5명의 고귀한 생명을 살리고 눈을 감았는데요.

아내에 이어 남편은 오늘 자신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선물했습니다.

[인터뷰:김충효, 아내 잃고 장기기증]
"제가 예전에 아시는 분 한 분이 신부전증 환자라 많이 고생하시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이식 수술 받으시고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고생 안 하시고 건강하게. 저희 애들이 나눠주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내가 장기 이식 수술을 하고 다섯 생명을 살리고 가는 걸 보고요. 장기 이식이 그냥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내가 건강할 때 하고 갔으면 하는... (나중에) 천국 갔을 때 아내를 만나서 아내한테 '나도 당신하고 똑같은 길을 걷고 왔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뇌사 장기 기증인 유족 가운데는 생존 중 신장 기증을 한 국내 첫 사례가 됐습니다.

김충효 씨의 신장은 17년 동안 신부전증을 앓아 온 여성 환자에게 전달됐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을 해야 했던 이 환자는 정말 오랫동안 간절히 기다려왔다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홍 모 씨, 장기 이식자]
"투석 시간만 네 시간, 왔다 갔다 하는 시간 합하면 6시간. 그러니까 직장 생활 같은 건 못 하고 아무것도 못 하죠. 그리고 하고 나면 힘드니까 그냥 누워 있고...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기분이에요. 너무 오래 기다렸고 너무 감사하고 저한테도 이런 행운이 오네요. 새로 태어난 기분이에요. 제 인생을 정말 열심히 살아보려고요. 주신 분한테 감사하고."

정말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겠죠?

그런가 하면 최근 영하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 속에 웃통을 훌러덩 벗어 던진 소방관들이 있습니다.

서울 '몸짱 소방관' 13명이 안전모와 방화복을 벗고 달력 모델로 변신한 겁니다.

바람 소리가 제법 세차게 들리는데요, 얼마나 추울까요?

이렇게 코가 빨개지고 얼굴이 얼어붙어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달력 수익금을 어린이 화상 환자 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산타로 변신한 소방관들이 '루돌프 소방차'를 타고 어린이 병원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세밑을 녹이는 '작은 나눔들' 조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소방차에서 나오는 크리스마스캐럴로 거리가 흥겹습니다.

불을 끄기 위해 출동하던 소방차는 크리스마스트리와 꼬마전구로 장식하고 루돌프로 변신했습니다.

119 소방관은 산타가 됐습니다.

캐럴을 듣고 행인들도 반갑게 환호합니다.

루돌프 소방차는 어린이 병원을 찾았습니다.

산타 복장을 한 소방관들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줍니다.

갑작스러운 산타의 출현에 아이들도 신이 났습니다.

[인터뷰:소방관]
"아프지 말고, 아이 예쁘다. 안녕, 많이 아프지마. 아이 예뻐라."

[인터뷰:정보나, 전주 덕진소방서 소방사]
"소방관 하면 어린이들에게 좀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소방관 아저씨가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저희가 좀 더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갈 그런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해방이 됐지만, 위안부로 끌려갔던 여인들은 고향에 돌아갈 수 있다는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더 큽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이 연극을 보러 온 관객들은 공연료 대신 라면을 가져왔습니다.

세밑 공연으로 모은 라면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인터뷰:이아현, 고등학생]
"입장료를 받는 대신 라면을 기부함으로써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그런 행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주 뜻깊게 생각하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라면연극제'는 지역 연극 동아리들과 극단에서 기획한 행사입니다.

[인터뷰:최경성, 극단 명태 대표]
"라면을 전부 다 모아서 연말에 이웃을 도와줘서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라면연극제를 통한, 연극을 통한 따뜻한 세상 만들기, 이런 기치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어린이 병원을 찾아 기쁨을 안겨준 119 산타와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라면연극제.

얼어붙은 세밑을 녹이는 훈훈한 나눔들입니다.

YTN 조영권입니다.

[앵커]

또 얼마 전 평생 주워온 동전을 모아 기부한 환경미화원 민갑현 씨 얘기도 잔잔한 감동을 줬죠.

26년간 거리를 청소하며 주운 동전을 돼지 저금통에 모아 온 민 씨는, 자신보다 소외된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민갑현, 환경미화원 (지난 3일)]
"일을 하다 보니까 그런 게 수시로 보이기 때문에 좀 모아지겠다 생각에 줍긴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6년 간 모았더니 2만 7천 10원 이거를 다 그냥 드리면 되는데 민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셨어요? 본인 돈도 같이 기부하셨다고요?)
"그거 드릴 때 제 마음도 전해보자 하는 뜻에서 드렸습니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보다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한 거겠죠.

계속해서 훈훈한 소식 연빛나 앵커가 전합니다.

[앵커]

경찰이 만취한 운전자를 차에서 억지로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 격렬하게 저항하며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이는데요.

그러자 시민들이 몰려들어 경찰을 도와줍니다.

이 운전자는 음주 단속 중에 경찰관을 치고 달아났는데요.

용기있는 시민들의 도움으로 뺑소니 음주 운전자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안은 여성이 다급하게 택시를 잡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택시는 그냥 지나가버리는데요.

아이 엄마는 인도에 올라서서 아픈 아이를 달래고 있습니다.

열이 많이 나는 아이가 보채는 통에 당황한 아이 엄마는 어쩔 줄 몰라하며 마음만 태우는데요.

그때 승합차 한 대가 병원으로 데려다 주려고 다가오자 안타깝게 지켜보던 시민들도 아이 엄마가 빨리 차에 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경기도 안산의 교차로, 직진 신호가 켜지자 차량들은 달리기 시작하는데요.

할머니가 손수레를 끌며 교차로를 가로질러 갑니다.

상당히 위험해 보이죠?

그때 승용차 운전자가 할머니에게 달려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돕습니다.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길을 잃은 할머니를 경찰서까지 모셔다 드렸다고 하는데요.

어머니가 생각나 도왔다는 운전자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세밑 한파로 모두가 움츠려드는 요즘, 다른 사람을 향한 따뜻한 관심이 황량한 도로에 온기를 불어 넣어 주는 작은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렌즈로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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