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몫 산학지원금 꿀꺽...학교는 입막음

제자 몫 산학지원금 꿀꺽...학교는 입막음

2015.09.14. 오전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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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환, 사회부 기자

[앵커]
지방의 한 국립대 공대에서 교수가 산학협력지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서 교육부가 감사에 나섰습니다. 감사가 시작이 되자 해당 교수는 물론이고 동료 교수들과 대학까지 나서서 학생들을 회유하고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분서주 오늘은 사회부 김승환 기자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산학협력 지원금, 대학교에서 전용되거나 또는 남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요. 이번 같은 경우에 국립대 공대 교수가 전용한 사실, 뭔가 빼돌린 게 사실이 된 것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물론 해당 사안에 대해서 교육부 감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횡령 여부가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닌데요. 하지만 저희가 횡령했다라는 의심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대전에 있는 국립대 공대 소속 이 교수 연구실에서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면 학생 개인 통장으로 연구비가 지급이 됩니다. 하지만 그 연구실에 들어온 학생들 가운데 1명을 회계담당 학생으로 지정해서 학생들의 통장을 일괄 관리하는데요. 그 모든 돈을 교수가 5만원권 현금으로 뽑아오게 시킵니다.

그 금액이 무려 수백만원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2013년도부터 연구실에서 회계를 담당하던 학생은 2012년도부터 최근까지 산학협력금 인건비 지원을 확인하고 굉장히 놀랐다고 합니다. 학생들 본인 앞으로 많게는 200만원 넘게 지급이 됐었는데 본인들에게는 월 30만원씩만 받았기 때문인데요.

또 항상 학생들에게 현금으로 뽑아오라고 했었기 때문에 나머지 금액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학생들도 알고 있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아까 200만원씩 입근이 된 건 한 달 기준인가요?

[기자]
한 달에 많게는 200만원씩 들어왔지만 학생들이 받았던 것은 매달 30만원뿐이었습니다.

[앵커]
이 같은 의혹은 횡령의혹인데 해당 당사자인 교수의 입장은 어떤 것입니까?

[기자]
물론 해당교수를 저희가 만나봤는데요. 그 교수는 의혹에 대해서 전면 부인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썼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한 대답을 했는데요. 본인을 위해서 쓴 적이 없다고 말을 했지만 그 프로젝트 끊길 것에 대비해서 인건비 가운데 자신은 일부만 지급했다.

어디 학회를 가거나 이럴 때 썼다고 말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왜 모든 돈을 현금으로 뽑아오게 시켰는지 또 돈을 어디에 썼는지 등에 대해서 영수증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산학협력 지원금, 정부에서 대학에 지원을 해 주는 것인데요. 교육부에서 의혹이 제기되니까 감사에 착수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교수가 학생들을 회유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면서요?

[기자]
교육부에서 국립대 감사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하고 감사를 시작했는데요. 감사가 시작되자 교수가 학생들에게 전화를 해서 교육부에서 전화가 오면 너네들이 한 6, 70만원을 받았다고 말을 하라고 전화를 한 녹음내역도 저희가 갖고 있고 또 다른 교수가 학생들에게 인건비를 어느 정도 받았다고 하는 사실확인서를 미리 작성을 해서 여기에 서명하라고 종용하기도 했고 한 학생이 교수의 전화를 수신거부를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 학생의 남편에게 전화하기도 했었고요. 또 취업을 시켜줄 테니 사건을 잘 마무리하자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해당 교수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교수들이 있어야 너네들이 있다라는 말을 하면서 좋게 넘어가자고 말하면서 회유한 정황도 있었습니다.

[앵커]
이 부분은 인건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이라서 감사 과정을 지켜봐야 될 것 같고 그런데 이것 말고도 학생들이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면서요, 어떤 의혹입니까?

[기자]
저희가 리포트에 모든 것을 담지 못했기 때문에 또 학생들이 제기했던 내용이 있었는데 첫 번째 내역은 특허 부분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아이디어 제공부터 전 부연구했다고 말을 했다는 특허에 대해서도 교수가 본인의 이름으로 특허를 출원했다고 학생들이 주장을 하고 있고요.

또 학생들이 알지 못하는 교수들 지인의 이름으로 수십만원의 전문가 초청비가 지급된 내역이 있습니다. 또 연구실에 있지 않은 학생들의 이름을 빌려서 학생들을 허위등록해서 인권비를 청구하기도 했고 또 일명 카드깡을 지시했다라는 것도 있었는데, 음식점 등지에서 200만원 정도를 긁고 회의비로 말을 한 다음에 너희가 이것을 어디에서 썼을지 만들어오라는 황당한 그런 주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교수는 특허는 전부 본인의 아이디어에서 나왔기 때문에 학생들의 말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을 했었고 학생들이 보지 못한 전문가에게 전문가 초청료를 지급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고 또 연구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인건비를 청구한 것이지, 허위로 청구한 적은 없다고 말을 했었지만 일명 카드비를 허위 청구한 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산학협력 지원금을 감사 결과가 나오면 더 정확해지겠지만 이 문제가 불거진 게 하루이틀 사이는 아닐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수년 동안 이런 문제가 있었을 텐데, 그동안에는 왜 학생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던 건가요?

[기자]
학생들이 말을 했던 것은 취업 등 향후 관련 분야에 진출함에 있어서 교수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여기에 있어서 교수에게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웠다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보유한 2012년 자료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학생과 교수의 관계를 갑을관계로 보기 때문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런 이유 때문에 교수가 써 달라고 하는 사실확인서를 직접 써준 학생도 있었습니다. 또 교수의 연구실은 우리가 흔히 일종의 작은 왕국이라고 불리는데요. 교수의 절대적인 권위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앵커]
쭉 취재과정을 들어봤는데. 그런데 취재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기도 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저희가 학교에 직접 가서 교수에게 전화로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1시간 정도 학생의 상담이 있다고 말을 해서 저희가 1시간 후에 갔습니다. 그랬더니 해당 연구실에 같은 과 교수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서 저희가 인터뷰를 요청했음에도 가지 않고 해당 교수를 옹호하는 발언을 많이 했었고요.

또 다른 교수들은 학생들의 의도가 뭐냐, 돈을 바라고 한 것이 아니냐라고 의심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또 학생들이 말을 했었을 때는 학교의 현재 학생들이 돈을 바라고 교수들에게 문제를 제기했다는 그런 소문이 돌기도 해서 학생들이 굉장히 상처를 받기도 했었는데요.

또 재미있는 점은 취재가 끝난 다음에 교수들 사이에서 돌았던 문자를 저희가 확보를 할 수가 있었는데요. 기자들이 투서를 받고 학교 주변 음식점에 적립해 놓은 내용을 취재하고 있으니까 식당 주인들과 잘 이야기를 해 놓으라는 문자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취재를 하는 도중에 설렁탕집에서 설렁탑밖에 안 먹었는데 이런 소문이 돌아서 굉장히 황당했습니다.

[앵커]
교육부의 감사 결과가 나오면 교수의 비리가 제대로 드러날 텐데요. 앞으로 계속 취재를 잘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김승환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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