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고장났다" 노인 사기 지능화 실태

"보일러 고장났다" 노인 사기 지능화 실태

2015.10.29. 오전 09:0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방송 : YTN 이슈오늘 (08:00∼10:00)
■ 진행 : 정찬배 앵커
■ 고은희, 변호사 /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가스 검침원을 사칭한 뒤에 보일러가 고장났어요라고 속이고 수리비로 수천만원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녹용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인 사기꾼도 있었습니다.

두 범죄 모두 노인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요즘 노인 상대 범죄는 갈수록 그 수법이 치밀해지고 있습니다. 이 범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어떤 사건이었는지, 보일리가 고장났다고 속였다고요?

[인터뷰]
2014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가스검침원으로 가장을 하고 들어와서 가스를 검침하는 게 아니라 이 집 보일러가 고장이 났다, 그러면서 집주인의 눈을 잠깐 속인 상태에서 밸브를 잠깐 엽니다.

그래서 물이 새면 손에 묻혀서 물이 새고 있다, 그렇게 하고서 이게 그대로 두면 보일러가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겁을 주는 것이죠. 그러니까 집 안에 계시는 7, 80대 노인분이나 또 장애인이나 혼자 사는 주부들은 굉장히 놀랍니다.

그래서 결국은 보일러가 고장이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보일러 수리를 함으로 해서 그렇게 해서 돈을 갈취하는 그런 범죄를 단속을 한 겁니다.

[앵커]
그렇죠. 어르신들 집안에 있는데 보일러 이거 갑자기 샌다, 어떻게 된다 하면 고쳐달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문제는 이런 형태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여성을 먼저 들여보내고, 여성 검침원을 가장해서 먼저 들여보내고 그리고 보일러 수리 업체 복장을 한다거나 검침원 복장을 하고 들어와서 그래서 정말 그 노인분들을 속이고 연세든 가정주부들을 속이거나 또는 장애인들을 속이는 이런 형태인데 정말 아주 질나쁜 악질적인 행위를 한 것이죠. [앵커] 왜 악질이라고 얘기를 하냐 하면 피해자들이 보일러 검침원에게 속아서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재산상태를 봤더니 1년치 생활비를 다 날린 분들도 있어요. 게다가 파지... 헌종이를 주워서 근근이 살아가시는 분들입니다.

이분들 파지 주워 번 돈을 다 날렸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속였다는 거예요.

[인터뷰]
어떤 분들은 퇴행성 관절이나 관절염이 심해서 자식들이 매달 얼마씩 보내준 돈을 아끼고 아낀 것, 그걸 1년치를 한꺼번에 모두 보일러 수리하는 사기범들에게 갖다바치는 격이 됐죠, 편취를 당하는, 그런 형태도 있었는데 아주 인면수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녹용즙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노인들에게 판 사기꾼도 있었죠?

[인터뷰]
네. 안양동안서에서 했었는데 굉장히 많이 속습니다. 보통 안양 동안 전철역 옆에 보면 상가에 홍보관을 차려 놓습니다.

[앵커]
공신력이 있는 것처럼.

[인터뷰]
그런데 연세 드신 분들은 이분들은 상당히 검증 받은 업소가 아니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녹용즙이라고 하면서 노인분들에게 뇌사상태에 있는 사람도 깨어나고 결핵도 고치고 마치 정말 성인병에도 아주 좋은 것처럼. 이런 형태로 해서 그다음에 실제 녹용이 들어가 있지 않은 가짜 녹용즙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걸 몇 배, 4배, 5배의 높은 가격으로 팔아서 그래서 편취하는, 이런 행위입니다.

[앵커]
일반적으로 노인 상대 사기 범죄에서는 어떤 수법을 많이 씁니까?

[인터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노인 상대로 사기를 한다는 것은 대부분 노인분들이 혼자 계시고 굉장히 외롭잖아요.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절박하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말씀을 하신 녹용즙을 몇 배로 판다는 것, 결국에는 건강에 대한 절박함이 있기 때문에 4, 5배로 속여도 속게 되는 겁니다.그리고 그것을 가족들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고요.

그리고 금융사기도 노인분들도 많이 당하거든요. 왜냐하면 이런 거에 대한 판단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또 이런 것을 말릴 사람도 없고 쉽게 현혹이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노인에 대한 사기수법이 어렵다기보다 그런 절박함을 이용한 그러한 악질적인 사기수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인터뷰]
노인 심리를 이용한 범죄거든요. 제가 이번에 진급을 해야 하는데 정말 모두 믿을 수 있는 제품이지만 내가 이걸 일정한 정도 팔면 제가 진급을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도와주십시오. 노인분들은 심리가 동정심이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본인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걸 사줘야 한다는 그런 심리를 유발시키는 것이죠.

[앵커]
우리 자식같은 아들.

[인터뷰]
그렇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또 하나는 뭐냐하면 그게 사실 고가의 제품이 아니죠. 계란이나 휴지나 또 1만원짜리나 5000원짜리 상품권을 드립니다.

그것에 대한 고마운데 내가 갚아줄 수 없느냐, 이런 생각을 유발시키는데. 정말로 굉장히 편협한 나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죠. 노인들,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이런 분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그런 이익을 꾀하는 그런 나쁜 사람들이죠.

[앵커]
그러니까 이 사기범들이 노인을 불러 모을 때는 처음에는 휴지 드린다, 어떨 때는 건강장판 드린다, 요즘에 온수매트 드린다 와서 경품으로 받아가세요 그래서 하나 받아가면 사람이 미안하잖아요.

그럴 때 이런 얘기를 합니다. 어떤 얘기를 할까요. 저희가 이번 사건과 관련은 없습니다마는 그동안 노인범죄 사기 중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찾아봤습니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뭐라고 현혹시킬까요? 화면 함께 보시죠.

[건강식품 판매자]
"저희가 그래서 혹시라도 알고 계시라고 특허증까지 다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특허증까지 다 보여드리고 있고요."

특허증까지 보여준다고 했고요. 또 이번에는 동의보감에 수록되어 있는.

[건강식품 판매자]
"지방을 녹여주는 데도 굉장히 좋고요, 혈관을 깨끗하게 해줍니다. 피를 맑게 해줍니다. 그리고 혈압환자들 있죠? 당뇨 환자들 있죠? 이거 드시면 그거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고 합니다."

조금 전에 이렇게 하고요. 그다음에 팀장님께서 말씀을 하신 것처럼 사기범의 공부 노트라는 게 있답니다. 거기에 울컥 이런 것까지 쓰여있다고요?

[인터뷰]
앞에 설명을 드렸지만 어머니, 감사합니다. 제가 진급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어머님이 이 물건을 사주심으로 인해서 저는 정말 큰 혜택을 받습니다. 제가 울컥 치밀어오는 감성, 이런 식으로까지 하니까 노인분들이 자식 같다고, 앵커께서 말씀을 하신 것처럼 자식같은 생각, 이놈이 정말 얼마나 절박했으면 이런 표현까지 하겠느냐. 이런 행태로 접근을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 노인분들의 심리, 동정심을 유발하는, 이런 행태를 하는 것인데. 앞에 말씀을 드렸지만 공짜로 내가 선물을 받은 것, 이런 것도 있습니다.

효도 관광 티켓이라는 것도 내걸어요. 효도 관광 티켓이 나중에 보면 전혀 쓸모 없는 티켓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마치 당첨이 된 것처럼 한 30여 분이 모이면 그 중 다섯 분에게 이걸 드립니다.

[앵커]
평소 30만원짜리 숙박권을 5만원에 드립니다. 평소에 그거 5만원에도 살 수가 있는 거예요, 평소에도.

[인터뷰]
그게 어떤 형태냐면 종일 떴다방 홍보관, 그러면 이분이 이걸 받아서 기분이 좋아요. 돌아가서 노인정에 가서 무슨 얘기를 하냐면 정말 손자 같은 아들 같은 놈들이 왔는데 제품도 믿을 수 있고 정말 괜찮다,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노인들이 지기 싫어하는 심리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너도 나도 가서 그 제품을 구입합니다. 이런 형태로 운영하는 떴다방, 정말로 근절이 돼야 됩니다.

[앵커]
한 가지 충고라고 할까요. 이런 노인 상대 범죄에서 벗어나려면 또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인터뷰]
당연히 의식의 개선과 제도의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될 것 같은데요. 지금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65세 이상 기준으로 662만 명 정도가 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에는 노인전담부서가 없습니다. 아까 떴다방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 노인이 한두 분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피해를 당하시는 거잖아요.

그래서 경찰청에는 아마 노인전담부서가 생길 것 같고요. 생길 것 같고요가 아니라 꼭 필요하고요. 그리고 노인분들 입장에서 아까 말씀을 드린 대로 사기 피해자의 공통점을 보면 동정심이라든가 미안함이라든가 고마움을 이용해서 큰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지금처럼 누가 감정에 지나치게 호소를 하거나 무언가를 사달라고 하는 경우에는 먼저 의심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또 노인을 우리가 이렇게 가족으로서 아끼고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게 세운다면 이러한 쓸데없는 유혹에도 강해지기 때문에 그런 의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정리를 해 주시죠.

[인터뷰]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지금 고은희 변호사님이 말씀을 하셨지만 600여만명의 65세 이상 노인들이 계신데 노인상대 범죄가 무려 10%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심각한 우리 고은희 변호사님께서 좋은 지적을 해주 셨는데 10% 노인이 이런 피해를 입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각 경찰서에는 지능범죄수사대가 있습니다. 정말 동네에서 떴다방이라든가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가장 좋은 방법은 신고를 해 줌으로 인해서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정말 합법한 판매행위인지 그다음에 정량의 정품인지 이걸 구별을 해 줄 수 있거든요.

[앵커]
게다가 하나만 제가 덧붙이면 사기피해를 당한 부모님들 자식에게 얘기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미리미리 예방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