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갯벌 '파수꾼' 칠게가 돌아왔다

영종도 갯벌 '파수꾼' 칠게가 돌아왔다

2015.11.02.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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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시, 특히 영종도 주변에는 세계적인 규모의 갯벌이 펼쳐져 있죠.

원래 이 갯벌엔 어른 엄지손가락 크기의 칠게가 지천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불법 남획으로 거의 자취를 감췄는데요.

최근 이 칠게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상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영종도 인천대교 주변의 광활한 갯벌.

따스한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것들 대부분은 칠게입니다.

[홍소산, 인천시 영종도 주민]
"맛소금 같은 것을 갖고 와서 구멍 송송 뚫린데 이렇게 맛소금을 넣으면 맛조개나 칠게가 다 따라오거든요…."

칠게는 갯벌의 '터줏대감'이자, '살림꾼'입니다.

곳곳에 구멍을 뚫어 갯벌을 숨 쉬게 하고, 낙지와 새들의 먹이가 돼줍니다.

지금은 1㎡당 30∼40마리 정도로 많아졌지만, 올봄만 해도 거의 씨가 말랐습니다.

무분별한 남획 때문입니다.

V자로 그물을 설치해 칠게를 몰아 통발에 가두거나, PVC 파이프 반을 잘라 갯벌에 깔아놓고 칠게를 빠뜨려 중간 중간 놓은 들통에 모으기도 합니다.

세계 5대 갯벌인 영종 갯벌에는 이런 불법 어구가 수십km 넘게 설치돼 있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대대적인 철거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이제 겨우 반년이 지났는데 수십년간 병들었던 갯벌은 놀라운 속도로 회복되고 있습니다.

[장정구, 인천 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임진강, 예성강, 한강에서부터 나온 유기물질들이 여기에서 갯벌에 있는 생물들에 의해서 분해가 되고 있었죠. 그러다 보니까 전세계 갯벌 중에서 생산성이 가장 높은 갯벌로 알려졌습니다."

갯벌의 부활을 보여주고 있는 칠게는 여전히 남획과 환경파괴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지속적인 감시가 없으면 칠게가 다시 떠나고 칠게가 떠난 갯벌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질지 모릅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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