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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사진을 찍으려는 인간의 욕심때문에 자연을 훼손하고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아기새들이 서로를 의지하는 듯한 신기한 사진입니다. 하지만 조류 전문가는 이 사진이 날지 못하는 오목눈이 새끼를 억지로 꺼내 접착제를 붙인 후 나뭇가지에 매달고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사진은 어떨까요? 야생의 긴꼬리딱새는 원래 천적을 피하기 위해 둥지를 숨기지만, 왼쪽 사진은 둥지가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전문가는 나무 위 이끼가 메마른 것으로 보아 둥지 주변 가지를 자르고 훼손한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사진입니다. 어미도 앉기 불편할 만큼 좁은 가지에 새끼들이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날지 못하는 새끼를 둥지에서 꺼내 일렬로 앉힌 것입니다. 새끼들은 사람의 손에 시달려 먹이조차 받아먹지 못하는 불안한 모습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방송 노출로 철원군 두루미 서식지가 화제에 오르자,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의 추적으로 두루미떼가 홍역을 앓았습니다.
게다가 새들을 보호해야 할 철원군은 오히려 촬영을 부추기며 두루미 잠자리에 사진 촬영을 위한 시설까지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또 영종도에 멸종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 등이 번식기를 맞자, 이를 찍기 위해 새를 추적하고 알을 훼손하는 만행도 벌어졌습니다. 이 새들은 둥지 없이 자갈과 흙바닥에 알을 낳기 때문에 인간에 의해 희생될 위험이 더욱 큽니다.
동물 학대·조작 사진 논란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올해 초 전세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장수풍뎅이를 탄 개구리’ 사진도 인위적인 학대 사진일 확률이 높습니다.
양서류 연구학자는 사진 속 개구리가 야행성인 ‘낙하산개구리’로, 낮에는 활동성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개구리가 딱정벌레 위로 올라 타는 일은 더욱 일어날 수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또 개구리가 입을 벌리는 것은 뱀에게 먹히는 것과 같은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뜻이며, 사진 속 손가락 모양도 인간의 손가락이 뒤틀린 것과 마찬가지로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합니다.
동물 학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목적은 단 하나, 사람의 눈길을 끄는 사진을 남기는 것.
좋은 사진은 예술적 가치와 기록으로써의 가치를 가집니다. 하지만 피사체에 대한 배려 없이 학대와 조작을 통해 촬영된 사진이 과연 어떤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요?
한컷 디자인: 정윤주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문/사진 : 한국야생조류협회 이사장 윤순영(http://plug.hani.co.kr/c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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