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이번엔 정수기...'유해물질' 공포 언제 끝날까?

[뉴스통] 이번엔 정수기...'유해물질' 공포 언제 끝날까?

2016.07.05. 오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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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정수기 업체인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수기의 핵심부품 도금이 벗겨져 니켈 성분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기업 측에서 이 문제를 알면서도 1년 동안 숨겼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유해 화학 물질 문제가 불거져 소비자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한데요.

어떤 내용인지 더 보겠습니다.

니켈은 호흡기로 흡수되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당 기업 측은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검출된 니켈의 양이 적고, 해외 기준을 적용해본 결과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밝힌 건데요.

[코웨이 관계자 : 해당 물질의 인체 무해성 여부와 신속한 처리가 우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전에 소비자들께 바로 알려드리지 못한 점 사과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니켈의 섭취 기준이 없고, 독성 중금속인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해당 기업의 사과와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김은영(가명) / 코웨이 얼음정수기 사용 (7/4) : 새것으로 교체해준다고 해서 고맙게 생각했죠. 왜 선뜻 교체해준다고 하지? 우리가 왜 대상이 됐을까. 그러니까 건강한 아이들은 반응이 없고, 안 좋은 아이에게 더 안 좋은 걸 먹였다는 게 엄마로서 자책이 되는 거죠.]

[김정수(가명) / 코웨이 얼음정수기 사용(7/4) : 우리 집은 교체해주겠다 어쩌겠다 전화 한 번도 없고 오늘 처음이에요. 알고도 모른 척했다는 게 진짜 나쁜 거죠.]

소비자들이 유해물질의 위험성을 각성하게 된 건, 이른바 옥시 사태로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공식 사망자만 146명에 이르는데요.

하지만 관련 환경단체에 따르면, 최근 피해 신고만 3천 명에 사망자도 7백 명으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옥시 측은 사망 또는 상해 피해 위자료로 1억 5천만 원, 1,2 등급 판정 피해자에겐 1억 원 이상을 제시했는데요.

피해자 가족 측은 피해 등급을 나눠 협상하는 태도에, 진정성이 부족하고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강찬호 / 피해자가족모임 대표 : 1·2등급만 대화해 나가고 있다는 건 큰 틀에서 보면 피해자들이나 대한민국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조롱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여야 3당은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위 구성에 합의했습니다.

[조배숙 / 국민의당 의원·(가습기 살균제 특위 위원장)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 남편과 아내를 잃은 분들, 자율 신경에 이상이 와서 외출 못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피해가 있는데도 피해자 판정을 못 받으신 분들이 있어요. 이분들 이외에 많은 분들이 자신이 이상이 있는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지도 모르고 계실 겁니다. 피해자 전수조사를 하고 그 뒤에 정부의 책임을 물으려고 합니다. 또 이 과정에서 생활이 어려운 피해자 구제, 재발 방지 대책을 먼저 하려고 합니다.]

올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가 많이 팔렸는데요.

공기청정기에 들어간 3M 제품의 필터에서도 독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OIT, 옥틸이소시아졸리논이라 불리는 이 성분은 세균 번식을 억제해 접착제나 페인트에 들어갑니다.

환경부는 지난 2014년 OIT를 유독물질로 지정했는데요.

기업 측은 환경부 기준치 1% 이내이고, 필터에 코팅된 상태라 공기 중으로 방출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며 유해성을 부인했습니다.

자동차 앞유리를 닦는데 쓰는 워셔액마저도 유해물질 대상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워셔액의 90%가 메탄올이고 와이퍼로 워셔액을 닦으면 메탄올이 실내에 유입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메탄올은 소주잔 정도만 마셔도 실명을 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독성물질입니다.

독일과 일부 유럽국가들은 이 위험성을 알고, 에탄올만 워셔액에 쓰도록 허용하고 있는데요.

국내에는 별다른 규제가 없고 원가가 싸다는 이유로 대부분 메탄올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실생활 용품에서 잇따라 화학 유해물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은 갈수록 더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특정 유해물질과 관련된 기준이 없는 경우가 많아 미국 식품의약국 FDA 등의 기준을 따르는 사례가 많은 실정인데요.

정부도 부랴부랴 유해성 기준 마련을 위해 생활 화학제품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기업 관계자 : (수입 업체는) 요청을 해도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죠. 자료 요청이라는 게 사실 영업 비밀이잖아요. 화학제품은 사실 레시피가 다인데….]

제품의 유해성 여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건, 기업들일 겁니다.

앞서 보신 몇몇 사례에도 기업들은 이미 유해 화학물질 검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쉬쉬했던 게 문제가 됐었죠.

기업들이 눈 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이윤 추구만 노리지 말고, 사회적인 책임 역시, 질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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