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른 '공포체험'...30대 남성, 폐교에서 실족사

죽음 부른 '공포체험'...30대 남성, 폐교에서 실족사

2016.08.23.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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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종 /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올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갖가지 공포체험이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요. 대전에서는 공포체험을 하러 폐교를 찾았던 30대 남성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허가 없이는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는데 왜 이런 사고가 벌어진 걸까요? 다양한 사건사고 소식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과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그러니까 공포체험을 하려고 폐교를 찾았는데 들어가기도 전에 사고가 난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유성경찰서 강력2팀에서 이 사건을 수사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새벽 2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거든요. 그런데 대전교도소에서 관리를 하는 시설물 일부이고요. 이곳을 통해서, 옛 충일여고, 폐교가 됐죠. 10년 전에 폐교가 2005년도에 됐는데 이곳에 들어가서. 사실 인터넷상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곳으로 소문이 나 있죠. 그런데 이 사람이 이곳을 처음 온 게 아니라 두 번째 왔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거든요.

결국은 손전등도 들지 않은 상태에서 공포심이나 공포감을 극대화해 보자는 그런 것 때문에 찾아갔다가 결국은 발을 헛디딘 것인지 아니면 가로 18m, 세로 4m, 깊이가 3. 7m. 거의 4m 가까이 되는 그런 수조에 빠져서 사망을 하게 된 것이죠.

[앵커]
저희가 화면에서 보면 깜깜하면 땅인지 물인지 구분할 수 없는 그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혼자서 공포체험을 하러 왔다가 이런 사고를 지금 당했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이곳이 허가 없이는 출입이 금지된 곳이고요. 보시는 것처럼 철조망도 쳐있고 자물쇠도 있고요. 출입경고문도 다 있고 한데 어떻게 들어간 겁니까?

[인터뷰]
취재를 해 보니까 저곳은 철조망이 단단히 쳐져 있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데 수조, 폐교로 통하는 통로에 커다란 구멍을 누군가가 만들어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을 통해서 새벽 2시경에 들어갔는데 폐교로 가기 위한 도로, 입구에서 들어갔는데 결국 저수조가 보통 7~8개 이곳에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빠지게 된 것이기 때문에 아마 발을 헛디뎌서 빠졌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인터넷상에서는 공포체험 장소로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10년째 방치가 돼 있었던 건 왜 그런 겁니까?

[인터뷰]
이곳이 모 건설회사가 매입을 했습니다. 대전의 충일여고를 매입을 했는데 문제는 아파트로 용도변경, 그러니까 소위 말하면 대지 용도 변경 때문에 그게 잘 안 돼서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결국은 이 부분은 건설회사 사안이지만 사실은 그 입구로 통하는 곳은 대전교도소에서 관리하는 시설물로 밝혀졌거든요.

[앵커]
그러니까 폐교는 건설회사, 저 저수조는 대전교도소.

[인터뷰]
들어가는 통로는 대전교도소가 관리를 하고 시설물을 관리하는 직원까지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앞으로 논란거리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사고가 난 지점은 저수조에서 빠진 거니까 그러면 관리책임은 대전교도소 측에 있다고 봐야 되는 겁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 폐교를 관할하는 건설회사는 별 문제가 없고요. 대전교도소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조금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출입하지 말라는 경고판 그다음에 철조망과 울타리를 치고 또 잠금장치를 해 놨다는 말이죠. 이런 부분들 또 더군다나 새벽 2시에 폐교를 가기 위한 통로를 들어갔기 때문에 그게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울타리 가운데 허술한 구멍이라고 하더라도 이후에 일어날 사고까지 방지를 해야 되는 그런 부분이 물론 있습니다.

주의 안전 의무라는 게 있거든요. 민법에 무과실 책임도 있습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좀 안 됐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를 하게 되면 아마 100% 책임은 없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앵커]
대전교도소에서 관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인터뷰]
몇 대 몇 정도의 책임은 분명히 물을 가능성이 높죠.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요즘에 이렇게 공포체험을 다녀온 사람들이 인터넷에다가 나 여기여기 다녀왔다 영상을 올리는 게 유행이라면서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여기뿐만 아니라 곤지암 정신병원도 굉장히 유명하고. CNN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소름 돋는 장소다라고 보도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여름에 특히 굉장히 더운 여름에 어떤 공포심리를 갖고 싶고 또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하는 그런 심리가 있거든요. 소위 말하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공포의 카타르시스나 카타르시즘을 느끼고 싶어 하는 건데 이 사람도 이곳에 두 번째 갔다는 게 경찰조사에서 밝혀졌거든요.

그리고 군산 쪽에서 뒤따라오던 20대 4명이 이걸 발견하고 신고를 했는데 결국은 사망을 했죠. 하지만 여름 낮에, 주간에 이런 체험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 밤, 심야시간에 했다가는 이런 자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 우려스럽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자랑삼아 하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이거든요. 거기다가 아까 말씀하신 대로 손전등도 일부러 안 가지고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하나요?

[인터뷰]
공포심리를 맛보고 싶은 건 이해가 되지만 주간에 어두운 공포체험을 하는 곳이 많거든요. 동굴이라든가 폐교도 주간에 가도 굉장히 스산하거든요. 그리고 반드시 이런 곳에 꼭 가고 싶어 하는 모험심으로 혼자 가면 안 됩니다.

만약에 여기 충일여고 쪽 갔던 사람도 2명이 갔었다라고 하면 충분히 구조가 됐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러나 혼자 갔기 때문에 구조가 안 됐다는 측면이 있다는 말이죠. 그러면 심야에 이런 체험을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정 가고 싶으면 최하 2명 이상이 동행하는. 그다음에 최소한 손전등이라든가 이런 것을 준비하고 감으로 해서….

또 반드시 전화에 112 단축키로 해 놓거나 119를 단축키로 해서 본인이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단축키를 누르면 자기가 말을 하지 않더라도 소재가 파악이 되거든요. 그런 최소한의 기본적인 안전준비는 하고 체험을 하셔야 된다는 그런 조언을 드리고 싶네요.

[앵커]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스스로 챙겨야 한다. 이게 지금 넘어가서 폐교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마는 저 폐교에도 하루에 10명 이상이 찾는 곳이라고 하거든요. 여기 지키는 사람은 있습니까?

[인터뷰]
지키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건설회사에서는 지금 10년째 방치를 하고 있는데. 저 부분은 사실 관리가 필요할 것 같고요. 왜 그러냐면 인터넷 상에서 공개된 장소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심리적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 찾아올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렇다고 보면 주간이나 야간에 찾아왔을 때 반드시 자체 사고가 생긴다라고 하면 이 회사에서도 결국 이것을 방치를 한 부분이 나중에 그 안에서 사고가 났다라고 하면 건설회사에게도 책임을 지울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민사소송 말고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형사책임을 물을 소지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참 책임소재도 애매한 상황인데요. 사실 주민들도 공포체험하러 오는 사람들이 오면 비명도 지르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시끄럽기도 하고 또 쓰레기도 발생하고 이래서 불만도 많았다고 하는데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책이 없었다는 거거든요.

[인터뷰]
저는 지금 이 부분을 건설회사도 또 대전교도소 관리하는 분들도 문제지만 지자체에서 좀더 확실한 안전조치를 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줌으로 해서 안전사고나 자체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 해당 부서에서는 이것을 현장답사를 하시고 해당 건설회사에.

[앵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포체험 장소를 사전답사를 해서.

[인터뷰]
그렇죠. 그래서 확실하게 자체사고나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그런 조치를 시켜 줄 필요가 반드시 있다는 거죠.

[앵커]
어차피 수요가 있으니까요.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일리 있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담력 쌓기도 좋지만 일단은 스스로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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