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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가나 출신 청년 샘 오취리가 방송에 나와서 자신의 인종차별에 대한 일화를 전했다.
동대문의 대형 쇼핑몰 광고판에 샘 오취리의 사진을 보고 자신의 친구가 감격해서 울었다면서 한국에서는 흑인이 건물에 광고판을 크게 차지하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샘 오취리는 이 외에도 다양한 인종차별 사례를 보여주었다. 자신을 "흑형"이라고 부르는 표현 역시 인종 차별 사례 중의 하나였다. 샘 오취리는 흑형이라는 표현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형이면 형이고 동생이면 동생이지 왜 '흑'을 붙이냐는 거다.
간혹 '흑형'이 흑인들의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감탄하는 긍정적인 표현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흑인이 백인이나 기타 인종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는 고정관념은 반대로 흑인이 백인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적인 고정관념 역시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흑형'이라는 신조어를 오징어 먹물로 색을 입힌 치킨 메뉴 명에도 붙이는 걸 보면 흑형은 단순히 흑인들의 우월한 신체 능력을 뜻하는게 아니라 얼굴색에 대한 농담에 가깝다.
샘 오취리가 말한 '피부색' 차별은 편견의 일부다. 일반인들의 차별뿐만 아니라 기업까지 나서서 차별을 조장한다.
삼성 스마트폰은 '뷰티모드'로 찍으면 얼굴을 '하얗게' 자동 보정을 해서 해외에서 논란이 되었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뷰티' (아름다운) 보정은 얼굴색을 하얗게 만들어 백인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냐"는 반응이었다.
한국 화장품들이 파운데이션 색을 '다양화'하지 않은 이유에는 피부색이 하얀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한국에 사는 한 흑인 여성 유튜버는 한국 화장품 가게가 자신에게 미백 마스크를 권한다고 불평했다. "난 하얗게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피부 색조를 균일하게 만들어주고 여드름 흉터를 지워주는 기능이라고 말한다"면서, 그렇다면 이 제품은 '미백' 제품이 아니라 '균일한 피부 색조 마스크'라고 불러야 한다고 반박했다.
검은 피부는 아름답지 못하고, 하얗게 보정할수록 아름답다고 여기는 사회에서 흑인이 차별받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피부색으로 흑인을 대상화하는 표현을 쓰면서, 흑인에게 이 표현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
인간극장에 콩고 난민으로 유명해진 토나 욤비 씨의 아들 라비와 조나단은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흑형이라는 말은 조센징과 비슷한 표현으로 들린다."
"백인한테는 오, 백인 백인이라고 안 하지 않느냐"
샘 오취리가 '흑형'이 불편한 이유는 단순하다. '명백히 인종차별적인 표현'이고, 결코 '흑인에 대한 편견을 줄여주는 친근함의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JTBC, 유튜브]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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