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부터 샤넬백까지"... 재무설계사들의 인스타그램

"벤틀리부터 샤넬백까지"... 재무설계사들의 인스타그램

2017.01.30.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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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억 대한민국 최연소 부지점장, 연봉 1억 재무설계사, 전국 1등 자산관리사… 인기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본인 소개 글이다. 화려한 경력과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이들은 대부분 전문 FC(Financial Consultant)를 자처한다.

FC란 고객의 재무상황을 파악하고 투자계획 등 자산설계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재무설계사’ 혹은 ‘자산관리사’를 뜻한다.


게시물의 분류와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해시태그)로 검색해보면 재무설계(70,166건), 자산관리(62,289건), 보험(74,832건), 자산관리사(49,190건), 재무설계사(28,253건) 등 관련 게시물이 많고, 하루 평균 100여 개 이상의 게시물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다.


이들 계정에는 새벽부터 전략회의를 하거나 세미나, 콘퍼런스에 참석해 강연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고급 수입 차량과 각종 명품을 자랑하며 고수입을 과시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고급 차량인 벤츠나 벤틀리, 재규어의 차량계약서 사진이나 명품시계, 화장품 사진은 이들 계정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게시물이다.


이들 대부분은 팔로우를 유도하거나 보험·저축상품의 판매와 홍보를 목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 상담 수수료나 상품 판매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하고 자신을 브랜드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는 재무·보험 설계나 상품 가입 시에는 더 신중한 태도로 접근할 것을 당부한다. 화려한 실적이나 억대 연봉 등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것.

1,4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M 투자자문의 G 매니저는 “인스타그램에 본인의 연봉과 경력을 자랑하는 재무설계사 중 실력 있는 설계사도 있겠지만, 신뢰할 수 없는 이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실제 피해자 댓글)

정확한 이해와 설명 없이 재무설계사 본인이 수수료를 많이 받는 상품 위주로 가입을 권유하고 사후관리는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저위험·고수익 보장, 원금 100% 보장 같은 단어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그는 어렵고 복잡한 용어가 많은 금융 상품 특성상 소비자는 더욱 신중하게 상품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자격증을 자랑하는 것 또한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됩니다.” BNP파리바의 B 매니저 또한 주의를 당부했다. 흔히 ‘금융 3종’이라 불리는 증권·펀드·파생상품 투자상담사나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 자격증 역시 ‘최소한의 지식을 공부했다’는 뜻이지 공신력이나 수익률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졌지만, 불법 유사자문과 장외주식 거래로 구속된 이희진)

KB증권의 K 연구원은 “재무설계사를 고용해 고객을 유인하고 7000억 원대 불법 투자금을 유치해 검찰 조사를 받고있는 ‘벨류인베스트코리아’나 불법 유사자문과 장외주식 거래로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겨 기소된 ‘청담동 주식 부자’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던 이희진 역시 구속 전 수십억의 자동차와 고가의 명품들을 자랑하며 고객들을 현혹했었다.

전문가들은 “믿을 수 있는 업체와 전문가를 통해 투자 설계 상담을 받고, 장기적으로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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