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도 차별" 서러운 계약직 상담원들

"먹는 것도 차별" 서러운 계약직 상담원들

2017.06.29.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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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차별과 인권 문제를 생각해 보는 연속기획 '작은 차이 큰 차별',

오늘은 그 네 번째 순서로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식사까지 차별받는 일부 정부 산하기관 직원들의 고충을 소개합니다.

같은 일을 하지만 공무원들과 달리 식대를 주지 않으면서 매일 점심시간이면 공무원들은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반면, 계약직 직원들은 도시락을 먹는 풍경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상담원들이 같은 모양의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하는 일도 비슷해서 주로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줍니다.

하지만 밥을 먹는 모습은 서로 다릅니다.

점심시간,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고용복지센터'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로 나뉩니다.

한 달 8만 원 남짓한 식대 때문에 벌어지는 일로, 같은 상담원이더라도 공무원들에게만 식대를 지급하고 계약직은 주지 않으면서 빚어지는 풍경입니다.

[상담원 : 저희 임금에 식대가 포함이 안 돼서 지급되고 있거든요. 구내식당을 이용하려면 8만 원이 넘는 돈을 부담하고 이용해야 해요.]

상담 한 건에 5만 원씩 받는 상담 수당이나 교통비 역시 공무원만의 몫입니다.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오로지 무기계약직이라는 이유로 각종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겁니다.

전국 5천 명에 달하는 '고용복지센터' 직원 가운데, 이런 형편에 놓인 무기계약직은 무려 천6백여 명에 달합니다.

[신승열 / 직업상담원 : 자존감도 해치고 자괴감이 들게 하는 요소인 것 같아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싶은데 공무원과 비공무원인 저희에 대한 차별(때문에)]

문제는 이것뿐이 아닙니다.

같은 무기계약직 안에서조차 많게는 60만 원까지 월급 차이가 납니다.

고용노동부가 상담원이 늘어나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급을 나눠 일부 계약직 상담원의 보수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잘못된 일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예산 때문에 당장 해결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이재용 / 노무사 : 공공기관에서 앞으로 예산상이라든지 아니면 조직 문화라든지, 인력관리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합니다)]

비슷한 형편에 놓인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 내 무기계약직은 모두 10만 명 정도.

비정규직을 벗어났다는 기쁨도 잠시, 같은 일을 하면서도 신분 때문에 벌어지는 너무나 다른 대우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YTN 이경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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